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규제 확전 조짐..반도체장비 "영향 미미, 다만 예의주시"
디스플레이 노광장비는 니콘·캐논 등 일본 업체들이 과점
"장비는 공장 증설 있을 때 수요 발생" 영향 제한적

다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는 반도체 소재와 달리 일본에서 수입하지 않더라도 미국과 유럽, 심지어 국내에서 조달이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전방산업 대기업을 비롯해 국내 장비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노광장비는 일본 업체들이 과점하고 있어 이 부문에 대한 제제조치가 이뤄질 경우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다만 장비는 공장을 증설할 경우에 수요가 발생한다. 때문에 당장 공장에 투입해야 하는 소재와는 달리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9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업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일본이 추후 수출을 규제할만한 장비 제품군으로 △반도체 증착장비(CVD·ALD 등) △반도체 주검사장비(메인테스터) △디스플레이 노광장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유기증착장비(이베포레이션) 등을 언급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은 기판(웨이퍼 혹은 마더글라스) 위에 회로선폭을 그려 넣는 작업으로 요약된다. 이와 관련 기판 위에 필요한 물질을 입히는 증착공정(디포지션)을 거친 후 노광공정(리소그라피)을 통해 웨이퍼 위에 미세하게 회로선폭을 입힌다. 이후 회로선폭 이외에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는 식각(에칭)과 함께, 식각 후 이물질을 씻어내는 세정(클리닝) 등 추가적인 공정이 필요하다. 이 같은 과정을 수 백 번 거친 후 하나의 기능을 하는 완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이 중 LCD(액정표시장치)와 OLED 등 디스플레이 노광장비는 니콘과 캐논 등 일본 업체들이 전 세계 시장을 과점한다. 반도체 노광장비의 경우 네덜란드 ASML이 독점한다. 반도체 주검사장비와 OLED 유기증착장비는 각각 어드반테스트와 캐논토키가 전 세계 시장 90% 이상을 점유한다. 하지만 반도체 주검사장비는 미국 테라다인, OLED 유기증착장비는 에스엔유(080000)프리시젼과 선익시스템(171090), 야스(255440)(YAS) 등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고 있어 어느 정도 대체가 가능하다.
반도체 증착장비 분야에서는 세계 3위 장비기업인 일본 도쿄일렉트론이 강세를 보인다. 하지만 이 분야는 각각 세계 1위와 4위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램리서치가 도쿄일렉트론과 경쟁구도를 형성한다. 국내에서도 주성엔지니어링(036930)과 유진테크(084370), 원익IPS(240810), 테스(095610)(TES) 등 업체들이 반도체 증착장비를 생산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세정과 현상, 식각, 박리 등 습식공정 장비는 디엠에스(DMS(068790))와 케이씨텍(281820) 등이 강세를 보인다. 절단장비와 공정자동화장비 분야에서는 각각 탑엔지니어링(065130)과 에스에프에이(056190) 등 국내 업체들이 두각을 보인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와 관련해 디스플레이 노광장비를 제외하고 대부분 국내외에서 대체가 가능하다”라며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LG디스플레이(034220) 등이 향후 일본이 장비를 무기화할 가능성을 대비해 미국과 유럽, 혹은 국내 업체들로부터 도입하는 장비량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장비기업들은 장비 국산화 이슈로 향후 호재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본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수출을 제한할 경우 반도체 소재 3종과 달리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전방산업 대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통상 장비는 공장을 증설할 때 수요가 발생한다. 노후화한 장비를 바꾸는 교체수요도 있지만 이는 극히 제한적이다. 또 다른 장비업계 관계자는 “현재 메모리반도체와 LCD 등 공급과잉이 이어지고 제품 가격도 하락하는 등 부정적인 상황에서 전방산업 대기업들이 공장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며 “때문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대기업들이 당장 일본 등지에서 장비를 도입하지 못해 라인 가동에 차질을 빚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래 (but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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