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1순위" APEC 덕분에 외국인 2배 증가했다는 뜻밖의 '이 도시'

APEC 이후 숫자로 드러난 부산의 ‘대박’

2025년 1~8월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누적 235만 4,267명으로, 최단 기간 200만 명 돌파 기록을 세웠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린 10월을 전후해 증가세가 더 가팔라지면서, 연말 300만 명 달성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 지출 규모도 전년 대비 33.2% 늘어난 6,594억 원 수준으로 집계돼, 단순 방문이 아니라 체류·소비의 ‘질’까지 함께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KTX 대신 고속버스 타고 ‘부산–경주’ 직행

관광 이동 패턴도 달라졌다. 10월 1~23일 부산·경주행 고속버스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185% 급증했고, 두 도시에서 즐기는 체험·투어 상품 예약도 48% 증가했다. 특히 유럽·미국·호주 등 서구권 관광객이 KTX만 고집하지 않고, 고속버스로 부산에서 경주까지 바로 이동하는 비율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부산’ 단순 왕복이 아니라 ‘부산→경주’까지 이어지는 광역 루트가 하나의 패키지로 인식되기 시작한 셈이다.

외국인들이 실제로 많이 산 상품들

여행 플랫폼 클룩(Klook) 예약 데이터를 보면, 비짓부산패스,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부산 시티투어, 경주 유네스코 문화유산 투어 등이 외국인들에게 특히 인기였다. 예약자 국적 상위권은 대만, 싱가포르, 미국, 말레이시아, 홍콩 순으로 나타나, 아시아권 개별 여행객과 서구권 체험 중심 여행객이 함께 수요를 받쳐주는 구조가 형성됐다. 단순한 ‘사진 명소 찍고 끝’이 아니라, 교통·입장권·체험이 결합된 상품 소비가 늘어난 점이 특징이다.

‘버스 30% 할인’이 만든 광역 관광 벨트

한국관광공사와 국토부·지자체는 APEC을 계기로 부산–경주 연계를 노린 교통 프로모션을 깔았다.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두 도시를 오가는 고속버스 요금에 30% 할인을 적용했고, 이를 클룩 등과 연계해 해외에 홍보했다. 결과적으로 이 할인이 단순한 가격 혜택을 넘어, “부산 왔다가 경주까지 가보자”는 선택을 유도하는 촉매제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통비 장벽이 낮아지자 체류 도시가 한 곳에서 두 곳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된 셈이다.

지방이 스스로 만든 ‘K-컬처+K-헤리티지’ 루트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부산–경주 모델이 “부산은 K-컬처와 해양도시, 경주는 K-헤리티지와 역사도시라는 각자의 강점을 묶어 가장 한국적인 여정을 만든 사례”라고 분석한다. 서울을 거치지 않고도 지방 도시끼리 국제행사·교통·콘텐츠를 엮어 외국인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APEC 한 번으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도로망·교통할인·체험 상품을 결합한 ‘지속 가능한 지방 관광 모델’이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2025년 이후 부산은 단순 항구 도시를 넘어 “드라이브 1순위 글로벌 여행지”로 재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