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백신, 충분히 가능하다”…코로나 꺾었던 이것 활용하면 된다는데
코로나 백신개발 토대 마련한
2023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mRNA 백신 만드는 데
10개월 아닌 25년 걸려
근거없는 괴담 구분해야”
23일 한국을 방문한 드류 와이즈만 교수는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의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정부의 지원과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노벨상 수상 이후 mRNA 백신에 대한 연구비 지원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다음 팬데믹(대유행)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 지 몰라 두렵다면 연구자들에게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표 면역학자인 와이즈만 교수는 코로나 백신의 기반이 된 mRNA 원천기술 연구로 작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펜실베니아대학교 페렐만 의과대학의 RNA 혁신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사이토카인학회(ICIS)·대한면역학회(KAI) 2024 국제학회’ 참석차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그가 기틀을 닦은 mRNA 백신의 가장 큰 이점은 빠른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와이즈만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 때 모든 백신을 통틀어 mRNA 백신이 가장 빨리 만들어졌다”며 “바이러스를 배양할 필요 없이 오직 염기서열만 확보하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mRNA 기술을 활용하면 1년내 10억회분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데 속도와 효능 측면에서 매우 좋은 플랫폼”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면역학회에 따르면 글로벌 mRNA 백신시장 규모는 2022년 113억달러에서 2032년 277억달러로 매년 10% 씩 성장할 전망이다. 각종 감염병과 암, 유전질환이 급증하면서 ‘예방의료’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mRNA 기술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암’이다. 기존에 개발돼온 암 백신은 단백질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HLA(인간백혈구항원)에 얽매일 수밖에 없다. HLA란 단백질을 담고 있는 일종의 그릇으로, 개인마다 차이가 있어 접종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에 반해 mRNA 백신은 암세포 속 유전정보만 있으면 누구에게나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와이즈만 교수는 “피부암, 췌장암 등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며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획기적인 효능을 가진 암 백신이 머지않은 미래에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mRNA 백신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히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백신을 구성하는 RNA가 우리 몸 안에 있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어떤 백신이든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데 mRNA 백신은 100만명당 2건, 다른 백신들은 1~4건정도 보고됐다”며 “심근염의 경우 mRNA 백신 접종자 10만명 중 1명정도 걸린 것으로 파악됐는데, 만약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심근염의 걸릴 확률은 10~30배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은 mRNA 백신을 만드는 데 10개월이 아닌 25년이 걸렸다는 사실”이라며 “과학적 근거와 괴담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이즈만 교수의 다음 목표는 중간소득 이하 국가들에 mRNA 백신 생산거점을 구축해 지역마다 있는 토착병을 예방하는 것이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브라질, 우간다, 이집트, 베트남, 우크라이나 등 15개국에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시설을 만들었다”며 “현지 연구자들이 그들에게 필요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과학자로서 기초과학자와 임상의사 간 연결고리 역할도 충실히 해 새로운 치료법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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