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은 다양한 동반자와 다양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게 됩니다. 자신을 포함해 동반자들이 모두 어렵게 느껴지는 골프장이 있는가 하면, 가끔 같은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골프코스의 난이도를 아래와 같이 서로 다르게 평가하는 경우가 있지 않으신가요?
작가소개: 골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즐기며, 누군가가 저로 인해 한 타를 줄였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을 목표로 글을 쓰는 골프 칼럼니스트 김태훈입니다.
“난 이 골프장만 오면 더블 파가 꼭 2개 이상은 나오는 것 같아.”
“그래? 좀 까다롭긴 한데 그래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것 같은데?”
혹은 가끔 캐디가 이런 이야기를 할 때도 있습니다.
“여기서 치시면 보통 5타는 더 나온다고 해요”
여러분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지 않으셨나요?
이번 주는 골프코스의 난이도를 어떻게 평가하고 표현할 것인가를 살펴보겠습니다.
<골프장의 난이도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 질문에 많은 골퍼들은 당연히 ‘타수’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할 것입니다. 맞습니다. 어려운 골프장에서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은 당연히 어렵고, 상대적으로 좋은 스코어를 얻기 쉬운 골프장도 있습니다. 또한 같은 골프장에서 플레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의 난이도를 서로 다르게 평가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특히 실력에 따라서 난이도를 서로 다르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많았고, 이러한 난이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필요성이 대두 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골프코스의 난이도를 표현하기 위해 USGA는 코스 레이팅과 슬로프 레이팅 개념을 도입하였고, 대한골프협회 역시 USGA의 코스 레이팅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코스 레이팅이 먼저 도입되었고, 이후 보기 플레이어 그리고 그 이상의 핸디캡을 가진 골퍼들의 기량을 반영하기 위한 슬로프 레이팅 개념이 도입되었습니다).
지난 주 설명한 ‘핸디캡’이 동반자와 나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수치라고 한다면, 오늘 설명할 코스 레이팅 그리고 슬로프 레이팅은 골프코스의 난이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자 만든 지표입니다.

<코스 레이팅 (Course Rating) – 골프코스의 절대적인 난이도>
코스 레이팅 (Course Rating)이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크래치 골퍼가 해당 코스에서 기록하는 평균 스코어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이 수치는 일반적으로는 67~77 사이의 숫자로 표현됩니다. 예를 들어 Course Rating이 73.5 인 골프장이라면, 핸디캡 0인 골퍼(스크래치 골퍼)가 평균적으로 73.5타를 기록할 수 있는 코스라는 뜻입니다. 파 72 골프장이 이러한 코스 레이팅을 가지고 있다면, 평균적인 코스보다는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반대로 69 정도의 코스 레이팅을 가진 코스라면 스크래치 골퍼가 69타 정도를 기록할 수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쉬운 골프장이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수치는 한 개의 골프장에 하나의 숫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코스 내에서도 티잉 구역의 위치에 따라 바뀌게 된다. 다시 말하면 Blue 티에서 칠 때와 White 티에서 칠 때 난이도가 달라지므로 서로 다른 코스 레이팅을 가지고 있습니다.

<슬로프 레이팅 (Slope Rating) – 골프코스의 상대적인 난이도>
언뜻 보기에 코스 레이팅 만으로도 골프코스의 난이도를 측정하는데 있어 상당한 객관성이 확보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코스 레이팅 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난이도가 있습니다. 바로 골퍼들의 실력에 따라서 골프코스의 난이도가 서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USGA는 슬로프 레이팅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게 됩니다.
슬로프 레이팅은 일반적으로 55~155 사이의 숫자로 표기가 되는데, 이는 스크래치 골퍼와 보기 골퍼 사이의 상대적인 코스의 난이도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계산식이 워낙 복잡해서 따로 소개하지는 않겠습니다). 만약 슬로프 레이팅이 155에 가깝다면 보기 골퍼와 스크래치 골퍼가 느끼는 코스의 난이도 차이가 크다는 것이고, 55에 가까우면 상대적인 난이도 차이가 적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골퍼들의 사례처럼 어떤 골프장은 실력이 높지 않은 골퍼들에게는 유난히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는 Slope Rating이 높은 골프장이라고 봐야 합니다. 참고로, 평균 Slope Rating은 113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슬로프 레이팅 역시 티잉 구역이 어디인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골프 코스의 난이도는 어떤 기준으로 측정이 되는가>
그렇다면, 이러한 코스 레이팅을 위해서는 어떤 요소들을 고려하게 될까요?
코스 레이팅 산정은 크게 두 가지의 평가 기준으로 나뉘어 집니다. 첫번째는 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며, 두번째는 코스 내의 장해물 요소를 고려하게 됩니다.
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티에서 그린까지의 고도차, 도그렉 혹은 강제 레이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는지의 여부, 혹은 해발 고도 등을 고려하게 됩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단순하게 전체 코스의 거리만이 아니라, 해당 골프장을 공략하기 위해 거리 조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평가라고 봐야 합니다.
두번째 코스 내의 장해물 요소는 크게 10가지 코스 요소를 고려하게 됩니다. 이러한 요소는 많은 골퍼들이 쉽게 예상할 수 있는 항목입니다. 벙커, OB 혹은 러프, 페널티 구역, 나무의 위치, 그린 표면과 같이 골퍼들의 코스 공략에 있어 장해물이 될만한 요소들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됩니다.

<국내 코스 레이팅 시행 골프장 현황>
대한 골프 협회의 홈페이지를 참고한 결과, 현재 90여개의 골프장이 코스 레이팅에 대한 공인 인증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다만 해당 골프장의 홈페이지에 해당 코스 레이팅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상당수 있어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코스 레이팅은 골퍼들의 핸디캡 산정을 위해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가급적 내년도 WHS (월드 핸디캡 시스템, World Handicap System) 도입 전에 많은 공인인증 골프장이 생기기를 희망합니다.

<코스 레이팅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코스 레이팅은 일반적으로 스코어 카드 혹은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됩니다. 물론 공인인증 골프장에 한해서 이러한 방식이 유효할 것입니다. 아래 국내의 한 골프장의 코스 레이팅 정보를 참고하여 설명해 보겠습니다.

위 골프장의 경우 챔피언티의 경우 73.9의 난이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앞서 말씀드린 정의해 의하여 스크래치 골퍼가 약 2타 정도를 더 칠만한 난이도라고 봐야 합니다. 이에 비해 레귤러 티의 경우는 72.2의 코스 레이팅으로 스크래치 골퍼는 자신의 핸디캡이 반영된 타수를 기록할 수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이 골프장의 경우는 슬로프 레이팅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137이라는 숫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평균 슬로프 레이팅이 113정도 이므로 137이라는 수치는 상대적인 난이도 차이가 높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코스 레이팅이 72.2 정도 였으니, 스크래치 골퍼에게는 보통 난이도로 느껴질 수 있지만, 이 골프장은 보기 골퍼에게 더 불리한 난이도 세팅이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합니다. (보기 플레이어라는 용어 역시 ‘정의’가 있습니다. 추후에 올바른 용어 사용을 위한 컬럼을 쓸 예정입니다.)
하지만, 아래 소개된 골프장은 White Tee 기준으로 72.3의 코스 레이팅을 가지고 있지만, 슬로프 레이팅은 121로 되어 있습니다. 이는 앞서 설명한 골프장과 코스 레이팅은 비슷하지만 슬로프 레이팅을 고려했을 때, 스크래치 골퍼와 보기 골퍼가 느끼는 골프장 난이도의 상대적인 차이가 좀 더 작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떠신가요? 골프장의 난이도가 객관화되어 수치로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이러한 객관화된 수치는 궁극적으로 핸디캡 시스템과 결합되어 골퍼들이 좀 더 공정하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함입니다. 골프를 뭐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칠 필요가 있어? 그냥 친구들과 하루 즐기면 되는건데 복잡할 필요가 뭐가 있겠어 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수 있습니다. 당연히 골프는 즐겁고 매력적인 운동입니다. 특히 골프라는 게임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함께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은 정말 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골프를 좀 더 공정하게 즐길 수 있다면, 그리고 좀 더 알고 즐길 수 있다면 더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조금 복잡한 이야기를 풀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