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인텔 베테랑, 삼성 품으로...차세대 패키징 기술 주도권 흔들리나

사진 : 두안 강 삼성전기 아메리카 부사장 (출처=LinkedIn)

[엠투데이 임헌섭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Intel)의 첨단 패키징 기술 분야 핵심 인력 중 한 명이 최근 삼성전자의 부품 자회사로 이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계 반도체 산업의 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인텔은 대규모 조직 개편과 공정 개발 전략 재검토에 착수하면서, 그간 주도하던 유리 기판(glass substrate) 기술 개발 역시 중단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텔에서 17년 이상 반도체 패키징 분야를 이끌어온 전문가 두안 강(Gang Duan)이 지난 6월 회사를 떠나, 8월부터 삼성전기 아메리카(Samsung Electro-Mechanics America)의 부사장으로 새로 합류했다고 전했다. 

그는 인텔 재직 당시 유리 소재를 활용한 차세대 패키징 기술 개발을 선도해온 인물로, 특히 고속·고집적 반도체 구현에 필요한 기판 혁신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핵심 인력의 이탈은 인텔이 오랜 기간 주도해온 유리 기판 기반 패키징 기술 개발에서 한 발 물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해외 IT 매체 컴퓨터베이스(ComputerBase)는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하던 유리 기판 기술의 개발을 중단하거나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 두안 강을 영입한 삼성전기는 이 시장에서 적극적인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에 유리 기판 기반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오는 2027년부터 대규모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해 처음 유리 기판 시장 진출을 선언한 이후, 인재 영입과 인프라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기존 반도체 패키징에서 사용되는 유기물 기반 기판 대비, 유리는 더 높은 평탄도와 내열성, 미세회로 구현이 가능해 고성능 컴퓨팅(HPC) 및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적합한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