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대 들러리서 주인공 됐다... F1 노리스, 데뷔 110경기 만에 첫 우승
모터스포츠 대회에는 레이스 후 시상대에 선 1~3위 선수가 샴페인을 흔들어 터뜨린 뒤 서로에게 뿌려대며 자축하는 ‘샴페인 샤워’라는 문화가 있다. 세계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인 F1(포뮬러원)에서 활약하는 영국 출신 드라이버 랜도 노리스(25·맥라렌)는 2019년 F1 데뷔 이후 15차례나 시상대에 올라 샴페인 샤워를 경험했다. 하지만 자신이 주인공인 적은 없었다. 늘 2위 혹은 3위 자격으로 우승자를 축하해주는 들러리 신세였다. F1 역사상 시상대에 15번 서고도 우승한 적이 없던 드라이버는 노리스가 유일했다.
마침내 그 한을 풀었다. 노리스는 6일 2024시즌 F1 6라운드 미국 마이애미 그랑프리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하며 샴페인 샤워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그는 이날 1시간30분49초876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현 F1 최강자로 군림하는 막스 페르스타펀(레드불)을 7초612 차로 따돌렸다. 5번 그리드에서 레이스를 시작해 역전 승을 거뒀다.
운도 따랐다. 앞선 드라이버들이 타이어 교체를 하러 들어가 잠시 선두에 오른 사이 하위권 드라이버 간 사고가 발생해 ‘세이프티 카’가 발동돼 모두가 천천히 달려야 하는 상황이 생기자 노리스가 그때 타이어를 바꾸고 나와 시간 손실을 줄이면서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이후 페르스타펀이 추격했으나 그보다 빠른 페이스로 시간 차를 벌리면서 승리를 가져왔다.
데뷔 후 통산 6시즌 만에 거둔 첫 우승. 노리스는 2018년 맥라렌 F1팀 예비 드라이버로 이름을 올린 후 다음 해 정식 드라이버로 데뷔했다. 기복이 없고 공격적인 드라이빙으로 맥라렌 팀 간판으로 자리잡았다. 페르스타펀과 샤를 르끌레르(페라리), 조지 러셀(메르세데스) 등과 F1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날 전까지 통산 109차례 레이스에서 2위 8번, 3위 7번을 했을 뿐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2~3위권이 그의 기량의 한계라는 평가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110번째 레이스에서 당당히 ‘F1 그랑프리 우승자’ 타이틀을 얻어냈다.
노리스는 “너무 오래 걸렸지만 결국 해냈다. 날 의심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증명해냈다”며 “하늘을 나는 것처럼 황홀하다”고 말했다.
이날 결승선을 통과하는 노리스에게 체커기를 흔든 이는 K팝 걸그룹 블랙핑크의 리사였다. 체커기는 레이스 종료를 알리는 깃발로, F1 그랑프리에 초청된 할리우드 배우나 가수 등 유명 인사들이 이벤트성으로 흔드는 경우가 많다. 리사는 레이스에 앞서 레드불 팀 차고를 찾아 페르스타펀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리사 외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가수 카밀라 카베요, 에드 시런, NFL(미 프로풋볼) 스타 트래비스 켈시, 패트릭 머홈스 등 유명 인사 다수가 마이애미 그랑프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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