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리턴 바냐 "번데기에서 화려한 나비로 성장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살면서 한 번은 들어본 속담입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거듭되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크게 됨을 비유하는 말이죠. 카카오게임즈의 이터널리턴에 이 속담이 잘 어울리는 신규 실험체 '바냐'가 등장했습니다. '아르카나'를 사용하는 캐릭터로 아름다운 나비가 떠오르는 수려한 콘셉트로 주목받았죠.
'아디나' 이후 11개월 만에 등장한 아르카나 캐릭터입니다. 아르카나를 사용하는 실험체는 스킬 증폭을 주로 사용하는 딜러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바냐는 보호막을 이용해 적 대미지를 경감하며 지속 교전에 특화된 구성을 가집니다.
패치 직후 곧바로 플레이를 시작했습니다. 플레이할수록 "듀오나 스쿼드에서 가능성이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적군 사이를 누비며 보호막을 이용해 대미지를 견디는 딜탱으로 연구할 가치가 엿보였습니다. 순간 폭딜은 미약하지만 교전이 길어질수록 유리한 구성이었어요. 눈에 확 띄는 딜링은 없어도 꾸준한 딜링이 가능했습니다.
도주는 훌륭한 반면 추격 능력은 좋지 못했습니다. 주력 기술 사거리가 모두 짧기에 상대방이 마음먹고 도주한다면 따라잡기 힘들었어요. 적을 마무리할 만한 화력도 나오지 않기에 결정력 또한 부족했습니다. 아르카나 실험체 바냐, 플레이 소감을 공유해 보겠습니다.
■ 화려한 나비와도 같은 실험체
이터널 리턴을 아예 모르는 지인에게 바냐 일러스트를 보여주자 나온 반응, "이 캐릭터는 나비가 콘셉트야? 이쁘게 생겼네"였어요. 게이머가 아니어도 나비가 떠오르는 일러스트와 스킬 구성이 잘 전달될 정도입니다.
나비는 아름다운 곤충의 대표주자입니다. 흔히 곤충은 징그럽다는 선입견이 강한데요. 나비는 다르죠. 화려한 날개를 보면 수려하다는 감상이 들고는 합니다.
바냐는 스킬을 사용할 때도 날개에 관한 이펙트에 진심을 다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캐릭터 모델링도 멈춘 상태에서는 날개가 접혀 있고 움직이면 펴지는 등 디테일에도 신경썼습니다. R 스킬인 '꿈결 가루'를 사용할 때 펼쳐지는 날개도 화려함 그 자체였습니다.
바냐가 어필하고 싶었던 포인트가 '아름다움'이었다면 충분히 합격점을 줄 만합니다. 선천적으로 불편한 다리를 지니고 태어난 바냐가 역경을 딛고 아름답게 세상을 향해 날갯짓하는 모습, 상상만 해도 낭만 가득하지 않나요.
■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쏴라
바냐는 인파이팅이 필요한 스킬 구성이었습니다. 패시브 스킬 '몽환 나비'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보호막을 얻지 못한다면 상당히 무력한 모습을 보였어요. 주력 기술들은 모두 사거리가 짧고 바냐 자체도 튼튼한 편이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바냐를 다루기 위해선 두려움을 극복하고 적진을 휘젓는 플레이가 필요했습니다. Q 스킬 '꿈 길잡이'와 W 스킬 '쪽빛 바람'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호막을 획득하며 대미지를 경감시키는 플레이가 주효했어요.
몽환 나비로 얻을 수 있는 보호막 효과는 재사용 대기시간이 없습니다. 적을 지속적으로 때릴 수만 있다면 무한히 얻을 수 있는 셈이죠. 대상마다 중첩이 따로 쌓이기에 여러 적을 타격한다면 더욱 많은 보호막을 얻습니다. 솔로보단 듀오나 스쿼드에서 활용 가치가 높아 보였어요.
쪽빛 바람은 재사용 시 대상 지정 불가 상태가 됩니다. 쉽게 말해 순간적인 무적 상태로 진입하죠. 대신 재사용 대기시간이 2배로 증가하기에 정말 중요한 순간에 사용해야 합니다. W 스킬이 없는 바냐는 패시브 스킬을 활용하기 어려워져요. 적을 마무리하거나 피격 시 위험한 스킬을 회피하는 데 사용하는 게 바람직했습니다.
R 스킬인 꿈결 가루는 이터널리턴에 처음 등장한 군중 제어 스킬입니다. '수면'이라는 새로운 효과예요. 수면은 표면적으로는 기절 상태와 같지만 공격당할 시 추가 피해를 입고 깨어난다는 것이 달랐습니다. 수면 전에는 슬로우 효과를 주기에 가치가 굉장히 높은 스킬이었어요. 아군과 합을 맞춰도 좋고 진입하는 적을 받아치기에도 적합했습니다.
다만 단점도 분명했습니다. 사거리가 생각보다 짧고 선딜레이가 심해 눈으로 보고 피할 수 있을 정도였어요. 추격하는 상황에서 도망치는 상대에게 꿈결 가루를 사용하면 적중하지 않았습니다. 상대방이 그냥 걸어가기만 해도 회피가 가능했습니다.
꿈 길잡이는 처음 사용한 경로 그대로 되돌아오기에 무빙이 단순해진다는 문제점도 있었어요. 되돌아오는 나비를 회수하지 못한다면 스킬 공백이 커지기에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스킬이 나가는 경로도 단순해지니 상대가 대응하기도 쉬웠습니다.
정리하자면 보호막을 통한 지속 교전이 강점인 실험체입니다. 단순 보호막에서 그치지 않고 광역 딜링을 흩뿌리며 적을 서서히 처치할 수 있는 실험체에요. W 스킬과 R 스킬로 인한 변수 창출도 뛰어납니다. 단점으로는 짧은 사거리와 부족한 자체 딜링입니다. 적을 스스로 마무리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 하이에나에 취약한 상황이 자주 나왔어요.
■ 다인 교전에 특화된 스킬 구성
적 다수에게 스킬을 적중시킬 수 있다면 안정적인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지속적으로 갱신되는 보호막에 힘입어 끈질기게 버틸 수 있어요. 이 과정에서 바냐가 가하는 지속 딜링도 무시할 수준이 아니죠. 적을 많이 타격할수록 이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야생 동물에게도 보호막을 획득할 수 있었어요. W 스킬을 활용해 여러 적에게 몽환 나비 중첩을 쌓는다면 적의 집중포화에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벌어주면 아군이 적을 처치할 수 있는 각이 나오죠.
W 스킬 순간 무적이나 E 스킬 '염원'에 있는 저지 불가 효과를 이용해 적 실험체의 치명적 공격을 회피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보호막이 가득해도 피격 시 위험한 스킬은 얼마든지 있기에 활용할수록 생존력이 상승합니다.
R 스킬을 활용한 변수 창출도 뛰어났습니다. 수면이라는 CC기를 통해 교전 양상을 뒤집을 수 있어요. 사거리는 짧지만 벽을 관통할 수 있기에 '성당'이나 '절'과 같은 짧은 벽이 있는 지형에서 활용도가 높았습니다. 여러모로 팀 단위 싸움에 적합한 스킬 구성을 가진 실험체였습니다.
■ 무너진 교전 양상을 되돌릴 순 없다
다인 교전에 특화된 강점은 존재하지만 약점 또한 분명합니다. 자체적인 딜량 부족과 더불어 스킬 활용이 불가능해지면 보호막도 얻을 수 없어 급격히 무력해집니다. 먼 거리에서 일방적으로 공격당하거나 아군이 이미 처치 당한 상황이라면 상황을 역전시키기 힘듭니다. 바냐끼리 교전을 한다면 서로 체력이 닳지 않는 웃지 못할 상황에 처할 수도 있었어요.
적과 가까이 붙어야 하는 딜탱에 적합한 구성이지만 이니시에이팅 능력이 뛰어나진 않습니다. 유일한 이동기인 E 스킬로 적진에 진입하면 탈출할 수단이 없기에 무력하게 쓰러질 가능성이 높아져요. 진입 후에 적을 막아낼 기술도 마땅치 않습니다.
변수가 높은 궁극기는 대놓고 사용하면 상대방이 피할 가능성이 높아요. 남은 CC기는 E 스킬 염원과 아르카나 무기 스킬인 'VF 매개'에 있는 슬로우 효과가 전부입니다. 슬로우 효과만으로는 아군을 안전하게 지켜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이러한 단점이 겹쳐 이미 무너진 구도를 복구할 수는 없습니다. 킬캐치가 부족한 점이 가장 뼈아프게 다가왔어요. 일부 실험체들이 위기의 순간 일발 역전을 가능케 하는 스킬이 있다면 바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처음 교전을 시작하는 순간이 중요한 실험체입니다.
■ 난전을 유도할 수 있는 실험체와 천생연분
바냐는 다수와 싸울수록 고점이 높아지는 스킬 덕에 난전 상황에서 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공격 대상이 자주 바뀌는 난전에서 더욱 강점을 보였습니다. 난전을 만들기 위해서는 바냐 외에 같이 진입해 줄 수 있는 아군이나 이니시에이팅 능력이 있는 실험체가 딱 맞았습니다.
'에키온', '일레븐', '라우라'와 같은 실험체가 대표적이죠. 공통점으로는 활약하는 데 있어 진입이 필요하지만 혼자 수행하기엔 부담스러운 캐릭터들입니다. 바냐도 같은 맥락으로 이들과 같이 사용했을 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어요.
서포팅 위주 실험체와는 궁합이 좋지 않았습니다. 바냐 자체도 딜링이 훌륭한 편은 아니기에 딜링이 부족해 시간이 갈수록 밀리는 구도가 나왔어요. 스쿼드에서는 바냐를 포함한 브루저, 서포터로 조합을 구성하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 쪽빛 바람은 신중하게, 보호막은 최대한 많이
W 스킬 재사용은 정말 신중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규모 교전 도중 다수에게 몽환 나비 중첩을 쌓을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에요. R 스킬은 다수에게 적중할 수는 있지만 1회용이고 Q 스킬만으로는 패시브 4중첩을 쌓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교전에 있어 W 스킬 틱 대미지를 적중시키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대상 지정 불가라는 강력한 효과가 있지만 사용 직후 교전 유지력이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상대방이 비장의 수단을 사용하기 전에는 쉽사리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았어요.
패시브 스킬 몽환 나비는 바냐 교전에 있어 알파와 오메가입니다. 보호막이 없다면 바냐는 적 딜링에 대비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요. 강화 기본 공격 효과인 '공상'은 재사용 대기시간이 있지만 몽환 나비에 있는 보호막 효과는 없습니다. 대상이 몽환 나비 4중첩까지 쌓일 때마다 보호막을 제공하기에 최대한 다수에게 효과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꿈결 가루로 적을 수면 상태로 만들었다면 W 스킬과 연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재사용하는 '구름 장막' 스킬이 아닌 쪽빛 바람 위주입니다. 쪽빛 바람에 있는 틱 대미지는 수면 상태를 깨우지 않습니다. 일방적으로 이득을 취할 수 있어요.
E 스킬은 사용 시 벽을 넘을 수 있고 W 스킬은 이동 속도가 증가합니다. 파밍 도중 벽을 넘으며 W 스킬을 자주 사용한다면 훨씬 빠르게 파밍이 가능해요. 스태미나에 부담이 없고 안전이 확보된다면 자주 사용할 가치가 있습니다.
Q 스킬은 시야가 없는 부쉬 속으로 날려보면 순간적으로 해당 지역을 밝혀줍니다. 감시 카메라가 없어 직접 체크하기 무서울 때 사용하면 좋았습니다. 적 유무를 알면 대처가 훨씬 쉬워지는 건 모든 게임 공통입니다.
■ 곧 나비가 되어 날아오를 각이 보인다
- 이터널리턴 실험체 백과사전 바냐
바냐에 대한 평가는 무난했습니다. 처음 플레이 티저를 목격했을 때는 아르카나를 사용하며 근거리 딜링을 하는 모습을 보고 "근거리 마법사 실험체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플레이 해보니 딜탱에 가까운 모습이었습니다.
솔로에서는 아직 어려워 보입니다. 킬캐치가 중요한 솔로 모드에서 바냐는 적합하지 않았어요. 교전 시간이 너무 길어져 하이에나에 취약한 점도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듀오나 스쿼드에서는 준수한 교전 유지력과 꾸준한 지속 딜링으로 존재감이 확실했습니다.
나비를 살린 콘셉트와 게임 플레이는 호평하고 싶습니다. 이펙트가 과하지도 않아 플레이를 방해하지는 않았어요. 조작감도 좋았습니다. 모델링과 스킬 모션도 수려해서 눈이 즐거웠습니다.
결론적으로 "바냐는 충분히 매력 있는 실험체다"라고 평가하겠습니다. 성능 면에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보이지만 모든 게 완벽한 실험체는 없듯이 바냐가 가진 단점도 납득이 되는 수준이었어요. 신규 캐릭터 치고는 밸런스가 좋은 편입니다.
유저들도 바냐를 플레이하며 "듀오나 스쿼드에서 매력 있는 실험체네", "너무 예쁘게 나왔다, 바로 이거야", "킬캐치가 안되네, 솔로는 힘들어 보인다", "Q 스킬 메커니즘만 수정해 주면 좋겠다"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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