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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Futures] 롯데 자이언츠 김대륙

조회수 2019. 12. 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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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일의 공백을 6000일로

정확히 616일이 흘렀다. 처음 현역 입대가 결정 났을 때는 막막했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끝나는 건 아닐까 두려움이 앞섰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았다. 늘 나를 믿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용기를 냈다.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자 여유도 생겼다. 나쁜 습관을 떨쳐내고 새로운 밸런스를 찾았다. 터닝 포인트가 된 2년의 공백기 그리고 새로운 시작. 제대 후 질롱 코리아에 합류하는 김대륙은 616일의 공백을 앞으로의 6000일로 갚겠다는 의지에 불타있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송서미 Location 대단한 미디어


#낯선 듯 익숙한 유니폼

안녕하세요. <더그아웃 매거진>과는 첫 만남이네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11월 12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질롱 코리아에 합류하게 된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김대륙입니다. (드디어 내일 호주로 떠나는데 떨리진 않나요?) 떨리지만 설레기도 합니다. 다른 나라에서 야구를 하게 돼서 기쁘고요.

처음 호주 질롱 엔트리 포함 소식을 들었을 때는 어땠어요?

정말 감사했어요. 2년이라는 공백이 있어 실전 감각이 부족했거든요. 감각을 찾을 좋은 기회라고 봅니다.

선배인 최준석 선수가 코치 겸 선수로 뛰기도 해 구단 특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을 것 같아요, 질롱은 어떤 팀이라고 보나요?

호주에서 한국을 대표해서 뛰는 거잖아요. 그래서 발탁됐을 때 영광스러웠고 자부심을 느꼈어요.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호주로 떠날 생각을 하면 뭐가 제일 기대되나요?

스테이크와 우유가 굉장히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과 맛집을 돌아다니려고요. 롯데 전병우 선수, 이인복 선수 등 친한 선수들이 많아서 함께하는 게 기다려져요.

어떤 부분을 강화해서 돌아오고 싶은지도 궁금해요.

호주리그가 국내 프로야구 2군보다 실력이 더 뛰어나다고 해요. 그래서 빠른 볼에 대처하는 방법을 연습하려고 합니다. (이제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해야 하는데 국내와 어떤 점이 다를까요?) 크게 다르지 않아요. 이전에 이미 대만이나 일본에서도 외국인 선수들과 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고 국내에서도 외국인 투수를 상대할 일은 많으니까요. 다만 리그 특성상 빠른 볼에 대한 대처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년의 공백기

현역으로 입대했어요. 2년간 야구를 하기 힘들었을 텐데 주로 어떤 식으로 훈련했나요?

군대에는 야구선수뿐 아니라 다른 특기생들도 있어요. 또 예상보다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잘 돼 있고요. 덕분에 개인정비 시간에 캐치볼도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할 수 있었어요.

군에서 성장한 점이 있다면요?

정신적으로 발전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훈련 외 시간에 이미지 트레이닝을 자주 했거든요. 입대 전 아쉬웠던 부분을 한 번 더 돌아봤어요. 그러면서 나쁜 습관은 버리고 새로운 밸런스를 찾았어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궁금하네요.

유격 훈련과 체육대회요. 혹한기에 작전을 수행하고 야외 취침을 하는데 솔직히 좀 힘들더라고요. (웃음) 체육대회는 저희 중대가 우승을 했어요. ‘군대스리가’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군대에서 축구가 굉장히 인기 스포츠예요. 다들 목숨 걸고 전투적으로 합니다. (축구도 우승했나요?) 준우승을 했는데 종합성적은 1등이었습니다. 우승 깃발도 흔들고 포상 휴가도 3박 4일이나 받았어요. 또 창별 특기 개발 시간도 있어요. 저희는 좀 색다르게 마술을 택했는데 제가 MC를 맡았어요. 그 모습을 좋게 봐주셔서 표창장을 받고 조기 진급도 했어요.

전역한 지 벌써 몇 달 되긴 했지만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지금 떠올려도 좋네요. 전날에 잠을 못 잘 정도로 설렜어요. 막상 당일이 되니까 시원섭섭하더라고요. 오랜 기간 함께 힘들었던 동료들과 헤어진다는 마음에 후련하지만은 않았어요. 지금도 연락하고 잘 지내고 있어요.


입대 전후를 비교하면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나요?

체중이 10kg 정도 늘었어요. 군대 밥이 잘 맞았나 봐요. PX에서 선임, 후임들과 간식도 자주 챙겨 먹었고요. (나이 차이가 좀 났을 텐데 선후임과는 어떻게 지냈어요?) 서로 굉장히 존중해 줬어요. 저도 존댓말을 썼고, 배려해준 점이 좋았어요.

외모에 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 롯데의 아이돌이었잖아요. 전역 후에는 좀 변한 것 같나요?

이제 그 타이틀은 후배들에게 넘겨줘야죠.(어떤 선수가 차기 롯데 아이돌일까요?) 박진형도 있고 한동희, 고승민 선수도 있네요. 팬분들이 정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이제 경찰야구단도 해단했고 선수들이 현역으로 입대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 같은데요. 후배들에게 팁을 준다면?

특기생은 나이가 들어서 입대하다 보니 빠른 적응이 제일 중요해요. 스스로 야구선수라는 생각을 내려놓고 모두에게 잘하면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건강하게 군 생활을 마치는 거예요. 의지도 좋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니까요. 특기생뿐 아니라 모든 국군 장병이 부디 무사히 잘 마치고 가족 곁으로 돌아가실 수 있길 바랍니다. (현역 입대의 장점도 있을까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반환점이에요. 개인 정비 시간도 있고 얘기 나눌 사람도 많거든요. 군대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모여 있는데 그게 마음을 다 잡는 데 도움이 됐어요.

1군 출장 기록이 꽤 있었는데 상무 야구단이나 경찰에 가지 못해 의외였어요.

힘든 시간이었어요. 상무나 경찰에 입대해서 야구를 계속하고 싶었죠. 그런 기회는 매번 오지 않잖아요. 하지만 현역으로 입대한 덕분에 체중 증량도 성공했고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어요.


#자이언츠의 대륙지터

2015년 롯데에 입단하고 꾸준히 1군과 2군을 오갔어요. 적응이 쉽지는 않았겠어요.

적응의 문제는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에요. 당시 제가 준비가 덜 됐기 때문에 성적이 아쉬웠어요. 그래서 호주에 가서는 철저히 준비를 할 거예요. 기회가 오면 무조건 잡을 겁니다.

프로에서 뛰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예요?

신인 때요. 기회가 왔는데 잡지 못했거든요. 스스로에게 아쉬웠던 시기에요. (힘든 순간은 어떻게 극복했어요?) 음식 잘 먹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극복하려고 노력했어요. 주변에서 격려해주고 응원해준 친구가 너무 많아요. 늘 고맙죠.

반대로 잊을 수 없는 가장 행복했던 순간도 궁금하네요.

처음 1군에 콜업돼서 KT 위즈를 상대한 3연전이요. 대수비도 나가고 첫 안타도 쳤어요. 지금도 그 장면이 생생해요. (첫 안타를 쳐낸 상대 투수도 기억나나요?) 엄상백 선수예요. 상백이랑 친해서 가끔 그때 얘길 해요. 내 첫 안타가 너라고 말했더니 기억 안 나는 척하더라고요. (롯데에 복귀해서 다시 한번 엄상백 선수를 만나면 안타를 쳐낼 자신 있나요?) 당연하죠. 꼭 이길 겁니다.

수비만큼은 ‘데릭 지터 급’이라고 해서 ‘대륙지터’란 별명이 있어요. 평소 수비 연습은 어떤 식으로 하나요?

이 별명을 정말 좋아해요. 유명한 야구선수잖아요. 앞으로도 별명에 걸맞은 수비를 보여드릴 거예요. 수비는 늘 기본기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지면 반발력을 활용해 공을 던지는 연습을 소화하고 있어요.

지난 교육리그에서 높은 타율을 기록했어요. 그동안 타격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는데 달라진 비결이 무엇인가요?

이전에 갖고 있던 나쁜 습관들을 내려놓으려고 노력했어요. 나쁜 공에 배트가 번번이 나갔거든요. 빨리 결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이 있었나 봐요. 이전에는 공이 오는 대로 치려고 했다면 지금은 여유가 생겼어요.

질롱과 롯데 관계자에게 자신의 장점을 어필해 본다면?

제 장점은 ‘끈질김’이에요. 수비할 때는 공을 끈질기게 따라가서 주자를 아웃시키고 타석에서도 끈질기게 투수를 괴롭힐 거예요. 많이 기용해주십시오. (웃음)


#친구들 사이에선 류끼

함께 호주로 떠나는 롯데 선수들과도 의기투합했을 텐데 출국을 앞두고 어떤 얘기를 주로 나눴나요?

음식과 문화에 대한 얘길 나눴어요. 바다 악어가 있는데 머리가 마티즈만 하대요. 몸까지 합치면 어마어마하겠죠? 대형 버스 급이라는 얘기도 있어요. (웃음) 캥거루도 유명하잖아요. 서 있으면 키가 2m라고 해서 좀 무섭기도 해요. (동물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지나가다가 산책하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해요. 동물 병원 우리 안에 들어있는 친구들도 그렇고요. 사진도 찍고 한참 쳐다보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SNS에 동물 사진이 많더라고요.) 본집에서 강아지 2마리를 키우는데 자주 보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더 애착이 가요. 기회가 되면 유기견 센터에 가서 봉사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신)본기 형이 봉사활동도 좋아하고 동물도 사랑해서 꼭 같이 가보고 싶어요.

떠날 준비를 하면서 특별히 걱정되거나 힘든 점은 없었어요?

힘들기보다는 좋았어요. 새로운 문화를 느낄 수 있고 호주 야구를 접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해요. 그런데 오랜만에 해외에 나가려니까 캐리어가 고민되더라고요. 얼마나 큰 캐리어가 필요한지 몰라서 캐리어 쇼핑만 한참을 했어요.


이번에 떠나면 스프링캠프까지 치르고 오게 돼요. 꽤 오래 호주에 있게 되는데 친구, 가족과 작별 인사는 잘 했나요?

친구들과는 잘 했는데 부모님은 걱정을 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몇 개월간 떨어져 있어야 하니까요. (이 자리를 빌려서 부모님과 누나에게 한마디 해볼까요?) 잘 다녀올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쑥스럽네요. (웃음)

호주는 주 4일 경기라 개인 시간이 꽤 있어요.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예정인가요?

병우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자고 약속했어요. 어떻게 스케줄을 짤 지도 미리 얘기했고 얼마만큼 몸을 키울 지도 함께 고민했어요. 아마 호주에 가게 되면 남는 시간 대부분을 운동에 투자할 것 같아요.

동기나 친구들 사이에서 별명은 뭐예요?

병우가 귀엽게 ‘류끼’라고 지어줬어요. 이름의 마지막 글자를 늘여 말하면 ‘류기’라 류끼라고 부르더라고요. (끼가 많다는 의미인가요?)글쎄요. 끼가 있는 편은 아니에요. (웃음)

다른 팀에서 특별히 가까운 선수는 누구예요?

한화 이글스 주현상 선수와 굉장히 친해요. 동아대 동기거든요. 2016년 한화전에서 현상이를 만났는데 그때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현상이가 잘하던 시기여서 어떻게 하면 잘 칠 수 있는지 물어보고 방망이도 달라고 했어요. (웃음) 현상이는 지금 전역하고 투수로 전향했어요. 워낙 잘 던지는 친구거든요. (경기 때 주현상 선수의 볼을 칠 기회도 있겠네요?) 그렇죠. 그때는 제가 이길 거예요.


#모두에게 사랑받는 선수로

귀국 후에는 다시 롯데로 돌아오게 될 텐데 어떤 활약을 하고 싶은가요?

알토란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팀이 필요로 할 때 해줄 수 있는 선수요. 수비나 타격 모든 면에서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하고 싶어요. 감독님께서 저를 믿고 쓰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예요.

세우고 싶은 기록이나 목표가 있는지 궁금해요.

첫 번째는 팀에서 최소 실책을 하는 거예요. 두 번째는 시즌이 끝나면 팀에서 주는 상을 받고 싶어요. 가장 기여도가 높고 팀에 헌신한 선수에게 상을 주는데 이전에는 손아섭 선배님과 전준우 선배님이 받았어요. 저도 꼭 한 번 받아보고 싶어요.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대중에게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이대호 선배님이나 이승엽 위원님, 박찬호 선배님 같은 대선배님처럼 야구를 모르는 사람들도 ‘야구선수’라고 기억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에요.

김대륙에게 야구란 무엇인가요?

없어선 안 될 존재요. 지금까지 한 번도 손과 마음에서 야구를 놓은 적이 없어요. 군대에 있을 때 조차도요. 힘들고 슬플 때, 기쁠 때도 늘 제 곁에 있었어요. 야구 때문에 가족과 친구들이 울고 웃었기 때문에 야구는 제 전부예요.


마지막으로 2년간 기다려준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할게요.

정말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이전의 저와 지금의 저는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616일의 공백을 앞으로의 6000일로 갚겠습니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마음먹은 일이 잘 안될 때는 만만한 꿈부터 꾸라는 말이 있다. 소박한 꿈을 이뤄 나가면서 성공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2년여의 공백으로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얼마나 컸을지 가늠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팀에 보탬이 되는 일부터 시작하겠다는 김대륙. 롯데에 입단하자마자 적응할 틈도 없이 1군에 합류해 갈팡질팡했던 신인 선수는 벌써 프로 5년 차가 됐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수없이 그려왔던 야구하는 자신의 모습이 호주에서 현실이 될 차례다. 질롱에서 보여줄 그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 본다.


더그아웃 매거진 104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104호(1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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