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장관 임명 35일 만에 전격 사퇴

오경묵 기자 입력 2019. 10. 14. 14:01 수정 2019. 10. 1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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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퇴]
'검찰개혁' 발표 3시간만에 돌연 사퇴...취임 35일만
"생각지도 못한 일 벌어져…국민과 젊은이들에게 미안"
"가족 일로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되면 안된다고 판단"
"온 가족 만신창이…그저 곁에서 위로하며 감내하겠다"

조국 법무장관이 14일 오전 검찰 특수부 축소를 골자로 한 검찰개혁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조 장관은 이 발표 이후 3시간여만에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뉴시스

조국(54) 법무장관이 14일 오후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달 9일 취임 이후 35일 만이며, 이날 오전 검찰 특수부 축소·폐지를 골자로 한 검찰개혁 방안을 직접 발표한 지 3시간여 만이다. 조 장관은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며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사퇴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에서 조 장관은 "저는 오늘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는다"며 "더는 제 가족 일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라며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기초한 수사구조 개혁’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 등은 오랜 소신이었다"고 했다.

조 장관은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법무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 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고,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8일 장관 취임 한 달을 맞아 11가지 ‘신속추진 검찰개혁 과제’를 발표했다"며 "당정청이 힘을 합해 검찰개혁 작업을 기필코 완수해 주시리라 믿는다. 이제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역사적 과제가 됐다"고 했다. 이어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이라며 "국민들께서는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며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뜻과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며 "저보다 더 다치고 상처 입은 가족들을 더 이상 알아서 각자 견디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그는 "특히 원래 건강이 몹시 나쁜 아내는 하루하루 아슬아슬하게 지탱하고 있다"며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가족들이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그저 곁에서 가족의 온기로 이 고통을 함께 감내하는 것이 자연인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불쏘시개로서) 저의 쓰임은 다 했다. 이제 저는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간다"면서 "허허벌판에서도 검찰개혁의 목표를 잊지 않고 시민들의 마음과 함께 하겠다"라고 했다.

조국 법무장관이 지난달 9일 법무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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