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폭로’ 강혜경, 국감서 “金여사가 김영선 공천”
‘황금이’ 나온 녹취… “명 씨 막내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씨가 21일 “김 여사가 2022년 대선 당시 명 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공천을 준 것”이라고 했다. 또 김 여사가 명 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중 ‘철없고 무식하다’고 지칭한 인물은 배우자인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강 씨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여사가 (여론조사에 든) 돈을 챙겨준다고 해서 명 씨가 돈을 받으러 서울로 갔다”며 “명 씨가 돈은 안 받아왔고, 며칠 뒤 김영선 의원의 공천을 받아왔다. 김 여사가 공천을 줬다”고 말했다. 강 씨가 3억75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비용 견적서를 만들어 명 씨에게 보냈으나, 김 여사가 돈 대신 김 전 의원을 창원·의창 재·보궐선거 후보로 공천했다는 것이다.
강 씨는 ‘누가 김 전 의원에게 공천을 줬느냐’는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김 여사가 공천을 줬고,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준석 의원과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힘을 합쳐서 창원·의창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만들었다”며 “그러고 나서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 공천을 준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특히 김 여사가 명 씨와 자녀의 생계비 충당 목적으로 김 전 의원에 공천을 줬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명 씨는 지난해 6월 강 씨와 통화에서 “김 여사가 우리 명 선생님과 황금이 생계가 (자체적으로 충당이) 안 돼서 김영선한테 책임지라 했다”고 말했다. 강 씨에 따르면, ‘황금이’는 명 씨의 막내딸이다.
명 씨는 같은 해 12월 통화에서도 “당신(김영선) 국회의원 누가 주나. 김 여사가 (명태균) 선생님 그거 (생계 지원) 하라고 준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이 같은 시기 강 씨에게 “명 씨가 벌어들인 돈 대부분을 윤 대통령 돕느라고 거기(여론조사)에 다 썼다. 내가 그 영향을 받아 공천을 받긴 했다”라고 말한 녹취도 공개됐다.
강 씨는 “김 전 의원이 세비를 받으면 명 씨에게 절반을 줬다”며 “제 계좌를 통해 현금을 만들어 명 씨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지급됐다”고 했다. 이어 “명 씨가 대선에 기여했기 때문에 김 여사가 명 씨와 그 자녀의 생계를 챙겨주기로 하고, 김 전 의원이 세비로 도와준 것”이라고 했다.
◇“명 씨가 金여사 통화 음성 들려줘... 오빠는 尹인듯”
강 씨는 앞서 김 여사가 언급했던 ‘오빠’ 명칭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제가 김 여사의 육성(녹취록)은 갖고 있지 않지만, 명 씨가 김 여사와 이렇게 일했다고 제게 수시로 말해왔기 때문에, 공천 관련해 김 여사의 힘이 작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왜 명씨가 김 여사 육성 녹취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강 씨는 “(명 씨가) 김 여사 육성을 스피커로 해서 많이 들려줬다”고 답했다. 이어 “그 중 하나가 (김 여사가 언급한) ‘오빠 전화 왔죠. 잘될 거예요’라고 제일 처음에 나왔던 것이다. 제가 여러 번 들었던 내용”이라며 ‘오빠’가 윤 대통령을 뜻하는 것이라고 봤다.
‘오빠’ 논란은 명 씨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여사와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대화 일부를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명 씨 게시물에 따르면, 김 여사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라고 했다. 김 여사가 언급한 ‘오빠’가 윤 대통령이라는 주장이 나오자, 대통령실은 ‘김 여사 친오빠’를 지칭한다고 해명했다.
◇“김영선·명태균 거짓말에 제보자로 나서”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강 씨는 과거 명 씨 등이 실질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출신이다. 김 전 의원의 회계 책임 보좌진으로도 일했다. 그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비용을 받지 않고 ‘불법 여론조사’를 해줬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선 공천을 받았으며 ▲김 여사가 공천 과정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강 씨를 공익제보자로 보호하기로 했다. 강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거짓을 이길 수 있게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했다. 또 “제가 모시고 있었던 김영선 의원과 명태균 대표가 너무 거짓으로 언론플레이하는 것을 보고 이대로 두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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