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고위급 그룹, 테슬라의 닛산 투자 추진"…머스크는 부인

조회 3622025. 2. 22.

일본 닛산자동차가 혼다와의 합병이 무산된 이후 테슬라의 투자를 유치하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는 외신의 보도가 나오며 회생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즉각 부인했다.

/사진 제공=닛산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전 총리와 테슬라 이사회 멤버였던 미즈노 히로가 이끄는 고위급 인사 단체가 테슬라의 닛산 투자를 위한 계획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이 그룹은 테슬라가 닛산의 미국 공장 인수에 관심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테슬라가 전략적 투자자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이들은 테슬라를 최대 투자자로 두는 컨소시엄을 구상하고 있고 애플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소수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에 대해 FT는 폭스콘이 닛산을 완전히 인수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이미 미국 내 여러 생산기지를 두고 있지만 닛산의 테네시와 미시시피 공장을 인수해 미국 내 생산 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차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모닝스타의 세스 골드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자동차 공장을 짓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테슬라가 기존 공장을 인수할 수 있다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머스크는 이를 즉각 부인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X를 통해 “테슬라 공장 자체가 곧 제품”이라며 “사이버캡(로보택시) 생산라인은 자동차 산업에서의 그 어떤 것과도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그리브스랜즈다운의 매트 브리츠먼 수석 애널리스트도 “테슬라의 비밀 무기는 새로운 방식으로 공장을 자동차에 맞게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테슬라의 기존 공장이 충분한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고 지난해 테슬라의 연간 인도량이 최초로 전년 대비 감소한 점을 감안했을 때 공장이 추가로 필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FT에 따르면 일부 닛산 이사들은 테슬라와 함께 애플을 이상적인 전략적 투자자로 제시했다.

한편 닛케이(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폭스콘이 혼다와 협력해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광범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영 리우 폭스콘 회장은 닛산 지분을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 우치다 마코토 닛산 CEO는 양사 경영진이 인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폭스콘은 지난 2023년 프랑스 르노에 대한 26%의 지분을 매각한 이후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는 닛산의 신용등급을 정크(투자부적격)으로 강등했다. 무디스는 등급 하향 배경으로 닛산의 차량 포트폴리오 노후화로 수요가 감소했고 그 결과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에서 판매가 크게 둔화됐고 관세 등으로 미국 시장에서도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닛산은 혼다와 합병해 판매량 기준 세계 3위 자동차 제조업체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양측 협상이 두 달 만에 무산되면서 닛산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닛산은 혼다와의 합병 발표 한 달 전인 작년 11월 부진한 실적을 내놓고 9000명의 감원과 글로벌 생산 능력을 20% 줄인다고 밝힌 바 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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