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본코리아가 뒤늦게나마 잇따른 내부 논란과 주가 부진에 대응하며 조직 쇄신에 나섰다. 회사는 추락한 이미지와 흔들린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며 변화를 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번 조치가 백종원 대표의 오너 리스크를 포함한 각종 이슈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주가반등의 전환점이 될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16일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회사는 대표이사 직속의 감사 및 리스크 관리 전담조직과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할 홍보팀을 신설할 계획이다. 내부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외부와 공식 소통할 창구를 마련하려는 조치다. 농지법 위반, 원산지 허위표시에 이어 최근 임원 면접 논란과 위생 문제 등이 불거지자 전문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최근 일련의 사안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조직문화와 업무 시스템 전반의 근본적인 혁신을 추진해 상장기업으로서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직개편은 백 대표가 3월28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사과한 후 나온 첫 조치다. 당시 그는 연이은 논란이 주가하락과 기업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진 점을 인정하며 "회사 내부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있으며, 실효성 있는 내부감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외식 업계 상장사임에도 리스크 전담조직을 뒤늦게 도입한 데 대해 '늦은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백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스스로를 회사의 얼굴로 내세우며 대중성과 브랜드 가치를 쌓아왔지만 오너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리스크 관리조직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지적됐음에도 실질적인 대응은 없었다.
그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백 대표는 직접 해명 영상을 올리거나 홍보대행사를 통해 입장을 전하는 등 사후대응에 의존했다. 특히 '빽햄 사태' 당시 백 대표는 자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고기 함량과 가격 논란에 대해 해명했지만, 음식 품질·가격과 관련해 그가 방송에서 강조해온 철학과 배치돼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앞둔 기업은 일반적으로 IR과 언론 등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고려해 감사와 홍보조직을 미리 구축한다"며 "사내에 전문조직이 없으면 법적 리스크와 이미지 관리 측면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신설되는 조직은 그동안 지적돼온 대응 체계의 한계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식품안전 및 위생관리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하고 조직문화 혁신도 병행할 계획이다. 회사는 최근 논란이 된 ‘술자리 면접’ ‘생고기 방치’ 같은 문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결정이 신뢰회복과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3월28일 열린 주총에서 백 대표가 공식사과와 주가부양 의지를 밝히자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 상승한 3만50원에 마감했고, 거래량도 160만주를 넘기며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주가는 조정국면에 들어서며 16일 기준 2만8800원으로 하락했다. 아직 공모가인 3만4000원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이미지 개선과 함께 기업의 성장전략을 제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기존 사업 전반에 대한 면밀한 점검에 나섰으며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투자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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