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내내 풍경이 바뀌어요" 90분에 호수·바다·숲 다 담은 트레킹 명소

송지호 둘레길 / 사진=강원도 공식블로그

강원도 고성에는 다양한 풍경이 공존하는 특별한 여행지가 있다. 눈앞에 펼쳐지는 푸른 동해, 거울처럼 잔잔한 호수, 청량한 송림, 그리고 전통마을의 고즈넉한 정취까지.

얼핏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요소들이 하나의 길 위에서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곳, 바로 송지호 둘레길이다. 별도의 입장료도 없이 이 모든 풍경을 차례로 누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길은 걷는 순간부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송지호 둘레길 코스 / 사진=ⓒ한국관광공사 여행노트 이기형

송지호 둘레길의 시작은 관광안내소가 위치한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죽왕면 동해대로 6021. 호수를 한 바퀴 감싸는 약 5.1km의 순환형 코스는 성인 기준 1시간 30분이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산소길’이라는 별칭답게 빽빽한 소나무 숲이 길을 감싸며 걸음을 내딛는 순간마다 피톤치드를 내뿜는다. 흙길과 나무 데크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길 한쪽에는 잔잔한 호수가, 다른 한쪽에는 울창한 숲이 이어지는 풍경은 동해안 다른 해안길과 차별화되는 매력으로, 호수와 숲의 고요함이 바다의 청량함과 절묘한 대비를 이룬다.

송지호 관망타워 / 사진=한반도관광센터 비켄

걷기 전이나 후,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바로 5층 높이의 송지호관망타워다. 입장료 없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면 발아래로는 송지호가, 그 너머로는 푸른 동해와 송지호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내가 걸을 길 전체를 미리 조망하는 듯한 기분은 둘레길 체험에 특별한 재미를 더한다.

관망타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오후 5시 30분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다만 매주 월요일과 명절 당일은 휴관, 점심시간인 낮 12시부터 1시까지는 운영되지 않으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2층에는 해양 쓰레기를 예술로 재탄생시킨 ‘비치코밍 전시·체험관’이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생태 교육의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송지호 / 사진=고성군청 공식블로그

송지호는 단순한 호수가 아니라 사구에 의해 바다와 분리되어 형성된 ‘석호’다. 바닷물이 유입되는 덕분에 담수와 해수가 섞이는 기수호의 특징을 지니며, 이 때문에 한겨울에도 쉽게 얼지 않는다. 일정한 수심과 독특한 수질은 민물고기와 바닷고기가 함께 서식할 수 있는 드문 환경을 만들었다.

특히 철새들에게는 천혜의 서식지다. 겨울이면 우아한 자태의 고니(천연기념물 제201-2호)를 비롯해 청둥오리, 쇠기러기 등이 떼 지어 날아들어 호수를 가득 메운다. 둘레길 곳곳에 설치된 조류 관찰대에서는 망원경을 통해 이 장관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송지호 둘레길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여행노트 이기형

송지호 둘레길의 매력은 호수에만 머물지 않는다. 길은 자연스럽게 송지호해변으로 이어진다. 넓은 백사장과 얕은 수심, 청정한 바닷물 덕분에 여름철 가족 단위 피서지로 큰 인기를 끈다. 해변 앞에 떠 있는 죽도와 송림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다.

또한 해변가에는 송지호 오토캠핑장이 자리해 있어, 파도 소리를 들으며 하룻밤을 보내는 특별한 추억도 만들 수 있다. 덕분에 송지호 둘레길은 걷기와 조망, 생태 관찰, 해수욕, 캠핑, 문화 탐방까지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종합 여행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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