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에 눈멀어 안전 팔아넘긴 엘리베이터 대기업 4곳 적발(종합)

최정훈 2019. 12. 1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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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유지관리 업무 불법 하도급한 승강기 대기업 4개사 적발
연간 2만 5000건에 달하는 엘리베이터 사고 원인, 불법 하도급 지목
하도급 숨기고 업무 떠넘겨..매출은 전부 대기업이 챙겨
불법 하도급에 안전 허술..승강기 사고로 작업자 37명 숨져
행정안전부 조상명 생활안전정책관이 1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 2청사에서 ‘승강기 대기업 4개사 불법 하도급 적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현대엘리베이터 등 승강기 4개 대기업이 6년 동안 엘리베이터 안전을 위한 유지관리 업무를 불법적으로 하도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간 2만 5000건이 넘는 엘리베이터 갇힘 사고가 발생하고 37명이 사망한 것도 이들 기업의 유지관리 행태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들 기업의 승강기 사고로 5년 동안 업체 직원 17명이 사망했는데 이 중 16명이 하도급 업체 직원이었다.

◇현대엘리베이터 등 4개 업체, 유지관리 업무 불법 하도급 적발

행정안전부는 10일 오전 정부세종2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승강기 유지관리 업무의 하도급 제한 규정을 위반한 승강기 대기업 4개사에 대해 형사고발 등 엄중 처분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적발된 대기업은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주) △현대엘리베이터(주) △오티스엘리베이터(유) △한국미쓰비시엘리베이터(주) 등 4개사로 엘리베이터 설치 시장의 83.5%, 유지관리 시장의 56.3%를 차지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관련 사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갇힘 등 사고는 △2015년 1만 5716건 △2016년 2만 481건 △2017년 2만 4041건으로 꾸준히 늘다가 지난해에는 2만 7584건까지 도달했다. 또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1주 이상 입원하거나 3주 이상 통원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발생한 사고도 2015년부터 올해 9월까지 206건, 사망자도 20명에 달했다.

이처럼 엘리베이터 관련 안전사고가 빈발하게 된 원인이 승강기 대기업이 유지관리를 불법 하도급하면서 유지관리 업무 부실 이어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지난 2013년 개정된 발주자가 서면으로 동의한 경우에 한해서만 50% 이하의 업무만 하도급할 수 있는 규정을 피하고자 이 같은 불법을 저질렀다는 설명이다.

승강기 대기업 4개사는 하도급을 숨기기 위해 공동수급협정서를 작성했지만 실제로는 중소 협력업체에 유지관리 업무를 전부 떠넘겼다. 게다가 협정서 상에서 매출을 공동 배분해야 하지만 실제론 대기업이 매출을 챙긴 뒤 25~40%를 뗀 금액을 하도급 업체에 대가로 지급했다. 그 과정에서 업무지시와 실적관리 등은 유지해 불법 하도급을 이어나갔다.

조상명 행안부 생활안전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기업이 협력업체들과 작성한 공동수급협정서는 하도급 제한 규정 위반을 피하기 위한 명목상의 계약서에 불과했다”며 “내부관계에서는 실질적으로 하도급 계약이 체결돼 승강기 유지관리 업무가 처리된 것으로 결론냈다”고 설명했다.

자료=행정안전부 제공
◇안전 허술 엘리베이터 전국 20만대…“4개 기업 형사고발”

승강기 대기업이 불법 하도급을 맡긴 자사 엘리베이터는 현대엘리베이터가 9만 250대(60%)로 가장 많았고 △티센크루프 5만 8232대(68%) △오티스 4만 1734대(38%) △미쓰비시 4516대(20%) 순이었다. 특히 불법 하도급을 받은 협력업체 직원들은 사고에도 취약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이들 4개 업체에서 승강기 작업 도중 사망한 직원은 17명이었는데 이 중 16명이 하도급 업체 직원인 것으로 나타나 위험의 외주화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행안부는 이들 4개 업체를 이날 중으로 형사고발하고 등록취소에 달하는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하도급 제한 규정을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또 승강기 유지관리업 등록이 취소되거나 6개월 이하의 사업정지 또는 1억원 이하의 과징금 등 행정처분도 받게 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 2016년에도 조사에 나섰지만 당시 협력업체에서 불이익이 두려워 제대로 고발하지 못했고 계속해서 사고가 반복되면서 이번에 제대로 조사할 수 있었다”며 “특정 업체의 경우 유지관리 업무의 하도급을 개선하면 연 17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앓는 소리도 하지만 불법 행위 방지를 위해 강력한 처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다만 등록취소 행정처분을 해도 법원에 처분조정신청 등을 통해 과징금 등 다른 형태로 변경해서 처분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조 생활안전정책관도 “승강기 안전관리는 국민의 일상생활 속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실태조사에서 편법·탈법적 위법행위가 적발된 이상, 규정에 따라 원칙적으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정훈 (hoonis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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