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도움이 될 의미있는 공시를 소개·분석합니다.

공시요약
오늘(21) 소개할 공시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자회사 두나무글로벌이 이달 17일 공시한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입니다. 두나무글로벌이 미국의 Tilia LLC(이하 틸리아)의 주식 1000만주를 132억300만원에 취득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는 두나무글로벌 자본금의 27.8%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이번 주식 취득으로 두나무글로벌은 틸리아의 지분 5.24%를 보유하게 됩니다. 회사는 이번 주식 취득의 목적을 '거래플랫폼 결제역량 강화를 위한 결제(Payment Gateway)업체 전략 투자'라고 명시했습니다. 이번 투자에 앞서 두나무는 이달 4일 두나무글로벌에 144억원을 유상증자하며 실탄을 장전해놓았습니다.
틸리아는 어떤 기업?…'원조 메타버스'의 자회사
두나무글로벌은 올해 2월 설립된 두나무의 자회사입니다. 두나무는 글로벌 진출을 하기 위해 이 회사를 설립했어요. 직접 사업을 하지 않지만 현지의 회사에게 투자를 하는 역할을 주로 맡을 전망입니다. 두나무의 글로벌 사업을 위해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두나무는 지난해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러한 포부의 일환으로 글로벌두나무가 세워졌고 이번 투자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두나무글로벌이 투자한 틸리아의 주요 사업은 '전자지급 결제 대행업'입니다. 소비자와 상품 및 서비스 공급자 사이에서 결제를 대신해줍니다. 흔히 PG사라고 부르는 형태의 사업을 하는 곳입니다. 특히 최근 화두인 메타버스와 NFT(대체불가토큰) 등의 분야에서 틸리아의 결제 플랫폼이 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틸리아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의 결제 플랫폼을 적용하면 돈의 지불을 수락하고 가상 토큰을 발행하며 게임 내 구매를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메타버스나 NFT 서비스를 구축했지만 결제가 고민인 기업들이 틸리아의 고객입니다. 가상의 상품·서비스·부동산 등을 사고 팔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죠.

틸리아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원조로 불리는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를 제작한 린든 리서치(Linden Research, Inc.)의 자회사입니다. 린든 리서치는 메타버스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2003년 세컨드 라이프를 출시했습니다. 가상세계에서 통용되는 화폐도 있었죠. 이미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한참 앞섰던 것입니다. 이 서비스의 사용자는 한 때 약 20억명까지 늘었고 가상세계 속 경제 규모도 6억5000만 달러(약 8800억원)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었습니다. 현재는 미국의 로블록스와 한국의 네이버 제페토가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떠올랐지만 세컨드 라이프가 원조인 셈이죠. 린든 리서치는 2019년 틸리아의 결제 플랫폼을 도입했습니다.
메타버스와 NFT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늘면서 틸리아의 실적도 뛰었습니다. 두나무글로벌의 공시에 따르면 틸리아는 지난 2021년 기준 매출 250억원, 당기순이익 10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20년의 매출 105억원, 영업이익 8억원에 비해 각각 138%, 1139% 증가했습니다.
두나무는 '가상 결제 플랫폼'에 왜 투자했나
그렇다면 두나무글로벌은 틸리아에 왜 투자했을까요? 회사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한 후 지속적으로 해외 투자처를 물색했습니다. 그중 틸리아를 낙점한 것은 두나무와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두나무가 운영 중인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핵심이죠. 블록체인은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장부에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이를 여러 대의 컴퓨터에 복제 후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입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화폐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근간입니다.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세계에서 통용되는 가상화폐도 블록체인 기술이 핵심입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자산들이 거래되는 거래소를 운영 중인 두나무 입장에서 가상세계에서 주로 쓰이는 결제 플랫폼을 갖춘 틸리아는 함께 사업을 펼칠 것이 많아 보이는 매력적인 투자처입니다.
두나무의 글로벌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기획사인 하이브와 미국에서 NFT 발행 및 거래를 지원하는 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이후 양사는 미국에 레벨스라는 합작법인을 세웠습니다. 레벨스는 BTS로 대표되는 하이브의 IP(지적재산권)에 두나무의 블록체인 역량을 결합한 NFT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두나무의 업비트는 빗썸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며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최근 3년간의 연결기준 매출을 보면 2019년 1402억원에서 2021년 3조7046억원으로 뛰었습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423억원에서 3조2714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조원대로 영업이익률은 88%입니다. 두나무는 이미 갖춰놓은 가상자산 거래소 플랫폼 위에서 거래자들로부터 받는 거래 수수료가 주요 매출원이죠. 가상자산의 가치가 올라갈수록, 거래가 늘어날수록 두나무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최근 수년간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불면서 많은 투자금들이 업비트로 몰린 결과로 이처럼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가상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두나무의 실적도 2021년에 미치지 못할 전망입니다. 회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7850억원, 영업이익은 5661억원입니다.
두나무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NFT과 가상화폐 등 블록체인 기반의 사업들로 성공신화를 써나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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