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 음주 논란, 구단들 "경위서 작성중, KBO 조치 먼저 지켜보고 따르겠다" KBO "문제시 상벌위 개최" (종합)

김우종 기자 2023. 5. 3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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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2023 WBC 대회에 출전했던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사진 속 인물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대표팀의 일부 선수들이 대회 기간에 음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만약 사실로 드러날 경우, 수위에 따라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사실관계 파악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후 문제가 발생하면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각 구단 역시 WBC 대표팀에 참가했던 선수들을 대상으로 전날(30일)부터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구단들은 "KBO로부터 경위서를 제출하라는 내용을 전달받았다.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제출해, KBO의 조치를 따를 것"이라 전했다.
31일 오전 9시 허구연 총재 주재로 회의 개최 "어긋남 있다면 상벌위원회 개최한다"
KBO 관계자는 31일 "WBC 대회 기간 중 국가대표 선수들의 심야 음주와 관련해 30일 경기 종료 직후부터 개별 조사를 시작했다"면서 "이날 오전 9시 허구연 총재와 사무총장 및 관련 부서 담당자가 참석해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의 결과, 각 선수에게 경위서를 제출받고 그에 따라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한 뒤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 어긋남이 있다면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WBC 대회가 끝난 지 2개월이 지난 가운데, 갑작스럽게 일부 WBC 대표팀 선수들의 음주 논란이 불거졌다. 한 매체는 지난 30일 "한 유튜브 채널 방송을 토대로 추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각 구단에서 선발 에이스나 불펜 에이스로 활약하는 정상급 투수 3명이 지난 3월 8일 밤부터 11일 새벽까지 도쿄 아카사카에 위치한 한 술집에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A 구단의 간판 선발 투수 B씨가 C 구단의 우완 불펜 투수 D씨를 데리고 3월 8일 밤 11시부터 이튿날 새벽 6시까지 술을 마셨다. 10일 밤에도 해당 술집을 찾아 다음 날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E 구단의 우완 마무리 투수 F씨는 3월 9일 밤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해당 술집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첫날에는 4명, 둘째 날에는 3명, 셋째 날에는 2명이 왔다"고 덧붙였다.

2023 WBC 대회에 출전했던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사진 속 인물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23 WBC 대회 B조 1라운드에서 2승 2패를 마크하며 조 3위로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특히 한국은 3월 9일 치렀던 호주와 1차전에서 7-8로 재역전패를 당한 게 가장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대회 시작을 앞두고 입을 모아 1차전 승리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호주를 상대해 패한 것이었다. 호주전 충격패의 여파는 이튿날(3월 10일) 도쿄돔에서 열린 숙명의 한일전까지 이어졌다. 당시 대표팀은 일본을 상대로 투수력에서 현격한 차이를 드러낸 채 결국 4-13으로 크게 패하고 말았다.
공개적으로 회식했던 일본 대표팀 선수들, 결국 수위가 중요할 듯...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 국가대표 운영 규정 명시
만약 한 매체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선수들은 첫 경기가 열린 3월 9일 정오에 열리는 호주전을 앞두고 전날 밤부터 경기 당일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는 이야기가 된다. 또 호주전에서 패한 뒤 한일전을 앞둔 상황에서도 술자리를 가졌다는 뜻이다.

물론 성인이 술을 마시는 행위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요즘 시대에는 팬들 역시 휴식일에 선수가 술을 마신다고 해서 막무가내로 비난하지 않는다. 또 음주는 곧 몸 관리와 함께 FA(프리에이전트) 등 개인 몸값과도 연결된다. 일본 WBC 대표팀은 대회를 며칠 앞두고 회식까지 하면서 선수단 단합을 도모했다. 당시 다르빗슈 유와 오타니 쇼헤이 등은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오사카에 위치한 한 식당에 모여 회식을 한 모습을 공개했다. 오타니는 "팬 여러분, 함께 힘냅시다"라고 적으며 많은 일본 팬들의 응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김하성은 당시 대회를 마친 뒤 일본의 회식 자리에 대한 질문에 "저도 다르빗슈의 SNS를 보면서 알게 됐다. 저희(한국)는 그런 게 없었다. 저도 3년 만에 대표팀에 왔지만, 밖에 나가는 것에 대해 부담이 있었다. 결국 그런 분위기도, 저희 선수들의 성적이 안 좋아 그렇게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결국 수위가 중요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룸살롱'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으나, 명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필요해 보인다.
다르빗슈와 오타니가 개인 SNS를 통해 공개했던 일본 대표팀 회식 모습. /사진=오타니 쇼헤이 SNS
KBO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소집 기간 중 음주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명확하게 정해놓지 않았다. 다만 소집 기간 중 국가 대표로서 포괄적으로 명예와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KBO 규약 국가대표 운영 의무 규정의 위반 소지는 있다.

KBO 규약 국가대표 운영 규정 제13조 [징계] 항에는 '1. 대표팀 감독, 코치, 인스트럭터, 선수에 대한 징계는 KBO 규약 및 벌칙 내규에 의거해 적용한다. 2. 기술위원회는 징계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건의할 수 있다. 3. 다음 각목에 해당하는 자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 (가. 고의로 대표팀 명예를 훼손한 자, 나. 대표팀 운영 규정을 위반했거나, 코칭스태프의 훈련 지시에 불응한 자, 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라고 명시돼 있다. KBO는 만약 문제의 소지가 있을 경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를 적용해 상벌위원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2023 WBC 대회에 출전했던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사진 속 인물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뉴스1
전날(30일) 경기 끝나자마자 사태 파악 나선 구단들, "KBO 조치에 따를 것"
각 구단도 정확한 사실 파악에 나섰다. 이미 특정 선수들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A 구단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전날 경기가 끝난 뒤부터 현재까지 투수 쪽에서 파악한 결과, 특이사항은 없었다. 다만 KBO에서 경위서를 제출하라는 연락을 받아 작성 중이다"고 밝혔다. 또 다른 수도권 B 구단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만약 사실로 밝혀질 경우에는 KBO의 조치를 먼저 지켜본 뒤 그에 따라 움직일 예정"이라고 했다. 지방 C 구단 관계자는 "국가대표 투수들을 대상으로 경위서를 요청했다"고 이야기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장소와 시기 등 보도된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좀더 정확한 사실 파악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한국 야구는 지난 2006년 WBC 초대 대회에서 4강, 2009년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이라는 찬란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이후 2013년 대만 타이중 참사, 2017년 서울 고척돔 참사에 이어 이번 도쿄돔 참사까지, 3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이번 WBC 대회를 한국 야구 부활의 계기로 삼자는 야구인들이 많았으나 결국 실력에서 밀리고 말았다. 이런 가운데, 아직 구체적인 사실 결과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일부 선수들의 일탈 행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 /사진=뉴스1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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