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폭로’ 강혜경, 국감서 “金여사가 김영선 공천”

이슬기 기자 2024. 10. 2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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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명 씨와 황금이 책임지라 해”
‘황금이’ 나온 녹취… “명 씨 막내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씨가 21일 “김 여사가 2022년 대선 당시 명 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공천을 준 것”이라고 했다. 또 김 여사가 명 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중 ‘철없고 무식하다’고 지칭한 인물은 배우자인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강혜경 씨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명태균 씨가 김건희 여사를 만나러 갔다는 증거로 자신이 끊어준 항공권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강 씨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여사가 (여론조사에 든) 돈을 챙겨준다고 해서 명 씨가 돈을 받으러 서울로 갔다”며 “명 씨가 돈은 안 받아왔고, 며칠 뒤 김영선 의원의 공천을 받아왔다. 김 여사가 공천을 줬다”고 말했다. 강 씨가 3억75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비용 견적서를 만들어 명 씨에게 보냈으나, 김 여사가 돈 대신 김 전 의원을 창원·의창 재·보궐선거 후보로 공천했다는 것이다.

강 씨는 ‘누가 김 전 의원에게 공천을 줬느냐’는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김 여사가 공천을 줬고,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준석 의원과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힘을 합쳐서 창원·의창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만들었다”며 “그러고 나서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 공천을 준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특히 김 여사가 명 씨와 자녀의 생계비 충당 목적으로 김 전 의원에 공천을 줬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명 씨는 지난해 6월 강 씨와 통화에서 “김 여사가 우리 명 선생님과 황금이 생계가 (자체적으로 충당이) 안 돼서 김영선한테 책임지라 했다”고 말했다. 강 씨에 따르면, ‘황금이’는 명 씨의 막내딸이다.

명 씨는 같은 해 12월 통화에서도 “당신(김영선) 국회의원 누가 주나. 김 여사가 (명태균) 선생님 그거 (생계 지원) 하라고 준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이 같은 시기 강 씨에게 “명 씨가 벌어들인 돈 대부분을 윤 대통령 돕느라고 거기(여론조사)에 다 썼다. 내가 그 영향을 받아 공천을 받긴 했다”라고 말한 녹취도 공개됐다.

강 씨는 “김 전 의원이 세비를 받으면 명 씨에게 절반을 줬다”며 “제 계좌를 통해 현금을 만들어 명 씨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지급됐다”고 했다. 이어 “명 씨가 대선에 기여했기 때문에 김 여사가 명 씨와 그 자녀의 생계를 챙겨주기로 하고, 김 전 의원이 세비로 도와준 것”이라고 했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명태균 씨 여론조사 비용 불법 조달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익제보자 권익보호위원회 전현희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명 씨가 金여사 통화 음성 들려줘... 오빠는 尹인듯”

강 씨는 앞서 김 여사가 언급했던 ‘오빠’ 명칭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제가 김 여사의 육성(녹취록)은 갖고 있지 않지만, 명 씨가 김 여사와 이렇게 일했다고 제게 수시로 말해왔기 때문에, 공천 관련해 김 여사의 힘이 작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왜 명씨가 김 여사 육성 녹취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강 씨는 “(명 씨가) 김 여사 육성을 스피커로 해서 많이 들려줬다”고 답했다. 이어 “그 중 하나가 (김 여사가 언급한) ‘오빠 전화 왔죠. 잘될 거예요’라고 제일 처음에 나왔던 것이다. 제가 여러 번 들었던 내용”이라며 ‘오빠’가 윤 대통령을 뜻하는 것이라고 봤다.

‘오빠’ 논란은 명 씨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여사와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대화 일부를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명 씨 게시물에 따르면, 김 여사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라고 했다. 김 여사가 언급한 ‘오빠’가 윤 대통령이라는 주장이 나오자, 대통령실은 ‘김 여사 친오빠’를 지칭한다고 해명했다.

◇“김영선·명태균 거짓말에 제보자로 나서”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강 씨는 과거 명 씨 등이 실질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출신이다. 김 전 의원의 회계 책임 보좌진으로도 일했다. 그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비용을 받지 않고 ‘불법 여론조사’를 해줬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선 공천을 받았으며 ▲김 여사가 공천 과정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강 씨를 공익제보자로 보호하기로 했다. 강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거짓을 이길 수 있게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했다. 또 “제가 모시고 있었던 김영선 의원과 명태균 대표가 너무 거짓으로 언론플레이하는 것을 보고 이대로 두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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