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삼성 반도체 핵심기술 중국 유출...지분 860억·보수 18억원 챙겨

삼성전자가 수조원을 투입해 독자개발한 핵심 공정기술을 빼돌려 중국에서 반도체 제조업체를 세운 전직 임원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안동건)는 오늘(27일) 중국 반도체 회사 '청두가오전' 대표 최모(66)씨와 개발실장 오모(60)씨를 산업기술 보호법 위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습니다.

최씨와 오씨는 2019년 말 중국 지방정부로부터 4천억 원 상당을 투자받아 청두가오전을 설립한 뒤 삼성전자의 국가핵심기술인 D램 공정기술을 부정사용해 20나노 D램을 개발한 혐의를 받습니다.

특히 최씨는 삼성전자 상무와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을 지내며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30년을 근무한 국내 반도체 제조분야 최고 전문가로 알려졌습니다.

오씨는 삼성전자에서 D램 메모리 수석 연구원으로 근무했습니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개발비 4조 원을 투입해 개발한 국가핵심기술을 빼돌려 D램 반도체 공정 기술을 1년 6개월 만에 개발해 중국 내에서 두 번째로 D램 시범 웨이퍼 생산에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D램 반도체 공정기술은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도 개발에 통상 4∼5년이 소요되는 핵심기술입니다.

검찰은 청두가오전이 최종 양산에 성공했다면 삼성전자에 최소 수십조원에 이르는 피해를 줬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아울러, 검찰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추가 수사를 통해 최씨가 860억 원 상당의 청두가오전 지분을 취득하고, 보수 명목으로 18억 원을 받아 챙긴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또 이들이 설립한 중국 반도체회사가 조직적으로 범행을 계획·실행한 사실을 확인해 반도체회사도 기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경찰 수사단계에서부터 긴밀히 협력해 피고인들을 구속했다"며 "앞으로도 피해기업과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기술유출 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9월 최 씨와 오 씨에 대해 "도주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