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문화재단 관광콘텐츠, ‘엄마의 카세트테이프’ 첫 공연

팔복예술공장 야외 몰입형 음악극 총 10회 선보여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백옥선)이 선보이는 관광콘텐츠 ‘엄마의 카세트테이프’가 18일 팔복예술공장 옥상에서 2024년 버전의 첫 공연을 뜨겁게 완료했다.

 전주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 작품은 2021년부터 3년에 걸쳐 지역민들의 구술자료들과 최정 작가의 시나리오가 만나 공연화 되었다. 카세트테이프 공장이었던 팔복예술공장의 역사를 담은 음악극이다.

 팔복동 산업단지 내에서도 1980년대 몇 안 되는 수출 역군이었던 썬전자는 여성 근로자 400명이 넘는 대규모 카세트테이프 공장이었으며, 지금의 팔복예술공장이 품고 있는 전주의 근현대사이기도 하다.

 이에 작품은 팔복예술공장의 이야기를, 팔복예술공장에서 무대화 하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액자식 무대와는 차별성을 갖는다. 팔복예술공장 내 유휴공간이었던 옥상 공간 한가운데를 관객석으로 배치하고, 관객석을 둘러싼 4면을 무대로 활용함으로써 관객이 장면에 따라 몸을 움직여 공연을 관람하는 몰입형 공연으로 제작됐다.

 관객들은 1989년 썬전자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는 상황극으로 들어가, 배우들과 함께 20살의 선희, 정애, 후남이가 되어 함께 노래하고, 웃고, 우는가 하면, “근로환경 개선하라”, “부당해고 철회하라”라는 구호를 함께 외치며 분노하기도 한다.

 작품의 이야기는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던 딸이 먼지 쌓인 낡은 상자 속에서 엄마의 젊은 시절 사진들과 오래된 카세트테이프 하나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그 테이프 속에는 가난하고 가진 것 없지만 누구보다 빛나는 꿈을 품고 있었던 스무 살 엄마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엄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엄혹한 시대를 온몸으로 건너온,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작은 존재들의 희망과 꿈, 우정과 연대, 좌절과 상처를 오롯이 마주하게 되는 딸의 이야기다. 배우들을 따라 극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팔복예술공장 곳곳에 남아있는 과거의 흔적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이 공연을 즐기는 관전 포인트다. 공연 종료 후, 관람객들은 팔복예술공장을 다시 돌아보며 썬전자의 흔적을 찾아보는 스탬프 투어에 참여하고 한정판 굿즈도 받을 수 있다.

 김주희 재단 예술놀이팀 팀장은 “‘엄마의 카세트테이프’는 역사가 조명하는 위인이나 영웅은 아니지만, 지금의 전주를 있게 한 우리 주변의 작은 영웅들을 마주하는 이야기이다”며 “가족, 친구, 동료, 특히 부모님과 함께 손잡고 함께 보면 좋을 만한 전주의 공연으로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앞으로 총 9회 더 진행된다. 상반기는 25일부터 6월 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하반기는 9월 7일부터 21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오후 2시에 만날 수 있다. 전석 1만 원이며, 티켓은 전주티켓박스 누리집을 통해 선착순 사전 예매로 가능하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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