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야 산다 올려야 뜬다 '유튜브 스타' 꿈꾸는 변호사들 [S 스토리]

법률 상담은 물론 빵 굽기에 시사평론, 운동법 소개, 먹방까지….
요즘 변호사들이 심상치 않다. 너도나도 유튜브로 뛰어들어 각자의 넘치는 끼를 여봐란듯이 발산하며 법조계의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많게는 구독자 수십만명을 확보한 변호사들은 이제 자신만의 콘텐츠로 시청자들한테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가 되고 있다. ‘자기 PR’의 시대에서 변호사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보여주는 새로운 모습이다.
◆동네 형처럼 다가가는 변호사 유튜버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호사업계 내에서는 유튜브 채널을 직접 운영하며 비법조인들과 소통 기회를 늘리려는 변호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징은 기존 방송 프로그램에서 분쟁이 벌어진 상황을 두고 변호사가 패널로 출연해 법률 조언을 해주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콘텐츠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끈다는 점이다. 아침에 사무실로 출근해 일하고, 커피숍에 가 차를 마시는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비디오+블로그)가 대표적이다. 별다른 대사가 없는데도 이 영상을 시청하는 구독자가 12만명을 웃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자신의 복근을 드러낸 사진을 내건 채널을 운영하며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운동법을 소개한다. 빵 굽는 데 재미를 붙인 변호사는 직접 반죽을 하고 빵을 굽는 것도 모자라 프랑스의 요리학교를 직접 찾아가 제빵 기술을 배워오기까지 한다.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들의 주요 활동무대는 법정이지만, 화면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날 때만큼은 동네 형, 오빠, 누나, 동생처럼 친근감이 느껴진다는 반응이다. 한 시청자는 미용실에서 머리 손질을 하는 모습을 올린 변호사한테 “진짜 제가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머리 밝게 염색하거나 탈색 그런 게 되느냐”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요즘 동료 변호사들과 유튜브를 하려고 한창 구상 중이라고 한다. 그는 “지금 논의 중인 건 판례를 겉핥기식으로 다루는 게 아니라, 재밌는 판례를 찾아서 그걸 잘못됐다고 비판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래야만 이용자들이 본다”면서 “검사나 판사도 다 비판하는 식”이라고 했다.


◆바쁜 업무·사생활 공개 부담은 ‘장벽’
물론 모든 변호사가 유튜브에 자신감 있게 뛰어드는 건 아니다. 법률지식을 소개하는 채널을 운영 중인 박일환 전 대법관처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법학전문대학원 출신이 대부분이다. 사법고시 출신인 기성 변호사들의 경우 기존의 경직된 법조계 분위기에 익숙해 자신 있게 나서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는 성격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고 한다.
유튜브 채널 ‘빵변TV’를 운영하는 법무법인 참 이동구 변호사는 “주변 변호사들한테 유튜브를 같이 하자고 권유했는데 다들 어려워하더라. 잘 진척이 안 된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자기 생활을 공개하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고, 촬영이나 편집하는 걸 어려워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본업으로 바쁘다 보니 선뜻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변호사시험을 같이 준비한 친구와 채널 ‘어쩌다변호사’를 운영하는 법무법인 정진 황귀빈 변호사는 “촬영에 드는 시간은 준비시간을 포함해 3, 4시간은 된다”면서 “편집하는 데도 보통 20시간 이상 든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본업이 우선이다 보니 업무가 많을 때는 촬영을 못 할 때도 많다”고 했다. 그나마 편집은 지인의 도움을 받아 부담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황 변호사는 “평소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되는 법률지식을 소개하면 시청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며 “이런 점에서 순기능을 할 수 있다고 봐서 기획했고, 어느 정도 수요도 있는 걸 보니 (시청자들이) 만족을 해준 것 같다”고 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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