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위 판관' 이동준 심판 "매 경기 수지침 챙겨 그라운드 나선다"[이용수의 폴인풋볼 ①]

녹색의 그라운드 위 가장 빛나선 안 되는 자리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20년차 이동준(36) 심판의 이야기다. 경기를 관장하는 주심은 눈에 띄면 안 되는 자리다. 그만큼 어려운 역할이 심판의 영역이다. 욕 먹기는 쉬워도 칭찬 듣기가 어려운 게 이 자리다. 이동준 심판은 그런데도 열정을 불태워가며 20년여를 한 자리에서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하나원큐 K리그 2019 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주심상으로 그간 노고를 인정받았다.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만난 이동준 주심은 “생각지도 못한 상이라서 기묘하지만 너무나 감사하다. 지금껏 그라운드 위에서 주심으로 일했던 기억들이 스쳐지나갔다. 그 기억 속엔 가족과 동료들이 있었는데, 그 분들께 모두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무엇보다 생활면에서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심판이다. 이동준 심판은 “수당제라서 안정된 직업을 보장하지 않는다. 나와 (김)종혁 주심은 20대부터 뛰어들어 모든 걸 쏟아부었기에 전업이 가능하지만 30대 이후에 들어온 동료들을 보면 이것만 바라보기엔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다. 그래서 투잡이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라며 “프로의 세계이다보니 냉정하다. 수당으로 많이 받는 심판도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그래서 축구협회에서도 심판의 전문화를 위해 노력중이고 비전를 계속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이 직업을 희망하는 분들이나 현재 심판 후배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심판은 본업만 놓고 봐도 쉽지 않은 직업이다. 이동준 심판은 냉정하고 소신껏 판정을 내리고 있지만 뜻하지 않게 ‘권위주위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때도 있다. 그는 “판결을 내리는 사람은 냉정하고 소신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도(正道)를 갈 수 있다. 주변에 흔들 수 있는 요인들이 너무 많지만 그걸 못지키면 문제가 생겨 오심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판정 철학을 밝혔다.

하지만 뇌리에 깊게 박힌 한 경기로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동준 심판이다. 2016년 FA컵 결승 수원 삼성과 서울의 1차전을 떠올린 그는 “전후반 통틀어 파울로 9~15개 정도 휘슬을 분 것 같다. 이 정도면 적은 것이다. 다들 슈퍼매치라고 많은 일이 벌어질 것을 염려했지만 경기가 재밌게 끝났다”며 “내가(심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경기가 빠르게 진행됐다. 피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면서 ‘우리나라도 경기를 재밌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이동준 심판에게 가장 기억 남는 경기는 지난 2011년 6월1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경기를 “가장 뛰기 싫었던 경기”라고 인정했다. 이동준 심판은 “그때가 프로 1년차였는데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대구와 대전의 K리그 13라운드 경기였다. 당시 날씨가 너무 무더웠다. 당시 심판위원장이 나를 키우기 위해 그 경기에 배정했다. 내겐 하늘이 준 찬스였다. 조금 더 잘해야된다는 강박관념 탓에 정말 열심히 뛰어다녔다. 그런데 체력 고갈로 근육 경련이 왔다. 후반 25분께 한 쪽 다리에 쥐가 나더니 결국 양쪽 다리에 모두 근육 경련이 왔다. 머릿속으로 경기가 빨리 끝났으면 했는데 그 순간 대구 골키퍼 박준혁이 레드카드를 받았다. 골키퍼의 퇴장으로 시간을 벌어 대구 안상현에게 ‘닥터에게 침 좀 얻어다 줄 수 있느냐’고 부탁했다. 결국 골키퍼를 교체할 동안 수지침으로 다리 곳곳을 찔러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 날 이후로는 경기 때 꼭 수지침을 가지고 다닌다”고 귀띔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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