
밤늦게 걸려온 전화에 돈을 빌려달라는 말이나 주말에 손주를 봐달라는 말을 듣고 몸이 아파도 곧바로 알겠다고 답해온 부모들이 있다. 그렇게 자신을 깎아가며 맞춰줬는데도 돌아오는 건 고마움이 아니라 서운한 말투와 무심한 반응인 경우가 많다.

50대를 지나고 나서야 자식에게 너무 많은 걸 내어준 것이 오히려 관계를 가볍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부모들이 있다. 뒤늦게 후회하는 세 가지를 짚어본다.

1. 부탁에 곧바로 응한 것
자식이 무언가를 요구할 때마다 1초 만에 알겠다고 답해온 습관이 있다. 이런 반응이 반복되면 자식은 부모의 배려를 고마운 호의가 아니라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로 여기게 된다.
시간을 두고 자신의 상황을 먼저 확인한 뒤 답하는 태도가 필요했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다. 부모가 자신의 시간을 존중할 때 비로소 자식도 부모를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 대하기 시작한다.

2. 노후 자금까지 다 내어준 것
자식의 학자금이나 사업 자금을 보태느라 자신의 노후 자금을 크게 헐어버린 부모들이 있다. 통장을 다 비워준 순간부터 부모는 고마운 존재가 아니라 더 이상 기댈 것 없는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경제적으로 모든 걸 대신 해결해주면 자식은 스스로 어려움을 헤쳐나갈 기회를 잃는다. 노후 자금을 지켜내는 태도가 오히려 자식에게 함부로 흔들 수 없는 존재라는 존중을 만든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된다.

3. 자식의 감정을 전부 받아준 것
자식의 하소연과 불평을 밤늦도록 다 들어주며 부모 노릇이라 여겨온 경우가 많다. 정작 그 감정을 쏟아낸 자식은 편히 잠들지만 부모는 밤새 마음이 무거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일이 반복된다.
자식이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나이가 들어도 힘들 때마다 부모에게 기대는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감정을 다 받아주는 대신 스스로 헤쳐나갈 거라 믿어주는 태도가 결국 자식과 부모 모두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다.

지나고 보면 다 내어주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 오히려 관계를 가볍게 만든 원인이었다. 자식에게 선을 긋는 일은 외면이 아니라 서로를 성숙한 어른으로 마주 세우는 가장 현실적인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