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즈토크<하>] '선물 보따리' 네옴시티 관련주 희비 왜?
건설사들도 빈 살만 방한에 시선 집중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이성락 기자]
◆ 빈 살만 방한에 네옴시티 테마주 '들썩'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은 증권 업계에서도 뜨거운 이슈였다면서요?
-네. 네옴시티 테마가 형성되면서 급등한 종목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지난 17일 알루미늄 전문업체 알루코는 전날에 비해 25.34% 급등한 3265원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알루미늄 차체 독점 공금계약을 맺은 현대로템이 사우디와 철도차량 제조 공장 설립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소식으로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같은 날 현대로템 역시 5.45% 상승한 2만8050원에 종료했는데요. 롯데정밀화학도 1.44% 올랐습니다. 롯데정밀화학은 사우디와 정밀화학 생산거점 구축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하락한 종목도 있었죠?
-네, 17일 네옴시티 사업을 수주한 국내 건설사 한미글로벌은 전날에 비해 11.79% 내린 3만66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른 수주 회사인 현대건설(-4.10%)과 삼성물산(-3.61%)도 하락세를 보였죠.
-종목별로 왜 이런 차이가 났을까요?
-호재 타이밍과 차익실현 영향 때문으로 보입니다. 국내 주요 기업들과 사우디 정부 간 대규모 사업 협약이 체결되면서 현대로템, 롯데정밀화학 등이 네옴시티의 수혜주로 새롭게 부상한 것이고, 앞서 관련주로 묶인 기업들의 주가는 이런 재료를 선반영해 상승했기 때문에 차익을 보기 위한 매도세가 거센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한미글로벌은 네옴시티 관련주의 대장주로 꼽히며 지난 9월 이후 빈 살만 왕세자 도착일 전까지 주가가 약 88% 폭등했습니다.
-테마성 급등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조언인데, 투자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긴 안목에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증권업계는 네옴시티 관련주를 단기 테마주로 판단하기보다 새로운 트렌드로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내년부터 핵심 프로젝트의 발주가 증가하면서 앞으로 몇 년 동안 중동 설비투자(CAPEX) 사이클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면서 "일회성의 테마로 치부하기보다 중장기 트렌드로서 실질 수혜주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죠.
-수혜 기대감을 배제하고 실제 실적이 얼마나 나타나는지 등을 살펴봐야겠습니다.
◆ 빈 살만 방한에 대형 건설사 반응은?
-끝으로 빈 살만 왕세자 방한과 관련한 건설 업계의 이야기인데요. 네옴시티에 특히 관심이 많은 건설 업계에서는 중동 특수 기대감이 더욱더 고조된 모습입니다.
-국내 다수 대형 건설사들이 사우디 현지 사업의 투자와 협력을 약속하면서 해외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먼저 과거 사례를 보면 빈 살만 왕세자가 국내를 처음 방문한 2019년 국내 건설 업계가 중동에서 해외 수주고를 올리며 실적이 개선됐습니다. 당시 현대건설은 3조2000억 원 규모의 사우디 아람코 공사를, 이라크에서도 3조 원 규모의 공사를 따냈죠.
올해도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과 동시에 현대컨소시엄(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과 롯데건설이 에쓰오일이 발주한 '샤힌(Shaheen·매)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하면서 기대감을 더욱더 끌어올렸습니다. 샤힌 프로젝트는 오는 2030년까지 석유화학 생산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려 기존 정유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겠다는 목표로 추진되는 사업이죠.
이번 수주 건은 울산 일대에 에틸렌, 폴리에틸렌을 비롯한 석유화학 제품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내용인데요. 현대컨소시엄은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와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를 짓는 '패키지1·2'에 참여합니다. 롯데건설은 저장 탱크설비를 건축하는 '패키지3'을 맡습니다.
-발주처인 에쓰오일은 빈 살만 왕세자와 어떠한 관계에 놓인 기업인가요?
-에쓰오일은 사우디 국영 기업이자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인 '사우디 아람코'의 자회사 'Aramco Overseas Company B.V.(AOC)'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습니다. 국영 기업의 자회사가 전체 지분의 63%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만큼 국가사업에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이죠.
-향후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랠리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우선 사우디 아람코가 국가 성장 사업을 추진하며 샤힌 프로젝트와 유사한 규모의 10여 개 프로젝트를 발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를 중심으로 중동 건설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며 해외 수주 확장에 본격 나선다는 전략인데요.
또한, 네옴시티 건설도 아직 많은 공정이 남아있어 추가 수주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물산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삼성물산과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모듈러 제작 등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를 통해 모듈러 사업 기반을 구축해나갈 계획인데요. PIF가 추진하고 있는 네옴시티 등 초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파트너십도 유지한다는 겁니다. 모듈러 공법은 건축물의 70%가량을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해 빠르게 공정을 진행할 수 있는 방식인데요. 네옴시티의 친환경 직선도시 '더 라인'에 적용될 예정인데, 이 사업이 오는 2030년 내 완공을 목표하고 있어 발주가 예상되는 분야입니다.
건설 업계는 관련 사업 수주를 위한 협력 관계 구축에 집중하는 모습인데요. 이번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과 함께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5개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 현지 사업 투자와 수주 관련 MOU를 맺었습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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