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셀카 수백회 공유된 채 방치됐던 인스타그램

이혜림 인턴기자 2019. 7. 2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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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진학을 앞두고 콘서트를 보러 갔다가 면식범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은 17세 소녀의 시신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 무분별하게 퍼졌다. 끔찍한 사진을 무분별하게 공유한 일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윤리 의식과 사진 유포를 막지 못한 거대 IT 회사들의 관리 소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피해자 비앙카 데빈스. /인스타그램

미국 뉴욕주 유티카에 거주했던 비앙카 데빈스(17)는 지난 13일 뉴욕 퀸즈에서 진행된 콘서트를 보러갔다가 동행이었던 브랜든 클라크(남·21)의 손에 살해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7일 클라크가 올린 데빈스의 시신 사진이 소셜미디어 상에서 20시간 이상 폭발적으로 공유됐으며, 이후 사용자들의 삭제 요청이 쇄도함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데빈스의 시신 사진을 처음 올린 이는 살인 용의자이자 데빈스의 지인 혹은 남자친구로 알려진 클라크였다. 클라크는 사건 다음날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옥이 시작된다. 이건 구원이야", "이게 네 인생이야, 최후에 다다르고 있어"라는 글을 썼다. 이어 피 흘리는 시신 상반신을 흐릿하게 처리한 사진을 올리며 "미안해 비앙카"라고 썼다. 가디언에 따르면 경찰이 클라크의 집에 들이닥쳤을 때 그는 방수포로 덮인 비앙카의 시신을 배경 삼아 셀카를 찍고 있었다.

해당 사진은 인스타그램 측이 클라크의 계정을 삭제하기 전까지 20시간 이상 온라인 상에서 방치됐다. 비앙카 측은 해당 사진이 수백 회 이상 공유됐으며, 이후 이용자들의 삭제 요청이 쇄도했음에도 인스타그램 측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중문화 전문지 롤링스톤즈는 "유해 게시물을 식별하는 인스타그램의 알고리즘을 피하기 위해 사진을 편집해 올리는 사용자도 있었다. 물론 이들의 윤리의식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결국 인스타그램의 필터링 시스템이 미흡했다"고 했다.

또 클라크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범행 사진을 보내달라며 댓글을 단 사용자들과 비앙카의 시신 사진을 패러디해 판매하겠다는 사용자들도 나타났다. 역설적으로 비앙카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2000명 안팎에서 살해된 뒤 16만명 이상으로 늘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또한 "우리는 살인 사건이 끊임없이 공유될 뿐 아니라 이에 대해 아무런 심각성을 느끼지 않는 소셜미디어 환경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비앙카의 죽음을 애도하는 게시물. /인스타그램

하지만 비앙카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과 무분별한 사진 공유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일부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은 ‘#비앙카를위해핑크로(PinkForBianca)’ 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비앙카의 고양이 사진을 올리며 그녀를 위로했다.

살인 용의자인 클라크는 검거 이후 목을 흉기로 찌르는 자해를 했지만 응급 수술을 받고 다음날 2급 살인죄로 검찰에 기소됐다. 경찰은 클라크가 두달 전 게임 플랫폼을 통해 비앙카와 알게 됐으며 함께 공연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비앙카가 다른 남성과 입을 맞춘 사실을 놓고 언쟁을 벌이다 비앙카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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