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집중탐구②] 내게 맞는 마스터 찾아볼까



글 김기범 편집장(ceo@roadtest.kr)
사진 르노자동차



값으로 비교한 마스터 vs 라이벌 버스

르노가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마스터는 총 4가지다. 마스터 밴 S와 L, 마스터 버스 13인승과 15인승이다. 차체 길이는 총 3가지로 나뉜다. 마스터 밴 S가 5,050㎜, 마스터 밴 L과 마스터 버스 13인승이 5,550㎜, 마스터 버스 15인승이 6,200㎜다. 차체 길이는 휠베이스와 오롯이 비례한다. 그만큼 종류별로 적재 혹은 탑승 공간을 뚜렷이 차별화했다.

이 가운데 마스터 밴 S는 현대 스타렉스 3밴, 마스터 밴 L은 현대 포터 탑차나 기아 봉고 탑차의 대안을 꿈꾼다. 르노는 국내 기존 소형차 상용차의 단점을 ①‘올드’한 느낌의 짐차 이미지, ②좁고 불편한 상하차 공간, ③빗길·눈길에 취약한 뒷바퀴 굴림, ④변속기나 서스펜션의 고장 위험성, ⑤연비와 민첩성, ⑥비좁은 운전 공간 등 6가지로 간추렸다.

아울러 마스터 밴의 장점으로는 ①강인하고 세련된 디자인, ②큼직한 슬라이딩 도어와 서서 작업 가능한 짐 공간, ③낮은 화물칸 지상고, ④세미 보닛 형태와 앞바퀴 굴림, ⑤40년 가까이 검증한 품질과 내구성, ⑥업계 최고의 보증기간, ⑦힘과 연비 빼어난 트윈터보 디젤 엔진, ⑧3명이 앉아도 여유로운 실내, ⑨넉넉한 수납공간 등 9가지를 강조했다.

한편, 국내 시장에서 마스터 버스의 맞수는 현대 쏠라티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도 유럽 기준으로는 저울질 대상. 그런데 어떤 차종과 비교하던 가격 차이가 크다. 15~16인승 쏠라티의 경우 6,103만~6,489만 원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를 개조한 11인승 버스는 9,900만 원부터 시작이다. 개조 업체나 구성에 따라 2억 원을 훌쩍 넘기도 한다.

반면 르노 마스터 버스는 13인승이 3,630만 원, 15인승이 4,600만 원이다. 본고장 유럽보다도 오히려 저렴하다. 가령 영국에서는 14인승 가격이 거의 6,000만 원부터 시작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도 미국 기준으로 15인승에 옵션 몇 가지만 붙이면 6,0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또한, 현대 쏠라티는 독일에서 밴조차도 약 5,253만 원부터 시작한다.

[표1] 마스터 버스와 주요 라이벌의 제원비교




제원으로 비교한 마스터 vs 라이벌 밴

르노가 국내 시장에서 마스터(밴)로 겨눈 표적은 적재공간을 차체로 온전히 감싼 형태의 상용차다. 현대 스타렉스 3밴과 포터 탑차가 대표적이다. 구조적 특성상 눈비나 추위 등 외부 환경의 영향에서 자유롭다. 부주의 또는 사고로 적재물을 도로에 떨어뜨릴 염려도 없고, 외부 패널을 광고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화물이 훼손되거나 도난당할 걱정도 적다.

따라서 비단 탑차 형태가 아닌 1톤 트럭 또한 잠재적으로 끌어안을 대상인 셈이다. 현대 스타렉스는 3인승과 5인승 두 가지 밴으로 나온다. 이 가운데 1열 좌석만 갖춘 3인승은 르노 마스터 S와 저울질해볼 만하다. 차체 길이는 스타렉스가 100㎜ 더 길다. 그러나 너비와 높이, 화물칸 체적은 마스터가 압도한다. 최대적재량도 1,300㎏으로 500㎏ 더 넉넉하다.



현대 포터 하이탑차 슈퍼캡은 마스터 L과 비교대상이다. 2,660㎜의 껑충한 키를 빼면 마스터 L이 수치상으론 압도한다. 특히 적재함은 마스터 L이 185㎜ 더 길고, 35㎜ 더 넓적하고, 140㎜ 높다. 최대적재량도 1,200㎏으로, 포터 하이탑차 슈퍼캡보다 200㎏ 더 넉넉하다. 최대적재용량 또한 마스터 L이 10.8㎡로 포터의 8.5㎡를 성큼 앞선다.

그러나 마스터 버스와 달리 밴은 앞서 저울질한 소형 상용차보다 비싸다. 마스터 S는 2,900만 원으로, 스타렉스 3밴의 시작 가격보다 700만 원 가까이 비싸다. 마스터 L과 포터 하이탑차 슈퍼캡의 가격은 더욱 큰 차이로 벌어진다. 마스터 L은 3,100만 원으로, 1,809만 원부터 시작하는 포터 하이탑차 슈퍼캡보다 최대 1,200만 원 가까이 비싸다.

대신 마스터 밴은 연비가 더 좋다. 9㎞/L대인 라이벌과 달리 둘 다 10㎞/L를 넘는다. 보증기간도 넉넉하다. 차체 및 일반부품과 엔진/동력장치 모두 3년/10만㎞다. 스타렉스 3밴과 포터 하이탑차 슈퍼캡은 모두 차체 및 일반부품은 2년/4만㎞, 엔진/동력장치는 3년/6만㎞다. 특히 주행거리 많은 상용차 특성상 르노의 10만㎞ 보증이 자영업자를 유혹한다.



[표2] 마스터 밴과 주요 라이벌의 제원비교



수동이 걸림돌이라면 방법은 있다

마스터와 관련해 소비자들이 공통적으로 아쉬워하는 내용이 있다. 수동뿐인 변속기다. 마스터 밴은 어차피 경쟁 모델 변속기도 수동이 주력이니 결정적 단점까진 아니다. 하지만 마스터 버스는 사정이 좀 다르다. 현대 쏠라티가 데뷔 초기와 달리 이제 자동변속기만 운영하는 까닭이다. 물론 현대 카운티 이상 크기 버스에선 극히 일부를 빼곤 죄다 수동이긴 하다.

가령 자동변속기 단 스타렉스에 익숙했던 오너라면 마스터로 갈아타기 망설여질 수 있다. 그러나 방법이 없진 않다. 수동을 반자동으로 개조하는 업체가 꽤 있는 까닭이다. 수동변속기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클러치 밟는 수고를 던 시스템이다. 르노가 호주 등 해외 일부 시장에서 판매하는 마스터 자동 버전도 실은 이 같은 반자동(세미오토) 변속기를 쓴다.

온라인으로 검색해 보면 이미 마스터를 출고해서 세미오토로 개조한 사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기어봉의 스위치를 누른 채 변속하면, 액추에이터가 클러치를 대신 밟는다. 스위치에서 손을 떼면 다시 클러치를 물린다. 엔진회전수와 주행속도 센서를 갖춰 울컥거리지 않고, 노련한 운전자의 솜씨처럼 매끈하게 클러치를 잇고 붙인다.

이렇게 개조할 경우 시동 걸 때를 제외하곤 클러치 페달 밟을 일이 거의 없다. 수동과 세미오토는 별도의 스위치를 켜고 꺼서 넘나들 수 있다. 또한, 세미오토 모드로 주행하다가도 클러치 페달을 밟으면 알아서 수동 모드로 전환한다. 일부 화물차나 택시 운전자가 주고객이었는데, 마스터가 나오면서 갑자기 주목받기 시작했다. 개조비용은 150만 원 안팎이다.

게다가 마스터는 클러치 페달이 브레이크 페달 쪽에 가깝다. 따라서 왼발 놓을 공간이 넉넉하다. 덕분에 액추에이터가 클러치 페달을 밀고 당기는 움직임 때문에 왼발이 불편할 걱정 또한 없다. 포털에서 세미오토로 검색하면 여러 업체 정보가 뜬다. 르노 영업사원을 통해 소개받을 수도 있다. 다만, 경력이 길고 경험이 많은 업체로 신중히 고를 필요가 있다.



꼼꼼히 따져본 마스터의 장단점

한편, 르노 마스터의 위풍당당한 덩치는 장점이자 때론 단점이기도 하다. 차체 높이가 2,305~2,500㎜로 2.3m로 높이를 제한한 대부분 실내 또는 지하 주차장에 드나들 수 없다. 마트나 아파트 주차장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무심코 ‘이케아’ 주차장에 진입했다가 높이제한을 표시하기 위한 차단 봉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 후진으로 다시 나온 적 있다.

대신 실내에서 몸을 불편하게 숙이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밴은 짐의 상하차, 버스는 승객의 승하차가 편한 셈이다. 또한, 심지어 마스터 버스도 좌석 뒤편의 짐 공간이 어마어마하게 넓다. 좌석 한 열을 추가로 설치할 수도 있을 법한 공간이다. 덕분에 르노 측이 배포한 사진처럼, 커다란 여행용 대형 트렁크도 거침없이 쌓아올릴 수 있다.



르노자동차는 마스터의 안전성을 거듭 강조한다. 마스터는 엔진 품은 앞머리가 튀어나와 있다. 그만큼 엔진을 운전석 아래나 뒤에 얹은 화물차보다 정면추돌 시 승객의 상해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세미 보닛 타입이 갖는 태생적 장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세대 르노 마스터는 유로NCAP(신차평가프로그램) 같은 공인기관의 테스트 결과는 없다.

이급의 상용차는 거의 테스트하지 않는 까닭이다. 참고로, 지난 2012년 마스터의 동생뻘인 트래픽은 유로NCAP에서 별 다섯 개 만점에 세 개를 받았다. 하지만 르노가 이번 세대 마스터의 안전성을 크게 개선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요컨대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익스텐디드 그립 컨트롤, 트레일러 흔들림 조절기능, 전좌석 3점식 시트벨트 등이 기본이다.

마스터는 프랑스 북부의 상두빌 공장에서 만들어 수입해 온다. 버스는 르노에서 차대를 받아 현지 협력업체가 좌석을 설치해 보낸다. 따라서 부품 가격이 비싸지 않을지 궁금해 하는 소비자가 많다.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르노는 마스터의 주요 부품가격을 스타렉스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하게 책정했다(표 참조). 다음 회에선 마스터 버스 시승느낌을 소개하겠다.

[표3] 르노 마스터와 현대 스타렉스 부품가격 비교(출처: 르노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