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짜 육휴’ 내고 휴직 급여… 부정수급액 2015년의 10배
육아휴직 제도가 확대되고 사용자 수가 늘면서 부정수급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육아휴직급여 부정수급 건수는 2015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고, 부정수급액은 같은 기간 10배 넘게 늘었다.
16일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육아휴직급여 부정수급은 2015년 144건에서 지난해 484건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부정수급액은 같은 기간 2억 6000만원에서 27억 2900만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실제 육아휴직을 하지 않았는데 휴직 급여를 타냈다가 적발된 사례가 많다. 근로자와 사업주가 공모해 허위 서류를 꾸린 뒤 휴직급여를 받아내거나 사업주가 친척을 위장 고용한 후 육아휴직 확인서를 거짓으로 제출해 급여를 타는 수법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 8월까지 이런 식으로 육아휴직급여를 타낸 건수가 290건, 액수로는 15억 6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 제도가 확대되고 제도 이용자가 늘면서 부정수급도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육아휴직 사용자는 2018년 8만7339명에서 지난해 12만6008명으로 44% 늘었다. 같은 기간 출생아 수는 감소했는데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부모는 오히려 늘었다.
부정수급이 적발되면 그간 받은 급여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 또 부정수급액의 최대 5배까지 추가 징수할 수 있다.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정부는 저출생 대응을 위해 육아휴직 제도를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6월 육아휴직 급여를 월 최대 150만원에서 최대 250만원(1~3개월 250만원, 4~6개월 200만원, 7개월부터 160만원)까지 인상하는 내용의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육아휴직급여 관련 항목을 올해보다 1조4161억원 증액했다.
그러나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부정수급 단속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소희 국회의원은 “저출산 문제 해결의 핵심은 일·가정 양립”이라며 “육아휴직 제도가 자리 잡고 저출생 대응에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부정수급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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