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國技 '삼보'.. "전통 무예의 진수 보러 오세요"

박유빈 2019. 11. 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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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 분의 1'.

문 회장은 "다른 무술 고수도 이 러시아 특공무술을 새로 배울 정도"라며 "UFC 등 세계격투기 챔피언 중에는 삼보챔피언이 많고, 앞서 효도르가 체격 차이가 심한 최홍만을 1분도 안 돼 제압한 것도 삼보가 내실을 잘 다질 수 있는 운동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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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서 세계선수권대회 열려.. 8일부터 사흘간 열전 / 무기 사용하지 않는 맨손 호신술 /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채택 이어 / 올림픽 임시 종목으로까지 승인 / 생소한 종목 불구 경기 동작 익숙 / 서서하는 씨름과 유사한 스포츠 / 108개국서 1300여명 선수들 참가
‘60억 분의 1’. 한때 이종격투기 최강자로 꼽혔던 러시아의 효도르(표도르 예멜리야넨코)가 처음 선택한 종목은 사실 이종격투기가 아니었다. 삼보라는 조금은 생소한 종목이 그의 원류다. 러시아 국기인 삼보로 처음 선수생활을 시작한 그는 삼보를 세계에 알릴 목적으로 이종격투기에 뛰어들었다. 이후 거둔 성적은 45전 38승 6패 1무효. 세계 최강 이종격투기 선수가 삼보 덕분에 탄생할 수 있었다.
2016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세계삼보선수권대회에서 선수들이 승부를 겨루고 있다. 대한삼보연맹 제공
효도르뿐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심취했다고 널리 알려진 삼보는 러시아어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맨손 호신술’이란 뜻이다. 1938년 당시 구소련 체육위원회가 이를 민속격투기로 연구하고 체계화하며 지금의 형태로 발전했다. 이 과정에서 유도나 레슬링 등 기존 무예의 기술이 추가됐다. 기초체력을 단련하는 데 탁월해 구소련 특수부대의 격투 필수 훈련과정에 포함되기도 했다. 삼보가 한국의 태권도처럼 러시아의 국기로 지정된 것 또한 이때다.

삼보는 신체수양을 뛰어넘어 인내심과 평정심을 기르는데도 효과적이어서 세계적으로 수련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가는 추세다. 세계삼보연맹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500만여명이 즐기는 삼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18년 11월 세계삼보연맹을 가맹단체로 승인하고 같은 해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한 데 이어 올림픽 임시 종목으로까지 승인해 이제 올림픽 종목 입성을 기다리는 상태다.

점점 세계화되고 있는 삼보를 한국에서 또 한 번 즐길 수 있다. 지난 8월 열린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에서 만났던 삼보 고수들이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3일 동안 충북 청주에 다시 모여 무예의 진수를 가른다. 삼보가 지향하는 평화주의에 입각해 ‘한반도 평화가 세계평화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펼치는 ‘제43회 충주세계삼보선수권대회’에는 108개국 11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에서 한국 삼보 선수들이 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대한삼보연맹 제공
이번에는 삼보의 두 세부종목인 스포츠삼보와 컴뱃삼보를 모두 선보인다. 흔히 삼보를 ‘서서 하는 씨름’이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스포츠삼보에서 보이는 굳히기, 메치기, 관절기 등의 여러 무술동작이 씨름의 공격 및 방어행위와 유사해서다. 컴뱃삼보는 헤드기어와 글러브를 착용하고 진행하는, 이종격투기와 흡사한 종목으로 스포츠삼보에 비해 하체까지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대한삼보연맹 문종금 회장은 “삼보가 7, 8개만의 기술만으로도 자신을 보호하면서 최단시간 맨손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무술이라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문 회장은 “다른 무술 고수도 이 러시아 특공무술을 새로 배울 정도”라며 “UFC 등 세계격투기 챔피언 중에는 삼보챔피언이 많고, 앞서 효도르가 체격 차이가 심한 최홍만을 1분도 안 돼 제압한 것도 삼보가 내실을 잘 다질 수 있는 운동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는 삼보가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고 올림픽에도 도전장을 내민 뒤 처음 세계삼보연맹 주최하에 개최된다는 점에서 뜻깊다. 한국 삼보의 간판 이상수는 효도르가 자란 러시아 오스콜에서 연수할 만큼 열정이 뜨겁다. 아시아권 대표 선수인 이상수는 효도르의 제자로 알려진 키릴 시데니코프와 맞대결한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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