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판 흔든 조용병 신한 회장, 다음은 '부동산 금융'

이종현 기자 2019. 7. 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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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내 부동산 사업 밸류체인 점검 및 시너지 방안 모색부동산 관련된 모든 금융서비스 제공해 비이자이익 확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부동산 금융 시장을 노리고 있다. /조선DB

수익이 나지 않으면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2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의 판을 흔들었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이번에는 부동산 금융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퇴직연금과 함께 부동산 금융을 그룹 내 핵심 비이자이익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2일 금융권과 신한지주(055550)등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달 열린 그룹 사장단회의에서 부동산 금융시장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신한지주는 지난달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는 파격 선언을 하면서 잔잔하던 퇴직연금 시장에 커다란 바위를 던졌다. 아직 그 파문이 채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이번에는 부동산 금융으로 발빠르게 전선을 옮기는 모습이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부동산 신탁업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신탁 지분 60%를 1934억원에 인수했다. 올해 4월 금융당국이 신한지주의 아시아신탁 자회사 편입안을 승인하면서 인수가 확정됐다. 신한지주는 이때부터 그룹 내 부동산 금융 서비스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신한지주의 부동산 사업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 중이고 그 결과가 이달 중 발표된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아시아신탁 편입을 계기로 그룹 내 부동산 사업의 전체 밸류체인을 점검하고 효율적으로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퇴직연금 부문을 매트릭스 조직으로 만든 것처럼 부동산 금융 부문을 매트릭스화(化)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일단은 '협의체' 정도를 두는 것으로 정리되고 있다. 매트릭스는 계열사별로 각각 진행하는 사업이나 서비스 가운데 비슷한 성격의 것들을 하나로 묶고 콘트롤 타워를 두는 방식이다. 계열사별로 제각각 진행하는 사업을 지주 차원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내는데 효과적이다.

다만 계열사간 업무의 성격이 다른 경우에는 시너지를 내기 보다는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신한지주가 부동산 금융에 매트릭스 대신 협의체 형식의 느슨한 통합 관리 체계를 택한 이유다.

신한지주에는 아시아신탁 외에도 2017년 설립된 신한리츠운용, 신한은행 내 신탁본부, GIB 부문 등이 부동산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각 회사나 조직마다 운영하는 부동산 금융 서비스의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한리츠운용은 기존에 있던 건물을 임대·관리·매각하는 사업을 맡고 있기 때문에 건물을 짓기 전에 토지개발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까지 도맡는 신탁업과는 업무의 성격이 꽤 다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협의체 구성을 포함해 다양한 협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매트릭스 조직은 일단 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신한지주는 협의체를 중심으로 부동산 구입부터 관리, 운용, 처분까지 부동산 산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한지주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고도 부동산과 관련된 모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신한지주는 부동산 금융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조 회장이 추진하는 '탈(脫) 이자이익'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은 은행 이자 말고도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 업계 수위권을 지키고 있는 신한카드, 신한생명에다 퇴직연금, 부동산 금융을 더해서 비이자이익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올해 1분기 신한지주의 비이자이익은 8220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2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에서 비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율도 30.1%로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30%대를 기록했다.

조 회장은 이날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신한카드 베트남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SVFC)' 출범식에 참석했다. 조 회장은 그룹 내 비이자이익과 해외이익 증가에 동시에 도움이 되는 SVFC 사업에 적지 않은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앞으로도 원(one)신한 관점에서 그룹사 간 협업을 통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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