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VS 콘티넨탈, SUV 타이어 비교..빗길 실력 다르다

사실 큰 기대는 안 했다. 주요 타이어 회사 비슷한 등급 타이어끼리 비교는 그 차이가 크지 않으리라 생각해서다. 그러나 달랐다. 빗길 위에서 실력이 눈에 띄게 나뉘었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미쉐린, 윤지수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 SUV(왼쪽)와 콘티넨탈 콘티스포츠콘택트 5 SUV(오른쪽)

타이어 비교 실험 선수 소개부터. 홍코너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 SUV, 청코너는 콘티넨탈 콘티스포츠콘택트 5 SUV다. 고성능 SUV를 겨냥한 브랜드 최고급 타이어끼리 비교다. 그러나 공정하진 않다. 대회 주최자가 미쉐린이다. 미쉐린이 매년 개최하는 트랙 행사 ‘미쉐린 패션 익스피리언스 2019’에서 두 타이어를 만났다.

사실상 콘티넨탈은 미쉐린 타이어 성능 자랑을 위한 희생양이었던 셈. 승자는 이미 정해졌다. 미쉐린이 언론 공개 전 이미 수차례 사전 검증을 했을 테니 말이다. 다만 그 차이가 얼마나 또렷할지 궁금했다.

출발 전 도열한 BMW X3. 비교 실험 무대는 말레이시아 세팡 F1 인터내셔널 서킷이다

실험용 차는 BMW X3 30i, 코스는 급제동, 슬라롬, 빗길 제동, 빗길 슬라롬까지 총 네 가지다. 재밌는 사실은 빗길 주행 상황만 비교한다는 점이다. 미쉐린의 젖은 노면 실력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반면, 마른 노면에서의 비교 실험은 없었다.

가장 흥미로워 보이던 빗길 슬라롬을 찾았다. 젖은 노면에서 시속 60㎞로 콘과 콘 사이를 통과하는 구간이다. 시작은 콘티넨탈부터. 인스트럭터가 시속 60㎞로 속도 제한 기능을 켜준다. 덕분에 맘 놓고 60㎞/h로 첫 번째 콘 진입. 이때까진 괜찮았다. 그런데 두 번째 콘을 넘어서자 앞바퀴가 밀려나며 차체자세제어장치가 부리나케 개입한다. 옆에서 인스트럭터가 “슬로, 슬로”를 외친다. ‘아니, 60㎞로 달리라며...’

이어 미쉐린 타이어 신은 X3에 올랐다. 그런데 상황이 좀 다르다. 인스트럭터가 거만한 표정으로 속도 제한 풀더니 70㎞/h로 자유롭게 달려보란다. ‘그래 한번 달려보자.’ 훨씬 빠른 속도로 콘과 콘 사이로 진입하는데 웬걸, 미끄러짐 하나 없다. 같은 노면인데 마치 마른 노면처럼 바닥을 튼튼히 붙든다. 더 빠른 속도로 콘과 콘 사이를 헤집는데도 X3는 미끄러지지 않았다.

콘티넨탈 콘티스포츠콘택트 5 SUV 타이어. 여러 매체 비교 실험에서 1등을 차지해온 실력파 타이어다

‘혹시 꼼수 부리진 않았을까?’ 서있는 콘티넨탈 타이어로 달려가 타이어 마모 상태를 확인했지만, 거의 새 타이어였다. 콘티스포츠콘택트 5 SUV 타이어는 수많은 실험에서 1등을 거머쥐며 젖은 노면 주행 실력을 입증한 실력파 타이어다. 결코 만만해서 붙인 상대가 아니다.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 SUV는 안쪽과 바깥면을 나누어 각기 다른 노면에 대응한다

꼼수가 있다면 파일럿 스포츠 4 SUV에 들어간 독특한 기술이 아닐까. 타이어를 좌우로 나누어 안쪽은 젖은 노면에, 바깥쪽은 마른 노면에 최적화했다. 특히 안쪽은 특수 실리카와 엘라스토머(탄성적인 플라스틱 소재)를 섞어 만들어 젖은 노면을 든든히 붙든다.

젖은 노면 제동에서는 그 차이를 숫자로 확인할 수 있었다. 실험 방식은 두 타이어로 번갈아가며 빗길 위를 시속 85㎞로 달리다가 급제동하는 식이다. 콘티넨탈부터 해보니 정지까지 30.8m가 걸렸다. 미쉐린은? 체감부터 제동이 더 격한 가운데, 계측기에 26.7m 결과가 떴다. 똑같은 주행 상황에서 파일럿 스포츠 4 SUV가 4.1m를 아꼈다.

그렇다면 마른 노면에서는 어떨까. 기본적으로 파일럿 스포츠 4 SUV는 우리가 ‘써머타이어’라고 부르는 고성능 타이어다. 마른 노면에서는 연속적인 급제동에서도, 슬라롬 테스트에서도 끈끈하게 도로를 붙들었다. 비록 콘티넨탈과의 직접적인 비교는 없었지만.

특히 파일럿 스포츠 4 SUV는 선회 시 쏠리는 무게를 버티는 능력이 좋다. 바깥 두 줄 패턴을 사선으로 만들고 방탄조끼에 들어가는 튼튼한 ‘아라미드’ 섬유와 나일론으로 엮은 내부 벨트를 넣어 보다 탄력적으로 쏠림에 대응한다. 그 특성을 이해하고 자신 있게 콘 사이로 차를 던졌더니, 같은 실험 조 안에서 가장 빠른 짐카나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 SUV와 콘티넨탈 콘티스포츠콘택트 5 SUV 비교 실험. 사실 미쉐린이 준비한 행사인 만큼, 파일럿 스포츠 4 SUV가 잘나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젖은 길 주행 성능은 무척 놀랍다. 마치 빙판길 위에서 사계절 타이어와 겨울용 타이어 차이가 떠오를 정도. 지난해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최신 타이어인 만큼 확실히 앞선 성능을 엿볼 수 있었다.

미쉐린 패션 익스피리언스 2019에서는 포뮬러 경주차를 직접 타볼 수 있었다

한편, 말레이시아 세팡 F1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미쉐린 패션 익스피리언스 2019에서는 SUV 타이어 비교 실험 외에도 슬릭타이어 신은 포뮬러 경주차 트랙 주행, 오프로드타이어 신은 포드 레인저 오프로드 주행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었다. 관련 내용은 <로드테스트>가 앞서 발행한 기사로 확인할 수 있다.


<미쉐린 패션 익스피리언스 포뮬러 경주차 시승기>

<미쉐린 패션 익스피리언스 포드 레인저 오프로드 시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