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고성에는 다양한 풍경이 공존하는 특별한 여행지가 있다. 눈앞에 펼쳐지는 푸른 동해, 거울처럼 잔잔한 호수, 청량한 송림, 그리고 전통마을의 고즈넉한 정취까지.
얼핏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요소들이 하나의 길 위에서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곳, 바로 송지호 둘레길이다. 별도의 입장료도 없이 이 모든 풍경을 차례로 누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길은 걷는 순간부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송지호 둘레길의 시작은 관광안내소가 위치한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죽왕면 동해대로 6021. 호수를 한 바퀴 감싸는 약 5.1km의 순환형 코스는 성인 기준 1시간 30분이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산소길’이라는 별칭답게 빽빽한 소나무 숲이 길을 감싸며 걸음을 내딛는 순간마다 피톤치드를 내뿜는다. 흙길과 나무 데크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길 한쪽에는 잔잔한 호수가, 다른 한쪽에는 울창한 숲이 이어지는 풍경은 동해안 다른 해안길과 차별화되는 매력으로, 호수와 숲의 고요함이 바다의 청량함과 절묘한 대비를 이룬다.

걷기 전이나 후,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바로 5층 높이의 송지호관망타워다. 입장료 없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면 발아래로는 송지호가, 그 너머로는 푸른 동해와 송지호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내가 걸을 길 전체를 미리 조망하는 듯한 기분은 둘레길 체험에 특별한 재미를 더한다.
관망타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오후 5시 30분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다만 매주 월요일과 명절 당일은 휴관, 점심시간인 낮 12시부터 1시까지는 운영되지 않으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2층에는 해양 쓰레기를 예술로 재탄생시킨 ‘비치코밍 전시·체험관’이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생태 교육의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송지호는 단순한 호수가 아니라 사구에 의해 바다와 분리되어 형성된 ‘석호’다. 바닷물이 유입되는 덕분에 담수와 해수가 섞이는 기수호의 특징을 지니며, 이 때문에 한겨울에도 쉽게 얼지 않는다. 일정한 수심과 독특한 수질은 민물고기와 바닷고기가 함께 서식할 수 있는 드문 환경을 만들었다.
특히 철새들에게는 천혜의 서식지다. 겨울이면 우아한 자태의 고니(천연기념물 제201-2호)를 비롯해 청둥오리, 쇠기러기 등이 떼 지어 날아들어 호수를 가득 메운다. 둘레길 곳곳에 설치된 조류 관찰대에서는 망원경을 통해 이 장관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송지호 둘레길의 매력은 호수에만 머물지 않는다. 길은 자연스럽게 송지호해변으로 이어진다. 넓은 백사장과 얕은 수심, 청정한 바닷물 덕분에 여름철 가족 단위 피서지로 큰 인기를 끈다. 해변 앞에 떠 있는 죽도와 송림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다.
또한 해변가에는 송지호 오토캠핑장이 자리해 있어, 파도 소리를 들으며 하룻밤을 보내는 특별한 추억도 만들 수 있다. 덕분에 송지호 둘레길은 걷기와 조망, 생태 관찰, 해수욕, 캠핑, 문화 탐방까지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종합 여행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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