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친정에 갔더니 반찬통이 작아져 있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한가득 만들어 두시던 분이었습니다.왜 이렇게 조금만 하시냐고 여쭈었습니다. 그 대답을 듣고 한참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합니다.

작아진 반찬통
냉장고를 열자 작은 그릇 두어 개가 전부였습니다. 예전에는 김치부터 나물까지 칸마다 가득했습니다. 딸은 어머니가 기운이 없으신가 싶어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오히려 편하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대답
어머니는 이제 둘이 먹을 만큼만 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많이 해 두면 결국 버리게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예전에는 자식들이 언제 올지 몰라 늘 넉넉히 만들어 두셨다고 했습니다. 이제는 오는 날이 정해져 있으니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딸은 그 말에 코끝이 시큰해졌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든 생각
딸은 오는 횟수가 줄어든 것이 반찬통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고 느꼈습니다. 어머니는 서운하다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조용히 양을 줄여 가고 계셨습니다. 그날 이후로 딸은 미리 날짜를 정해 알려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반찬통이 조금씩 다시 커졌다고 합니다.

부모의 서운함은 말보다 생활에서 먼저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찬 양이나 밥솥 크기 같은 사소한 것에 남습니다.다음에 부모님 댁에 가시면 냉장고를 한 번 들여다보시면 좋겠습니다. 거기에 하고 싶은 말이 담겨 있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나를 돌보는 마음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