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내지방 3배 많은 '난축맛돈'.. 치즈향이 폴폴∼ [안젤라의 푸드트립]

#돼지, 맛있으면 다 ‘돼지’?
몇 년 전만 해도 돼지고기는 소고기보다 저렴하다는 인식과 함께 직장인들이 소주 한잔을 기울이며 먹는 서민 음식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다양한 돼지고기 품종이 소비자들에게 알려지면서 돼지고기도 골라 먹는 시대가 됐다. 황금돼지로 불리는 듀록, 턱시도 입은 돼지 버크셔, 얼룩무늬 돼지 YBD(요크셔·버크셔·듀록), 도토리 먹고 자란 이베리코까지 돼지에 스토리를 더해 돼지고기의 부가가치가 높아졌다.

한국에서는 유난히 외국에서 들여오는 상품에 스토리와 부가가치를 붙이는데, 왜 우리나라 고유 상품에는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만의 프리미엄 돼지고기는 없기 때문일까. 아니다. 한국 토종 돼지는 존재한다.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농가들은 생활비와 자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부업으로 토종돼지 몇 마리씩을 길렀다. 그러나 1970년부터는 외래종과 교배되면서 ‘토종’ 명맥이 한때 끊겼다.
대표적인 토종 돼지는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된 제주도 흑돼지다. 하지만 요크셔나 랜드레이스처럼 성장 속도가 빠르지 않다. 더구나 새끼도 많이 낳지 않아 생산성이 떨어지고 비싸다는 인식 때문에 수입육에 밀렸다. 하지만 최근에 한돈 산업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재래 돼지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개량 돼지가 등장했다. 대표적인 품종은 난축맛돈으로, 제주 흑돼지와 개량종인 랜드레이스를 교배해 경제성도 높이고 생산성과 맛의 수준도 급격히 높아졌다. 돼지고기 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근내지방도인데, 난축맛돈은 일반 돼지보다 근내지방도가 3배 이상 높아 구웠을 때 녹진한 치즈 맛이 난다. 제주시에 난축맛돈을 숙성한 돼지고기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다. 송민규 대표가 운영하는 ‘숙성도’는 고급스러운 외부 인테리어와 마치 카페 같은 실내 인테리어와 함께 독특한 설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치 해산물 전문점처럼 수조가 있는데, 진공팩에 돼지고기가 들어있고 1도 이하의 시원한 물 속에 잠겨있다. 냉수침지, 즉 워터에이징을 15일 한 뒤 드라이에이징을 15일 하여 교차숙성 한단다.

돼지고기는 참으로 이로운 동물이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돼지머리부터 살코기, 내장, 심지어 발까지 굽고, 찌고, 삶아서 버리는 부위조차 없다. 제주도 ‘낭푼밥상’은 김지순 명인이 만드는 제주도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인데, 몸국을 만드는 방식이 특이하다. 주방에 들어가보니 커다란 들통이 3개가 있는데 살코기, 뼈, 내장을 분리해서 끓이고 있었다. 어차피 국이기 때문에 나중엔 합쳐서 몸국의 육수를 만들지만, 굳이 분리해서 끓이는 이유는 각 재료마다 가지고 있는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육수 맛이 서로 달라 김지순 명인만의 특별한 비율로 육수를 낸다고 한다. 여기에 몸(모자반)을 넣어 보글보글 끓이면 굉장히 농축된 질감의 몸국이 완성된다. 제주 전통 조리법에 따라 소금은 많이 넣지 않아 다소 간이 심심한데, 절임 고추와 김치를 올려서 간을 맞춰 먹으면 두 숟가락만 떠 먹어도 몸에서 땀이 쭉 난다. 이름 그대로 몸에 양기를 가득 넣어주는 몸국이다.
김유경 푸드디렉터 foodie.angel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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