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경찰청 직원, 흉기 휘둘러 동료 4명 살해
파리의 경찰 본부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사무실 내에서 흉기를 휘둘러 경찰 셋과 사무직 직원 한 명을 살해했다.
범인은 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범인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목격자들은 당시 현장이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건물을 빠져나가는 등 공황 상태였다고 표현했다. 현장은 봉쇄됐다.
이 범행은 경찰에 대한 폭력의 증가에 반대하며 경찰들이 프랑스 전역에서 파업을 시작한 다음 날 벌어졌다.
파리 경찰은 이를 살인으로 규정하고 수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범행의 동기는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경찰노조 관계자는 범인이 직장 내 분쟁에 연루됐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무슨 일이 벌어졌나?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13시(한국시간 3일 20시)경 범인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 자신의 사무실로 곧바로 향했고 거기서 칼로 동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두 곳의 사무실에서 세 명을 찌른 후 계단에서 여성 두 명을 공격했고 건물 내부의 중정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 사건으로 세 명의 남성과 여성 한 명이 사망했다고 검사 레미 헤이츠는 기자들에게 말했다.
다섯 번째 피해자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사건이 발생한 경찰 본부는 노트르담 성당을 비롯한 주요 관광지 근처에 위치했다.
"경찰들이 공황 상태에서 뛰어다니고 있었어요." 당시 현장 건물 중정에 있었던 한 목격자는 일간지 르파리지앵에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장관 모두 현장을 찾았다.
분석: 휴 쇼필드, 파리 특파원
"기다려봐요. 조만간 경찰에게 진짜 비극의 날이 올 겁니다."
지난 2일 파리에서 열린 대규모 경찰 집회에서 한 경관이 BBC에 한 말이다. 우려스러울 정도로 증가하고 있는 경찰의 자살률 때문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열린 집회였다. 그는 다음날 동료 네 명이 또 다른 동료의 칼에 찔려 죽을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범인의 동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건 사실이다.
표면적으로 볼 때 그는 사무직 노동자였다. 경찰들이 매일 거리에서 받는 스트레스와는 관련이 없었다. 한 경찰 노조원은 이런 살해 사건이 공장이든 병원이든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내에서 벌어진 것은 그저 우연이라는 것이다.
프랑스의 신뢰도 있는 두 매체에서는 이날 저녁 범인이 최근 이슬람으로 개종했었다고 보도했다. 그것이 사실일까? 그게 연관이 있을까? 우리는 기다려봐야 한다.
범인은 누구인가?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그는 파리 경찰청에서 16년간 근무한 45세의 IT 전문가라 한다.
관계자들은 그가 경찰청 정보과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했다.
카스타네르 장관은 범인에게서 어떠한 이상 징후가 없었다고 하면서 "표면적으로 그는 모범적인 직원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파리 북부에 있는 범인의 집을 수색했고 그의 부인을 구류했다. 그러나 파리 검찰은 범인의 아내가 기소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경찰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범인은 그의 상사와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이게 테러 행위라고 생각진 않아요." 범인을 개인적으로 알고 있던 관계자는 프랑스인포 라디오에 말했다.
범행은 경찰이 지난 2일 전국적으로 파업을 벌인 후 발생했다. 수천 명의 경관들이 노동시간, 부족한 자원, 그리고 논란이 되고 있는 연금 개혁에 반대하며 파리에서 집회를 벌였다.
경찰 노조는 올해 들어 50명 이상의 경관들이 자살했다고 한다.
노조는 노동조건의 악화와 경찰에 대한 폭력의 증가가 그 원인이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