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강남건물 산 100억원 수입? 키즈유튜버의 명과 암(종합)

[뉴스엔 박수인 기자]

키즈 유튜버의 명과 암이 공개됐다.

8월 3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키즈 유튜버의 세계를 파헤쳤다.

지난 여름 강남 중심가에 위치한 약 100억 원의 건물을 매입한 사람은 한 6살 유튜버가 속한 가족회사였다. 어린이들의 사생활을 다룬 일명 '키즈 유튜버'가 100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는 것.

얼마 전 건물을 산 유튜브 채널은 세이브더칠드런으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당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측은 "도로 위에서 아이가 장난감 차로 아빠 차를 끌거나 보호자의 지갑에서 돈을 훔치는 상황을 연출하는 영상이 공개돼 2017년 9월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 유튜버는 아동학대와 관련 상담과 교육을 이수하라는 처분을 받았으나 이후 구독자수는 갈수록 늘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유튜브 수익 구조를 알아보기 위해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유튜버들을 만났다.

130만 구독자를 보유 중인 유명 유튜버 버블디아는 "보스턴대를 졸업하고 브로드웨이 입성했지만 동양인이다보니 역할에 한계가 있었다"며 "(한 달 200만원에서 3천만 원 기준) 중간에서 조금 위 정도이다. 유튜브를 처음 시작할 때는 돈 벌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세계 유튜버 소득 순위를 분석한 결과, 소셜 블레이드 대표는 10위 중 3개 채널이 키즈 채널이다고 밝혔다. 건물을 산 키즈 채널은 세계 24위에 랭크돼있었다.

지난해 미국 포브스지에 따르면 미국 내 소득 1위 유튜버는 7살 소년 라이언이었다. 라이언이 1년간 벌어들인 수익은 약 240억 원. 유독 키즈 채널이 고수익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유튜브 강의 콘텐츠 제작자는 "아이들은 봤던 걸 또 본다. 또 광고를 스킵하지 않는다. 광고를 30초 이상 봐야 수익이 나는 구조인데 아이들은 스킵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고수익 이유를 추측했다.

키즈 유튜브 운영 부모는 "4천 시간, 구독자 1천 명이 목표였다. 유튜브가 시청 시간 4천 시간을 도달하고 구독자 천 명 넘은 유튜버들을 심사 해서 광고를 붙여주는 거다"며 "광고 붙은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부끄럽지만 4달러를 벌었다. 도박 같은 거다. 조금만 더 하면 터질 것 같은데 하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수익이 나지 않았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강남에 건물을 산 키즈 유튜버의 구독자 1천만 돌파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1등 채널만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유튜브 강의 콘텐츠 제작자는 "키즈 채널에서는 아이들이 관심가질만한 장난감을 먼저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영상 편집에서 비는 구간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1등 키즈 채널 분석 결과,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이 아니라 화려한 소품과 배경, 효과음의 영향이 컸다. 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아이들이 종합선물세트의 예능프로그램의 성격을 가진 영상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키즈 유튜버 운영 부모는 1등 키즈 채널에 대해 "국외에서 잘 되는 섬네일을 카피해서 쓰는 경우가 많았다. 채널이 인기를 끈 지갑에서 돈 꺼내기 등이 나쁜 아이들 콘셉트인데 외국에서 먼저 시작했었고 인기가 많았다"고 제보했다.

알고 보니 1등 키즈 채널은 러시아의 키즈 채널과 똑같은 연출 기법, 편집 방식을 갖고 있었다. 러시아 키즈 채널에 콘텐츠가 올라오면 몇 주 후, 몇 달 후 그대로 베껴 올라오는 식이었다.

미국 애리조나주 한 키즈 채널 운영 유튜버는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됐다. 해당 채널은 구독자 70만명, 조회수 2억이 넘는 인기 채널이었으나 출연하는 아이들을 상대로 학대를 행한 것. 경찰은 "아이들을 때리고 굶기고 처벌을 하고 있다고 했다. 연기를 못하면 생식기에 후추 스프레이를 뿌렸다고 한다"고 충격적인 사실을 밝혔다.

한국에서는 이런 학대가 없는 걸까. 한 유명 키즈 유튜브 제작참여자는 "아이가 '난 촬영 재밌게 한 적 없어'라고 말했다. 부모가 아이에게 '이거 하라'는 얘기를 제일 많이 한다. 아이의 의지는 없는 거다. 집이 바뀌고 차가 바뀌니까 이걸 놓을 수 없는 거다. 부모들은 하나 같이 '애가 싫어하면 하지 말아야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아이가 7천만원을 벌어온다고 생각해보라. 집안의 기둥이 되는 것"이라고 제보했다.

이와 관련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해당 유튜버 채널과 연락을 취했으나 부모에게서는 어떠한 답변도 오지 않았다.

한 아동 권리 보호 전문가는 "아이들이 좋아하면 꿩 먹고 알 먹고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텐데 실제 영상을 많이 뜯어보면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놀이를 하고 있지 않다. 놀이보다는 노동에 가깝다. 아이가 싫어할 때 멈출 수 있을지 물음표를 던져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뉴스엔 박수인 abc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