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한파에 중국도 '난방 대란'

이유진 기자(youzhen@mk.co.kr) 2023. 1. 2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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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북단 3일 연속 영하 50도
5시간 난방 틀면 바로 끊겨
지방정부 보조금 지급 중단
가정용 가스 공급 줄어들어

동북아시아를 덮친 최강 한파에 얼어붙은 중국에서 난방용 가스마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중국 가정이 추위에 떨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한파와 난방용 천연가스 부족이 겹쳐 중국이 견딜 수 없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중국 북부 허베이성에서 5~6시간 동안 난방을 틀고 나면 난방이 꺼지고, 이불을 두 채 덮고 자도 추워서 일찍 깬다는 등 난방에 대한 불만이 이어졌다.

중국은 최북단인 헤이룽장 모허지역이 사흘 연속 영하 50도까지 내려가고, 베이징도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등 한파가 닥치자 이번주 전국에 저온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중국 가정이 추위에 시달리는 것은 가정용 난방 가스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정부가 가스업체에 지급했던 보조금을 중단하면서 가스업체는 수익이 덜 나는 가정 난방용 가스 공급을 꺼리는 상황이 됐다. 가정용 가스와 달리 산업용 가스에는 추가 가격을 붙일 수 있어 가스업체로서는 산업체에 공급하면 이익을 더 남기는 구조다. 영국 데이터 업체 레피니티브의 옌친 중국 에너지 전문가는 "중국은 실제로 겨울을 버틸 충분한 천연가스를 보유하고 있다"며 "문제는 가격 규제와 보조금 감소로 중국 북부 가정에 가스가 공급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천연가스는 지난해 42.3% 증가했다. NYT는 가스 도매 가격이 가정용 난방비 상한선의 최대 3배에 달할 정도로 러시아 가스 수입 가격이 높다고 전했다.

가정용 난방 부족 현상은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에서 특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베이성에서는 수년간 지역 가스업체들이 부분적으로 민영화됐다. 지방정부도 가정 난방비를 지원할 재정 여력이 없다. 지방정부의 주 수익이던 토지 임대권 판매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진해 재정이 고갈돼서다. 허베이성은 베이징과 가까워 대기오염을 줄인다는 목적으로 석탄 연료 사용을 금지해 대체 난방기구를 사용하기도 쉽지 않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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