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농구를 한다는 것② 제주 중앙여중

이재범 2019. 7. 9. 13: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점프볼=이재범 기자] 관광지로 각광받는 제주도에서 여자 농구부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로 이어지는 연계학교가 잘 갖춰졌다. 고등부가 없었던 남자 농구부와 달랐다. 남자 선수들은 대학까지 진학하지만, 여자 선수들은 고교 졸업과 함께 바로 프로 진출까지 가능하다. 

남자보다 훨씬 잘 잡혀있던 여자 농구부의 체계가 무너졌다. 현재 제주도에서 농구부는 제주 일도초와 함덕초, 제주동중, 그리고 제주 중앙여중까지 4개 팀이다. 중앙여중만 유일한 여자 농구부다. 여자 농구부였던 한천초교와 제주여상이 더 이상 농구부를 운영하지 않는다. 

아래에서 올라오고, 위로 보낼 수 있는 연계학교가 사라진 제주 중앙여중은 그럼에도 지난 6월 열린 한국주말리그 권역별 예선에서 4승 1패로 조2위를 차지, 왕중왕전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2017년과 2018년 2년 동안 4승 16패(춘계연맹전, 소년체전, 권역별예선, 종별선수권, 왕중왕전 등 5개 대회 기준)를 기록하며 여중부에서 약체였던 제주 중앙여중은 소년체전 1승, 권역별 예선 4승 등 올해만 벌써 5승을 맛봤다. 2015년(2패)과 2017년(3패) 왕중왕전에 출전해 모두 전패를 당했지만, 8월 열릴 예정인 이번 왕중왕전에서 첫 승을 넘어 결선 토너먼트 진출까지 바라본다. 

갑작스레 연계학교가 사라진 채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여자 농구부를 운영하는 건 쉽지 않을 듯 하다. 지난달 20일 제주 일도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제주 중앙여중과 제주 일도초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이날 연습경기 전에 부영란 코치는 “제주도 유일한 여자 농구부다. 3학년 4명이 초등학교 때부터 저와 인연이 있다. 제가 볼 때는 기본기가 부족하다고 여기지만, 다른 코치들은 기본기가 좋다고 한다. 박대남 스킬 트레이너도 괜찮다고 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다면 성실한 면에서 더 인정을 받을 거다”며 “(팀을 운영하는데) 힘든 부분도 있지만, 확실하게 만들 수 있는 부분도 있다. 3학년들이 한천초등학교에서 운동할 때 소년체전에서 동메달을 땄다”고 팀 상황을 전했다. 

부영란 코치는 2015년 한천초를 이끌고 전국소년체전에 참가해 3위에 입상한 뒤 이윤미(170cm, F/G), 고서연(169cm, G/F), 한지민(160cm, G), 김도희(158cm, F) 등이 중앙여중 입학과 함께 중앙여중 코치로 부임했다. 현재 3학년인 이들이 중앙여중의 주축 선수들이다. 

연계학교가 사라져 선수 수급이 가장 큰 문제다. 부영란 코치는 “학교 내에서 신장이 좋은 선수들, 일도초등학교에서 스포츠클럽을 했던 선수 중 1~2명을 데려왔다”며 “이렇게 한 명씩 영입한다. 다른 지방보다 키 큰 아이들이 있지만, 농구를 하려고 하지 않아서 팀 평균 신장이 작다”고 했다. 

제주 일도초는 남자 농구부를 운영하지만, 여자 아이들도 농구부와 동일한 훈련을 소화한다. 이날 연습경기가 있기 전에 제주 일도초 선수들이 몸을 풀 때 여자 선수 3~4명이 똑같이 훈련했다. 

제주 일도초 김경태 코치는 여자 선수들이 함께 훈련하는 걸 궁금해하자 “6년 전 인기있는 남학생들이 농구 훈련하는 걸 구경 온 여자 애들에게 ‘같이 운동을 하라’고 하면서 시작되었다”며 “이 친구들도 농구에 재미를 붙이고, 스포츠클럽대회에 참가하며 잘 유지되었다. 그러면서 자기들끼리 ‘우리는 여자농구부’라고 부르는 용어가 생겼다. 작년에는 남학생 10명, 여학생 10명 정도로 반반이었다. 그래서 서로 맞대결도 했다. 그런 전성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영란 코치는 “앞으로 기본기만 잘 다져주면 고등학교까지 갈 수 있다. 아이도 욕심이 있고, 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제주 일도초에서 운동하는 여자 선수들을 눈 여겨 보고 있다. 

제주 중앙여중은 유일한 제주도 여자 농구부이기에 연습상대가 부족한 것도 어려운 점 중 하나일 것이다. 부영란 코치는 “여중부와 전혀 연습경기를 할 수 없다. 일도초와 연습경기도 하지만, 어른들 동호회와 연습경기도 한다. 교장 선생님께서 속한 동호회와도 연습경기를 하는데 트래블링 바이얼레이션을 모르시기도 한다. 그럼에도 몸싸움 등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며 “이렇게라도 외부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다”고 했다. 

주말리그 권역별 예선에 참가하면 3주 주말 동안 경기를 치러야 한다. 제주 중앙여중은 3번이나 제주에서 경남 마산을 오가며 주말리그에 참가했다. 다른 팀들보다 왕복 항공료 등 비용이 많이 든다. 이 때문에 초등부는 주말리그와 비슷한 하모니리그를 이틀 동안 모든 예선 경기(4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부영란 코치는 “왕중왕전에 나가고 싶은 조그만 희망을 가지고 주말리그에 참가했다. 재작년까지 아예 나가지 못했는데, 삼천포여고에서 예산이 없으면 우리 학교를 숙소로 사용하면서 (주말리그에) 참가하라고 했다. 스토브리그(동계훈련 기간 열리는 대회)할 때도 삼천포여고를 이용했다. 차량 지원도 해줬다”며 “삼천포에서 마산까지 1시간 반씩(편도) 왔다 갔다 했지만, 그렇게라도 예산을 아꼈다. 좋았던 거 같다. 선수들도 왔다 갔다 할 때 서로 즐겁게 이야기하며 놀기도 하고, 음악도 듣고, 중학교 학생다웠다”고 삼천포여고에 고마움을 전했다. 

부영란 코치는 앞으로 어떻게 팀을 운영할 것인지 묻자 “큰 목표는 없다. 선수들에게 넓은 꿈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기본기를 다져서 운동을 계속 할 수 있게 만들어주면 어느 고등학교라도 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며 “요즘은 운동을 하기 싫어하는 친구들이 많다. 운동하려는 선수들이 적은데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함께 운동하는 선수들을 아끼는 마음을 드러냈다. 

제주 중앙여중은 오는 7월 22일부터 열리는 제74회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며, 뒤이어 8월 2일 개막 예정인 왕중왕전에 나선다. 종별선수권대회에선 봉의중, 삼천포여중, 온양여중과 함께 B조에 속했다. 

◆ 제주 중앙여중 현재 선수 명단 
이윤미(170cm, F/G, 3학년)
고서연(169cm, G/F, 3학년)
한지민(160cm, G, 3학년)
김도희(158cm, F, 3학년)
김은별(158cm, F, 2학년)
김아현(160cm, F, 2학년)
이혜원(177cm, C, 2학년)
김재은(155cm, F, 2학년)
곽성미(158cm, F, 1학년)
김현진(156cm, F, 1학년)

#사진_ 점프볼 DB 
  2019-07-09   이재범(1prettyjoo@hanmail.net)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