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 이어 화사까지.. 전문가가 보는 'No브라' 논쟁

안진용 기자 2019. 7. 1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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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때아닌 '노브라'(탈(脫) 브라) 논쟁이 불거졌다.

그동안 꾸준히 속옷 상의를 입지 않은 모습을 공개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설리에 이어 또 다른 걸그룹 마마무의 멤버 화사 역시 상의 속에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며 이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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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SNS에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고 상의를 입은 사진을 게재한 가수 겸 배우 설리(왼쪽 사진)와 최근 공항에서 역시 속옷 상의를 입지 않은 패션을 선보여 뜨거운 관심을 받은 가수 화사(오른쪽).

“개인 선택을 선입견 문화가 비판

‘관습 → 자기결정권’ 과도기 모습”

대한민국에 때아닌 ‘노브라’(탈(脫) 브라) 논쟁이 불거졌다. 그동안 꾸준히 속옷 상의를 입지 않은 모습을 공개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설리에 이어 또 다른 걸그룹 마마무의 멤버 화사 역시 상의 속에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며 이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연예계 논쟁을 넘어, 여성들을 특정 이미지나 가치관에 대입시키는 것에서 탈피하자는 ‘탈 코르셋’ 문화의 연장선상이라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그들의 행보를 지지하는 입장과 “그래도 보기 불편하다”는 반박이 맞서는 모양새다.

최근 며칠간 설리와 화사의 이름 외에 ‘노브라’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단을 차지했다. 이 자극적인 단어는 또 다른 관심을 불러 모으며 논란이 꼬리를 무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논쟁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설리는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 ‘악플의 밤’에 출연해 “브래지어는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액세서리 같은 것”이라며 “속옷 착용 문제는 개인의 자유”라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 논쟁에 대해 대다수의 전문가는 선입견에 사로잡힌 집단 문화가 가져온 폐단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심리학 박사인 김동철 심리케어연구소장은 “집단 문화와 개인 문화를 놓고 봤을 때, 집단화된 인식에 사로잡힌 이들은 개인의 문화를 무조건 비판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적잖은 이들이 군중심리로 이런 집단 문화에 동조한다”며 “소위 노브라, 노팬티 패션이 일반적이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고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정당한 방식으로 돈을 많이 번 사람을 바라보며 부러워하면서도 정작 반감을 갖는 심리와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그들의 패션을 문제 삼는 이들의 지적도 일견 타당하다. 법에 저촉되는 행동은 아니지만, 그들의 행보가 사회적 통념과는 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흡연은 합법적 행동이지만, 흡연자들의 무분별한 끽연이 피흡연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논리와 비슷하다.

하지만 이 잣대를 남성 흡연자보다 여성 흡연자에게 더 엄격하게 들이대면 차별이 발생하듯, ‘탈브라’ 논쟁 역시 여성 차별적 요소가 곳곳에서 포착된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속옷 착용이 의무 사항도 아닌데 이를 강요하는 것은 여성 차별적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는 개인적 기호와 가치관의 차이일 뿐 윤리적으로 재단할 문제는 아니다”며 “그들이 공적인 자리도 아니고 SNS 등 사적인 공간에서 어떤 패션을 선보이든 그건 그들의 결정이다. 대중도 ‘나는 불편하다’ 정도의 의견은 얼마든지 개진할 수 있지만, 자신의 말할 자유는 누리면서 상대방의 의상 선택의 자유를 공격하거나 ‘왜 규칙을 어겼느냐’고 공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탈브라를 둘러싼 설왕설래를 지엽적인 논쟁이 아닌 현재 대한민국 사회가 가진 모순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어느 한쪽이 옳다고 명백하게 선악을 가를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두 패로 나뉘어 서로를 비방하는 등 첨예한 양극화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금껏 관습에 따르다 자기결정권을 통해 여기서 벗어나려는 과도기적 모습일 뿐이고, 이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도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다만 양극화가 심해지다 보니 필요 이상의 갈등을 만들고 있다”며 “이슈거리가 생기면 갈등부터 조장하고 감정 싸움으로 치달으며 별다른 고민 없이 이런 흐름에 휩쓸리는 것이 우리 사회가 가진 병폐”라고 짚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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