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정신은 후대 번영 주춧돌"..김우중 회장 영결식 엄수

권구용 기자,이비슬 기자 2019. 12. 1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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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맨' 등 500여명 마지막 길 배웅, 태안 선산에서 영면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발인과 영결식이 12일 오전 수원 영통구 아주대 병원에서 열렸다. 2019.12.12/뉴스1 © News1 권구용 기자

(수원=뉴스1) 권구용 기자,이비슬 기자 = "창조·도전·희생의 대우 정신은 국가발전과 후대의 번영을 위한 주춧돌이었다."

자산규모 기준 국내 2위의 기업을 일군 '대우신화'의 주인공,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마지막 길에 그가 일생을 바친 대우와 생전 그를 모셨던 '대우맨'들이 함께했다.

지난 9일 오후 11시50분 숙환으로 별세한 김 전 대우그룹 회장의 발인과 영결식이 12일 수원 영통구 아주대병원에서 500여명의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수원의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5도의 한파가 닥쳤음에도 오전 7시쯤부터 진행된 발인에는 생전 고인을 모셨던 대우맨 등이 유가족과 함께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최고위원도 영결식에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천주교식 미사로 진행된 발인은 미사장에 들어가지 못한 조문객을 포함해 120여 명 정도가 모여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영결식은 발인 미사를 마친 뒤 오전 8시부터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엄수됐다. 유가족과 전 대우 임직원, 아주대학교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영결식에는 총 300석인 대강당을 가득 메웠고, 일부 조문객들은 입장하지 못한 채 강당 밖에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발인과 영결식이 12일 오전 수원 영통구 아주대 병원에서 열렸다. 2019.12.12/뉴스1 © News1 이비슬 기자

조문객들은 영결식에서 김 회장의 생전 모습과 육성이 담긴 영상이 재생될 때 굳은 표정과 집중하는 모습으로 지켜봤다. 영상이 재생되는 약 20분 동안 사람들은 미동하지 않았고 고인의 모습에 두 손을 모아 예를 표하는 조문객도 있었다.

영상에서 김 회장은 "뭐든지 열심히 하고 철저히 하면 거의 다 되게 돼 있다. 잘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좀 더 깊게 열심히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라며 생전 '탱크주의'라고 불렸던 추진력을 보였다.

또한 남북관계에 대해서 "후대를 위해서 어떤 값을 치르더라도 통일을 이뤄야 한다. 이윤을 추구하거나 제가 특권을 가지려 하는 그런 차원의 그런 것은 없다. 남북 대화가 촉진되면 두 체제가 하나로 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확신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은 조사를 통해 "내일(13일)이면 회장님의 젊은 제자들이 모여 글로벌YBM 총동창회를 출범시킨다. 회장님께서 그 모습을 보시고 격려와 축하를 해주셔야 하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떠나시니 참담한 심경을 가눌 길이 없다"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사진제공=대우세계경영연구회 © 뉴스1

울먹이며 조사를 읽어 내려간 장 회장은 "회장님의 위대한 삶은 35만 대우가족과 전 국민이 기억하고 인생 좌표로 삼기에 충분했다"면서 "회장님께서 주창하신 창조·도전·희생의 대우정신은 국가발전과 후대의 번영을 위한 주춧돌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회장님의 웅대한 세계경영의 꿈은 아직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남은 저희가 회장님의 바른 뜻이 제대로 전해지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역임하는 동안 옆에서 보필했던 손병두 전 전경련 상근부회장의 추도사에 이어 대우그룹의 사가인 '대우가족의 노래'를 일어나 합창하고 헌화와 분향을 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오전 9시10분쯤 영결식은 끝났다.

영결식이 끝난 후에도 몇몇 조문객들은 울음을 터뜨리며 "당시에 정부가 좀 도와줬으면 이렇게 안됐는데"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최고위원은 영결식이 끝나고 떠나는 운구차를 보며 "우리 경제가 어려운 데 김 회장 같이 개척 정신 알려준 분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우중 전 회장의 유해는 9시25분쯤 고인의 모친인 전인향 여사가 모셔져 있는 충남 태안의 선산으로 이동해 이날 오전 중 안치될 예정이다.

한편 향년 83세로 별세한 고인은 '세계경영'을 기치로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최선봉에 서 왔던 기업인으로 평가된다. 그는 1967년 자본금 500만원으로 대우실업을 창업한 이후 30여 년간 승승장구하며 재계에 '대우신화'를 썼지만,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면서 그룹이 해체되고 해외 생활을 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보냈다.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김 전 회장의 장례식에는 약 9000여명의 조문객들이 찾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김동관 한화큐셀 부사장, 권영수 LG그룹 부회장 등 재계 인사와 정세균 전 국회의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최고위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박지원 무소속(대안신당) 의원 등 정계 인사가 조문을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11일 오후 8시쯤 나란히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inubic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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