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보라, "부끄러움 없이" 당당한 배우의 길
[서울경제] “‘끼’도 없는데 부끄러움만 많은 성격이면, 배우가 아무 것도 못해요. ” 배우에게 제일 필요한 게 ‘당당한 자세’라고 말한 김보라는 “끼가 없어도 배우라면 자신감 넘치는 자세로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낯가림 보다는 부끄러움이 많은 편이다”고 고백한 김보라. 그는 “연기할 때 만큼은 김보라로 행동하는 게 아닌, 캐릭터로 행동하는 것이 때문에 좀 더 뻔뻔하게 해도 된다. ”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김보라의 성격을 죽이고 간다고 할까. 프레임 안에선 관객들이 나로 보는 게 아니라 인물로 보기 때문에 여기선 굳이 나처럼 행동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감을 다잡는다”고 전했다.

2004년 KBS 드라마 ‘웨딩’으로 데뷔한 김보라는 데뷔 15년차 배우다. 아역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실력을 쌓았다. 그동안 ‘정글피쉬2’, (2010), ‘못난이 송편’(2012), ‘용의자 X(2012), ’몬스터‘(2014), ’예쁜 남자(2013), ‘시간 이탈자’(2016), ‘보고싶다’(2016), ‘화려한 유혹’(2016), ‘부암동 복수자들’(2017), ‘그녀의 사생활’(2019) 등에 출연했다.
김보라란 이름이 대중들의 입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린 작품은 단연 ‘스카이 캐슬’이다. 갑작스런 높은 관심에 기쁜 마음도 있지만 불안한 마음도 공존했다. 그는 “포탈에서 김보라란 이름이 보이면 일단 스트레스부터 받는다”고 털어놨다.
“아역까지 시작해 벌써 15년 차인데 ‘SKY 캐슬’ 이후 너무 많은 주변 환경이 달라졌다.15년 동안 특별한 일 없이 잘 지내왔는데, 그 작품 이후 다양한 시선을 받는 게 사실 불안했다. 내가 직업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게 맞는 건데, 그게 처음 이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어디에 투정 부리기도 뭐했다. 언니와 많은 대화를 하면서 조금 나아지긴 했는데 온전히 나아진 건 아니다.”
배우라는 직업에 애착을 가진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김보라에게 전환점이 된 시기는 2017년 스물 세 살 때이다. 그는 ‘부암동 복수자’ 출연 확정 이전까지 모든 오디션에서 떨어지며, 자존감이 무너졌다고 했다.
“슬럼프라는 걸 잘 안 느끼는 편인데 스물 세 살에 그걸 느꼈다. 한창 오디션을 보고 미팅을 할 때인데, 정말 모든 오디션에서 떨어졌다. 성인도 됐고 해서 회사에서 마련한 오디션에서, 동안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다 떨어지니까 ‘내가 역할에 안 어울리나’ 걱정도 있고, ‘여기가 끝일까’란 생각에 마음도 급했다. 스스로 발전 가능성이 없나 하는 생각에 작아지기도 했다”


평소 독립영화와 단편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김보라는 지난 25일 개봉한 박주영 감독의 영화 ‘굿바이 썸머’에서도 고등학생 연기를 펼친다. 지난해 7월 오디션을 보고 ‘SKY캐슬’보다 먼저 촬영을 시작했다.
영화는 시한부 인생이지만 현재가 가장 중요한 고등학생 현재(정제원 분)와 다가올 미래가 더 고민인 수민(김보라 분)의 뜨거운 여름날을 담아냈다.
김보라는 수민에 대해, “수민은 앞으로의 미래, 즉 졸업하고 나서의 미래 및 언젠가 일어날 나머지 일들을 준비하면서 사는 아이이다”고 캐릭터에 대해 소개했다. 수민은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한 현재에게 “난 뭐가 중요한지 알거든, 너도 알았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남긴다. 현재와 수민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각각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수민이의 눈엔 현재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김보라는 “주인공 남녀의 꽁냥 꽁냥한 연애와 로맨스를 기대하신 분이라면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아서 더 현실적인 영화로 다가온다”고 평했다.


배우 김보라의 바람은 “사람들에게 극 중 역할의 이름으로 불리고 싶은 것”이다.
“작품으로서 저를 봐줬으면 한다. 저도 당연히 작품을 통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무언가를 배우고 있는 과정이다. 작품으로 인식된 이미지를 또 다른 작품으로 깰 수 있다는 걸 ‘그녀의 사생활’을 통해 느꼈다. 그 전엔 내가 모르고 있었던 부분이다. 그동안 ‘내가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구나’란 생각에 기쁘다. 평범한 인간 김보라로서의 삶은 잔잔하게 지나갔으면 좋겠다.”
[사진=양문숙 기자, 인디스토리]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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