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T & Science >바둑AI 맞수는 AI뿐.. 끝내기선 '가끔 실수'

이승주 기자 2019. 12. 1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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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9단이 지난 1월에 열린 ‘프로기사 TOP5 vs 한돌 빅매치’에서 바둑 AI ‘한돌’과 대국하고 있다. NHN 제공

이세돌-한돌 은퇴대국 계기로 본 ‘바둑 인공지능’ 현주소

내일부터 3경기…대국결과 촉각

알파고는‘1패’ 남기고 공식 은퇴

전세계 IT기업 치열한 개발 경쟁

최근 세계대회서 中AI 절예 우승

한돌은 3위… 韓프로와 20전 전승

데이터 부족한 후반 ‘기력 저하’

축 버그·덤 설정 불가 등 한계도

프로바둑 기사(棋士) 이세돌(36·사진) 9단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NHN이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AI) ‘한돌’과 오는 18~19일 서울 강남구 도곡타워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21일에는 전남 신안군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각각 은퇴 대국을 펼친다.

앞서 이 9단은 지난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AI ‘알파고(AlphaGo)’와 맞붙어 1승 4패로 패배했지만, 공식전에서 알파고를 이긴 인류 유일의 프로 기사로 남았다.

당시 바둑 세계랭킹 1위를 달리던 중국의 커제(柯潔) 9단이 알파고에 3연패를 당하는 등 많은 바둑 프로 기사들이 알파고와 일합을 겨뤘지만, 알파고는 승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이 9단이 은퇴 무대 상대로 바둑 AI를 선택하면서, 이번에는 이 9단이 바둑 AI에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가 업계의 화두다.

이 9단은 “바둑을 예술로 배웠는데 지금은 과연 그런 것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 프로 기사도 AI에 바둑을 배우지만 AI를 이기지 못한다”며 은퇴를 결정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가 은퇴 배경으로 바둑 AI의 등장을 꼽을 만큼 바둑 AI는 바둑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과거처럼 기원에 나가 고수(高手) 선배로부터 개별 지도를 받기도 하지만, 프로 기사라면 저마다 집에 바둑 AI 프로그램 한두 개쯤은 다 깔고 있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에 연결해 수시로 바둑 AI와 연습 대국을 하는 선수도 있다. 실제로 바둑계는 AI 보급의 최전선이다.

바둑 문화가 발달한 한국·중국·일본·대만 등을 비롯해 미국·벨기에·네덜란드 등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국가들이 바둑 AI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 9단과 은퇴 대국을 치르게 될 한돌은 NHN이 1999년부터 ‘한게임 바둑’을 서비스하며 축적해 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AI다. 한돌은 올해 1월 신민준 9단, 이동훈 9단, 김지석 9단, 박정환 9단, 신진서 9단과의 릴레이 대국인 ‘프로기사 TOP5 vs 한돌 빅매치’를 펼쳐 전승을 거뒀다.

국내에서 출시된 바둑 AI는 한돌 외에도 ‘바둑이’ ‘돌바람’ ‘오지고’ 등이 있다. 한돌을 개발한 NHN은 “이 9단의 은퇴 대국 상대로 한돌을 제공하게 된 점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국내 바둑 산업에 의미를 남길 뜻깊은 대국이 펼쳐질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며 “토종 기술로 개발한 한돌을 통해 국내 바둑 시장 저변 확대와 AI 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바둑 AI 개발에 나선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놀랄만한 결과물을 내놓았다. 앞서 언급한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대표적이다.

알파고는 프로 기사와의 공식 전적에서 13전 12승 1패, 기보를 남긴 대전 기준으로는 74전 73승 1패를 기록한 뒤 공식 은퇴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8년 바둑 AI ‘엘프 오픈고(ELF OpenGo)’를 선보였고 이후 최철한 9단, 박영훈 9단 등 4명의 기사와 맞붙어 20전 전승을 거뒀다.

최근 바둑 AI에서 강세를 보이는 곳은 중국이다. 지난 8월 열린 ‘2019 중신증권배 세계 AI 바둑대회’에서 텐센트 그룹이 개발한 절예가 우승, 칭화(淸華)대 등이 개발한 골락시가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바둑 AI 업계에서 중국의 입지는 커졌다. 이 대회에 참가한 한돌은 3위에 올랐다.

바둑 AI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먼저, 초반에 비해 중후반으로 갈수록 기력이 약해진다는 지적이 있다. 딥러닝으로 중반 이후를 학습하기 위해선 그 시점까지 미세하게 진행된 엄청난 양의 기보가 필요한데 그럴 만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인간이 무리 없이 계산하는 후반의 사활이나 끝내기에서 바둑 AI가 실수하는 장면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축’(계속해서 단수를 쳐서 돌을 잡는 것) 버그도 바둑 AI의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힌다. 사람은 축의 시작 부분만 확인해도 축인지 아닌지 금방 알 수 있지만, 별도의 지식 주입 없이 딥러닝 기술만을 사용하는 제로계열 AI는 실제로 두어보고 학습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덤을 마음대로 설정할 수 없거나, 일반적인 대국에서 나오는 사활이 아닌 퀴즈를 위해 강제로 이상한 모양을 만들면 AI가 동작하지 않는 문제들도 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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