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렌딩 허브차로 손색없는 수정과 [허브에세이]

2019. 12. 1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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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과는 계피와 생강을 달인 물에 설탕이나 꿀을 넣어 먹는다. 흔히 차갑게 즐기지만 따뜻하게 마신다면 블렌딩 티가 된다.

요즘 카페의 메뉴를 살펴보면 다양한 허브티가 많다. 카모마일·페퍼민트·루이보스 등 단일 재료로 만든 것도 있고, 여러 가지를 섞어 새로운 맛을 내는 혼합 블렌딩 차도 생겼다. ‘아프리카의 일출’이라는 차의 경우 정말 해가 떠오르듯 밝은 주황색에 바닐라와 오렌지를 배합한 향이 이색적이다.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블렌딩 허브차가 있을까. 이 질문에는 바로 ‘수정과’라고 답할 수 있다.

수정과는 한국의 전통차로 잘게 다진 생강과 계핏가루를 달인 물을 식힌 뒤 곶감을 넣고 설탕이나 꿀로 단맛을 낸다. 흔히 잣을 띄워 차갑게 마신다./경향신문 자료사진
수정과는 계피와 생강을 달인 물에 설탕이나 꿀을 넣어 먹는다. 흔히 차갑게 즐기지만 따뜻하게 마신다면 위와 같은 블렌딩 티가 된다. 계피(桂皮)는 녹나뭇과에 속한 상록교목인 육계의 수피로 8~10월 사이에 채취해 음지에서 건조한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아주 뜨겁고 맛은 달고 매우며 독이 조금 있다. 속을 따뜻하게 하고, 혈맥을 통하게 하며, 간기와 폐기가 잘 통하게 한다”고 되어 있다.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대표적인 약재 중 하나다.

계피나무는 그 부위를 다양하게 나누어 효능별로 사용한다. ‘계심(桂心)’은 겉껍질을 긁어낸 다음 그 밑층에 있는 매운맛을 가진 부분이다. 〈동의보감〉은 계심을 두고 “어혈(타박상 따위로 살 속에 맺힌 피)을 깨뜨리고 복통 중에 냉기가 스며든 것을 치료한다. 눈을 밝게 하며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한다”고 소개한다. 파열된 근육이나 부러진 뼈를 잘 이어주고 새살이 돋게 하는 등 다양한 증상에 활용된다.

‘계지(桂支)’는 육계나무의 어린 가지로 나뭇가지의 껍질을 쓴다. 양기를 좋게 해 등과 목, 피부의 한기를 잘 막아준다. 이밖에 ‘유계(柳桂)’라 하여 아주 가느다란 가지에서 뻗어나온 어린 가지도 구분을 한다. 어깨와 팔의 양기를 잘 보하고 머리와 눈을 치료할 때 많이 사용된다.

생강(生薑)은 생강과에 속한 다년생 초본인 생강의 뿌리줄기로 가을에 채취한다. 〈동의보감〉에 구체적 활용법이 나온다. 성질이 약간 따뜻하고 맛은 맵고 독이 없는데 오장에 들어가서 담을 삭이며, 기를 내려서 구토·딸꾹질·천식 등을 멎게 한다. 성질이 따뜻하지만 껍질은 차갑기 때문에 열만 필요하다면 껍질을 버리고, 냉한 성질도 필요하다면 껍질째 쓴다.

권혜진 원장
한의원에서는 ‘건강(乾薑)’이라 하여 생강 말린 것과 생강을 구분해서 사용한다. 건강은 오장육부의 기능을 활발히 하며, 사지 관절의 혈액순환을 원활히 시켜 풍한습(風寒濕)으로 저린 증상에 효과가 좋다. 구토하고 설사하는 곽란증을 치료하고 비위를 따뜻하게 해 오랜 체기를 없애준다. 껍질 하나로도 세심하게 그 효능을 구분하는데 ‘백강(白薑)’이라 하여 껍질을 벗기고 말린 것은 폐와 위장의 찬 기운을 내친다고 나온다.

이렇듯 수정과는 따뜻하게 양기를 올려주어 한기를 막아주는 약들로 구성된 훌륭한 블렌딩 허브차다. 아랫배가 차갑고 아프며 몸살 초기처럼 으슬으슬 추울 때 따뜻한 수정과를 진하게 먹으면 거의 쌍화탕과 비슷한 효능을 낼 수 있다.

권혜진 청효대동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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