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런 기능이? 올드카 신선한 장비들(2편)

조회수 2019. 8. 2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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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쏘나타(Y2)

요즘 신차는 거의 만능에 가깝다. 알아서 고속도로를 달리고, 주차도 척척해내며, 체형에 맞춰 운전 자세까지 찾아준다. 이런 첨단 기능을 맛보면 구형 차들은 텅 빈 깡통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러나 무시하지 마시라. 요즘 차 ‘풀옵션’에도 없는 옛날 차만의 신선한 기능을 소개한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각 제조사


<아니, 이런 기능이? 올드카 신선한 장비들(1편)>


뒷좌석 에어백이 들어간 다이너스티 리무진(왼쪽 위)

에어백, 뒷자리도 있었다

어릴 적 부모님께 물어봤었다. ‘왜 뒷좌석엔 에어백이 없냐’고. 당시 돌아온 대답은 “안전띠만 잘 매면 머리 닿을 리 없으니까”였다. 그런데 가장 쓸모없어 보이는 차가 뒷좌석 에어백을 달고 등장했다.

동반석 뒤 네모나게 튀어나온 부분이 에어백이다

바로 현대 다이너스티 리무진이다. ‘회장님’ 모시는 뒷좌석 전용 ‘쇼퍼드리븐’인 만큼, 동반석 뒷자리에 에어백을 달았다. 가장 머리 부딪힐 일 없이 길쭉한 차가 뒷좌석 에어백을 품은 셈이다.

그런데 동반석 승객이 불만이다. 뒷자리에 에어백이 달려 있어서, 안전 문제 때문에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없다. 당연히 이런 불편함을 운전자에게 강요할 수 없기에 운전석 뒤쪽에도 에어백을 달 수 없었다. 아울러 에어백이 터질 때 1열 승객이 받을 충격 등의 문제가 나타난 데다 수요가 적어 최초의 뒷좌석 에어백은 조용히 사라졌다.

자동 안전띠. 시트에 앉으면 A필러에 있는 고정대가 뒤로 밀려나와 안전띠를 채운다

자동 안전띠, 알아서 채운다

상상해보자. 운전석에 앉았는데 자동으로 차가 안전띠를 채운다면? 무척 편하고 든든할 듯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과거 70~90년 대 실제로 자동 안전띠가 있었다.

미국에 수출했던 현대 엑셀(왼쪽)과 쏘나타(오른쪽 두 대)

멀리 볼 필요 없다. 우리나라 차 중에서도 수출형 현대 쏘나타(Y2)와 엑셀(소형 세단)에 자동 안전띠가 들어갔다.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운전자가 시트에 앉으면, A필러(앞 유리 양쪽 기둥)에 있던 안전띠 장치가 B필러(운전석 옆 기둥) 쪽으로 이동하며 자연스레 안전띠를 채운다.

문을 닫으면 알아서 안전띠가 채워지는 방식

엑셀에 들어간 방식은 더더욱 간단하다. 어깨 쪽 안전띠 고정대가 문짝 끝부분에 달려있어, 안전띠를 앞에 둔 채 문짝을 닫으면 자연스레 안전띠 어깨 고정대가 제 위치로 이동하는 식이다.

수출형에만 달았던 이유는 당시(1980~1990년 대) 미국에서 에어백이나 자동 안전띠 두 가지 중 하나를 무조건 달도록 강제했기 때문. 비싼 차들은 에어백을 달았기에 과거 저가형 차들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기능이다. 이후 미국 정부가 에어백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자동 안전띠는 자취를 감춘다.

기아 베스타 풀플랫 장면

침대 같던 ‘풀플랫’...어디갔니?

옛날 RV 상징과도 같은 기능이다. 시트를 뒤로 눕혀 침대처럼 만드는 기능은 현대 갤로퍼나 기아 봉고는 물론, 현대 싼타모와 대우 레조 등 조그마한 준중형 MPV도 모두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엔 시트 눕는 차를 보기 드물다.

기아 봉고 풀플랫

시트를 눕히는 방법은 보통 2열 시트 머리 받침을 떼어낸 후 뒤로 눕혀 3열 시트와 연결하는 식이다. 갤로퍼의 경우 2열 시트를 눕혔을 때 뒷좌석 휠하우스와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시트 등판 양쪽을 팔걸이로 따로 분리하기도 했다. 과거 홍보 사진을 보면 풀플랫 시트 위에 누워 책을 읽는 연출을 했을 만큼 자랑했던 기능이다.

그러나 안전과 승차감 등의 이유로 시트 등판이 예전에 비해 커진 데다, 주행 중 안전 문제 등이 맞물려 요즘 RV는 대부분 2열 시트를 앞으로 접는 방법으로 짐 공간을 평평하게 만든다.

기아 쏘렌토 플립업 글라스

옛날 차...유리창도 열렸다

SUV 뒤 트렁크에서 유리창만 열 수 있는 기능, 일명 ‘플립업 글라스’다. 2000년대 초반 SUV 시장에 유행처럼 번지더니, 세대교체를 거치면서 모두 사라졌다. 분명 소비자 반응이 좋은 편이었는데도 말이다.

쌍용 렉스턴(왼쪽)과 대우 윈스톰(오른쪽) 플립업 글라스

실용성은 매우 좋았다. 작은 짐 넣을 때, 또는 뒤 문짝 열기 힘든 좁은 곳에서 간편하게 열 수 있어 유용했다. 무거운 뒤 문짝 보다 훨씬 가벼워 여성도 선호했다고. 현대 싼타페(1세대), 쌍용 렉스턴, 대우 윈스톰, 기아 쏘렌토(1세대) 등 당시 국내 인기 SUV라면 거의 필수 장비였다.

물론 단점도 없진 않았다. 심하진 않았지만 유리창 파손 문제가 있었고, 플립업 글라스를 통한 자동차 절도, 그리고 잡소리 등의 문제가 나왔다. 특히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 봤을 때, 플립업 글라스는 공정이 비교적 복잡하고 더 많은 부품이 들어가 제조 원가를 높이는 원흉이기도 했다.

현대 다이너스티 실내

옛날 차에만 있던 신기한 기능들. 어찌 보면 실패였고, 자동차 제조사의 헛발질이었다. 그러나 더 나아가고자 노력했던 그때의 도전과 실패의 경험이 오늘날 합리적이고 편안한 신차의 밑바탕이 된다.

운전석 편한 승하차를 위해 옆으로 비키는 운전대(1960년대)

한편, 본 기사에서는 우리나라에 친숙한 기능들을 소개하고 있으나, 해외로 눈을 돌리면 다양한 올드카 만의 기능이 즐비하다. 가령, 범퍼에 물을 채워 접촉 시 충격을 흡수했던 물 범퍼(1960년대), 사이드미러와 옆 유리창을 닦는 와이퍼, 운전석 편한 승하차를 위해 옆으로 비키는 운전대(1960년대)와 회전하는 시트(1970년대)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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