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쏟아지는 해운대, 특급호텔 전쟁 임박
위기의식 느낀 해운대 호텔들
고급화로 생존전략 모색 나서
노보텔부산·웨스틴조선호텔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 착수
롯데 시그니엘은 부산 첫 6성

19일 부산 호텔업계에 따르면 1996년 문을 연 그랜드호텔은 올 연말까지만 영업을 하기로 했다. 호텔 측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경쟁 업체의 등장에 따른 공급 과잉 등으로 인해 부단한 경영 개선에도 더 이상 경영을 정상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올 12월 31일자로 폐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랜드호텔 측은 경영난을 폐업 이유로 밝혔지만 지난 2월 호텔 수영장 사망사고, 직원 성추행 의혹 등의 악재와 이로 인한 노사갈등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래된 호텔들은 잇따라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시설 노후와 경영난으로 한때 특급호텔 위상을 내려놓을 위기에 처했던 노보텔부산은 올해 초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갔다. 노보텔부산은 연면적 약 4만㎡에 330실이 있는 특급호텔이다. 1988년 '부산 하얏트 리젠시'로 처음 문을 연 후 '부산 메리어트 호텔'을 거쳐 2006년부터는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으로 운영됐다. 지난해 9월 1500억원을 투입해 노보텔부산을 인수한 파인스트리트자산운용은 올 초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내년 7월께 신세계조선호텔로 다시 문을 열 계획이다. 이 호텔은 신세계조선호텔 독자 브랜드로 5성급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동백섬에 있는 부산웨스틴조선호텔도 내년에 전체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다. 1978년 개관한 뒤 2005년 리모델링 이후 14년 이상 지나면서 시설 개·보수 시점이 됐다는 평가다. 개관 40년이 넘은 이 호텔은 기존 290실인 객실 규모를 반으로 줄이는 대신 하이엔드급 호텔로 고급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운대해수욕장 끝자락에 짓고 있는 엘시티에 들어설 롯데 시그니엘 호텔은 해운대 호텔업계에 본격적인 럭셔리 경쟁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럭셔리 브랜드를 표방하는 롯데 시그니엘은 '6성급 호텔'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고 있다. 엘시티 랜드마크타워 3~19층에 들어서는 롯데 시그니엘은 총 260실 규모 최고급 호텔로 개관할 계획이다. 호텔 전 객실에 발코니를 설치해 탁 트인 바다 조망을 누릴 수 있게 하고 객실도 일반적인 객실보다 넓게 설계했다. 이 호텔은 서울 잠실에 오픈한 시그니엘 호텔에 이은 롯데호텔의 국내 두 번째 6성급 관광호텔이 된다.
이에 앞서 파라다이스호텔은 4년간 700억원을 투자해 객실부터 연회장까지 모두 다 바꾸는 등 대규모 리모델링을 거쳐 2017년 새롭게 태어났다.
이런 럭셔리 경쟁에 불을 지핀 것은 2017년 7월 기장군에 들어선 아난티 코브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기장군 기장읍 해안로에 문을 연 아난티 코브는 1㎞가 넘는 해안가를 따라 약 7만6033㎡(2만3000평) 규모의 대지 위에 들어섰다. 아난티가 위탁운영을 맡긴 호텔 '힐튼 부산'과 회원제 리조트인 '아난티 펜트하우스', 15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모인 복합공간 '아난티 타운'이 한데 모여 있다.
이 밖에 6612㎡ 규모의 온천 시설 '워터하우스', 1653㎡ 규모의 대형 서점 '이터널 저니', 야외 공연장과 해변 산책로가 아난티 코브를 이루고 있다. 아난티 코브 내부에서 숙박부터 휴식, 쇼핑, 식사까지 모두 누릴 수 있는 공간이어서 연간 1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고 있다고 아난티 측은 밝혔다.
아난티 코브 내에 있는 호텔 힐튼부산은 확실한 정체성으로 평균 80% 이상의 객실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성수기 때는 해운대 호텔에 비해 높은 가격대임에도 불구하고 만실 행진을 이어가며 호텔업계에서 이례적으로 오픈 첫해 흑자를 기록하는 등 해운대 일대 호텔들의 경쟁을 가속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호텔들의 고급화 경쟁에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특급호텔을 더욱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해운대 일대 특급호텔들은 가족 중심의 '호캉스' 수요가 늘면서 주말이나 연휴에 만실에 가까울 정도로 높은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지난해 특급호텔에서 쓴 비용은 약 591억원으로 전년보다 29% 늘었다. 내국인들도 특급호텔에서 519억원가량을 써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숙박업에 지출하는 비용 중 42%를 특급호텔에 쓰는 셈이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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