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The Virtual Reality & The Car <가상현실을 꿈꾼다>

우리는 이러한 가상현실을 꿈꾼다 

현실과 비현실 사이, 우리가 그리고 꿈꾸는 이상향은?    

가상현실이란 판타지는 하나의 콘텐츠로 우리에게 소비되기도 한다. 검은색 선글라스와 무릎까지 내려오는 코트를 유행시켰던 영화 ‘매트릭스’가 대표적이다. 매트릭스는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물론 이해하기 어려워 몇 번을 봤던 사람도 있었을 테다. 아바타는 또 어떤가? 영화에 입체감을 불어넣으며 3D 영화 전성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개봉했던 레디 플레이어 원은 가상세계와 3D, 그리고 현실 세계를 조합했다. 매트릭스가 가상세계에 뛰어든 인물의 스토리라면, 아바타는 가상세계에 직접 뛰어들도록 했고, 레디 플레이어 원은 가상세계와 가상세계에 뛰어든 인물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우리가 앞으로 만나게 될 가상세계 영화는 직접 뛰어들어야 할지 모른다. 영화관에 펼쳐진 화면을 다 같이 보며 웃고 울던 모습이 아니라 VR 헤드셋을 끼고 영화를 볼테다. 같은 공간에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관람객은 각자 다른 것을 바라본다. 최근 VR 전시회나 엑스포 등에서도 이러한 모습은 자주 볼 수 있다. 스토리는 하나로 이어지는데 VR 헤드셋을 통해 360도 화면을 본인 의지로 보게 되는 것. 때론 시간의 흐름을 체감하게 될 테고 1인칭 시점에서 애인을 바라볼 테다. 당연히 몰입도는 급상승하며 재미는 두 배가 된다. 반면 과도하게 시각, 청각 등을 집어넣고 관람객도 어수선하게 바라본다면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처럼 이해력이 떨어져 흥미가 떨어질지는 또 모를 일. 

체험을 덧입히다 

잘 짜인 스토리와 오감 정보, 그 속에서 영화를 감상해나가는 방법이 진화되면 직접 뛰어드는 것 방법이 나올 테다. 제75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VR 경험상’을 수상한 ‘버디 VR’은 그러한 미래를 엿볼 수 있다. 버디 VR은 캐릭터와 기본 설정이 주어지고 관람객이 캐릭터와 친구가 되는 과정을 직접 겪는다. 그로 인해 상영시간이 달라진다. 말 그대도 참여형 영화인 셈. 

기본적으로 설정된 스토리와 캐릭터가 있다면 게임이 빠질 수 없다. 가상 세계관의 선두주자는 게임이니 말이다. 당장 도시에 나가봐도 VR 게임방이 곳곳에 포진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비행기에 올라 하늘을 날며, 스나이퍼가 돼서 적을 물리친다. 이런 단순한 가상현실 게임도 탄탄해질 테다. 스토리 진행 방향은 더 넓어질 것이고 오감 정보를 위해 햅틱 반응, 홀로그램, 동작 인식 등이 반영될 테다. 마우스나 키보드가 아닌 참여자의 신체를 실시간으로 인식, 반영하면 몰입도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지사. 여기에 실제와 같은 영상, 그래픽이 추가된다면 현실 분간이 안 될지도 모른다. 

아세토 코르사, 그란투리스모 같은 레이싱 게임은 실제 서킷을 방불케하는 그래픽과 차량, 음향으로 인기를 얻었다. 또한 노면 충격과 스티어링 휠 반응까지 접목하면서 확고한 유저층을 확보했다. 게임 회원들끼리 자체적인 레이싱 대회를 여는 것뿐 아니라 주행 서킷 제작까지 한다. 최대한 실제와 비슷한 환경을 갖추면서 희열을 얻기 위함이다. 여기에 VR 혹은 AR까지 추가한다면? 방구석에서 루이스 해밀턴과 라이벌 구도를 만들 테다. 

경험보다 좋은 교육은 없다 

게임에서 약간만 생각을 달리하면 교육 목적으로 훌륭한 프로그램이 된다. 미국 월마트의 경우 직원 교육에 가상현실을 적용한다. 업무 간 마주하는 상황에서 판단력을 높이고 대응할 수 있도록 VR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이다. 또한 능력 테스트 용도로도 사용해 업무 효율도 높인다. 

자동차 레이싱 게임을 운전면허 시험 사전 교육 프로그램으로 변경한다면? 혹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시뮬레이터로 활용한다면? 실제와 같은 환경에서 발생하는 사고와 예방 방법, 조치 등 확연히 개선이 이뤄질 테다. 현재 자동차 제조사들은 VR을 통해 차량 테스트를 진행한다. 자율 주행과 관련해서도 기후 상황 및 도로 상태 등 다양한 조건을 두고 테스트하며 기술 향상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도로교통공단은 효과적인 교통사고 예방교육을 위해 가상현실을 활용했다. VR 헤드셋과 시뮬레이터를 통해 교통 운전 상황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것뿐 아니라 실제 조작으로 안전행동의 여부에 따른 점수를 확인할 수 있는 상호 작동 방식을 도입, 체험자가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경험보다 좋은 교육은 없다고 하는데 난폭운전, 음주운전, 보복 운전 등을 직접 경험할 순 없고 VR 통해 체험하고 나면 경각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위험을 피해라 

뉴스를 볼 때면 종종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이 흐르곤 한다.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대형사고, 자연재해가 불러온 참사로 목숨을 잃는 이들 때문이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우리의 히어로 소방대원들에게 감사한다. 열악한 장비와 환경, 그럼에도 손가락질 받곤 한다. 이는 경찰도 마찬가지다. 만약 그들에게 VR 프로그램을 활용한다면 어떨까? 

화재, 폭발, 교통사고 등을 인지하고 출동과 진압, 정리를 몇 번이고 반복학습할 수 있을 테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변수들도 임기 응변할 수 있는 간접적 기회가 마련된다. 경찰들은 범죄 심리에 따른 범죄자 유형을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 치안 관련 문제도 그간 누적되어 있던 데이터를 기반해 안전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VR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재난 발생 시 피해 발생을 예상한다면 국가적, 지역적, 사회적 부담과 파장도 예측 가능하다. 그에 따른 사전 예방과 교육 방향도 명확해질 테다.

목숨과 직결된 또 하나의 분야는 의료다. 인체의 해부, 수술 등을 VR로 학습할 수 있고 간접적인 체험으로 실력을 쌓아나갈 수 있다. 또한 시력이 떨어지는 환자, 자폐증상이 있는 환자들 눈에 보이는 모습을 VR로 구현한다면 치료에 큰 도움이 될 테다. 실제로 미국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사람의 신체와 장기를 VR로 수업하기도 한다. 톨레도대 의과대 역시 VR로 해부학 수업을 하고 있으며, 국내 대학에서도 VR을 도입,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로 넘어가 보자. 지극히 추상적이고 희망사항인 얘기지만 증강현실을 정비에 도입한다면 어떨까? 보닛을 열면 오일필터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워터펌프는 어디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서비스센터 테크니션들의 오진단을 방지할 뿐 아니라 소유자들의 예방 정비도 한결 수월해질 테다. 또한 평소 부품 탈거 및 부착 시뮬레이션을 실행하다 보면 시간도 단축된다. 자동차 구매를 위해 실내, 실외를 들여다보는 수준을 넘어 앞으론 구매 이후의 프로그램도 나오지 않을까? 

현실이지만 현실이 아닌, 가상이지만 가상이 아닌 세계, 그게 현재 우리가 접하고 있는 VR, AR이다. 가상현실은 결국 하나의 사회망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지금의 SNS를 변화시킬지도 모르고 또 다른 형태의 세계관을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로 다른 점을 바라보고, 서로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이 각자의 시선을 나누다 보면 비난은 포용으로, 절망은 희망으로, 오해는 이해로 받아들일 계기가 될 테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고 부정보단 긍정을 추구하는 존재니까. 

독서가 간접체험, 자동차 운전이 직접체험이라고 한다면 가상현실은 간접과 직접체험 그 사이 어딘가에 있다. 그런데 사실은 직접체험에 더 가깝고 그만큼 실감나는 경험을 통해 사람들에게 실제와 가까운 느낌을 안길 수 있다. 과연 이 기술은 어떻게 더 발전할까? 매트릭스의 세계가 오지 않고 자동차 세계에서 좀 더 유익하게 발전할 수 있기를….


글 | 김상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