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부담 극복 이지스함 독자개발.. 2조 경제효과"

허우영 2015. 9. 2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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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함 개발 주역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부사장 김 정 환

6.25 발발 당시 우리 해군은 구축함은커녕 변변한 전투함조차 한 척 없었다. 전투함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미국에서 구입한 해양학교 실습선(화이트헤드)에 3인치 포를 장착한 '백두산함'(PC-701)밖에 없었다.

이 선박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에서 사용한 450톤급 초계정으로, 퇴역 후 민간 실습선으로 사용 중이었다. '해군의 아버지' 손원일 제독과 해군 장병, 그 가족들이 조국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 성금을 모아 백두산함을 사들였다. 1950년 4월 태평양을 건너 진해에 입항, 우리 해군의 첫 전투함으로 명명된 백두산함은 전쟁 발발 후 미군 증원군 도착을 막기 위해 부산을 기습 점령하라는 명령을 받은 특수부대 600여 명을 태운 북 인민군 수송선을 대한해협에서 격침하는 등 수많은 전과를 올려 해군의 전설이 됐다.

반세기가 지난 2007년 5월 25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우리 해군의 첫 번째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KDX-Ⅲ, DDG-991, 7600톤급)' 진수식이 열렸다. '제우스의 방패' '꿈의 전함'으로 불리는 이지스함은 각종 레이더 등으로 구성된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 1000여 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하고 20여 개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최신예 전투함이다.

전자파와 적외선, 수중 소음 등을 최소화해 적에게 노출되지 않는 스텔스 기술과 함께 생화학, 방사선 공격에 대비해 승조원과 함정을 보호하는 방호설비를 갖췄다. 세종대왕함은 현대중공업이 1975년 국내 개발 첫 전투함인 '울산함'을 개발한 이래 한국형 구축함과 잠수함 시대를 개막한 군, 학계, 연구기관, 조선업체 등의 모든 기술력을 집결하고 주요 부품을 국산화해 건조한 선박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세종대왕함 개발 주역인 김정환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부사장(사진)을 인터뷰했다.

-우리 해군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 개발 취지와 의미는 무엇인가.

"한국형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은 '대양해군'으로 발전하기 위한 전략 기동함대의 중추 함정으로, 미래 해양안보에 대비한 해군의 핵심 전력 확보를 위해 개발이 추진됐습니다. 특히 1980년 현대중공업과 해군이 '울산함'(FFK)이라는 호위함을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이래 30여년 간 꾸준히 방산조선소 기술진과 정부가 함정을 개발해 온 결과 맺어진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DX-3 사업 검토 시 미국 이지스함 도면을 들여와 국내에서 건조만 하면 되지, 왜 독자 설계를 해 위험부담을 지느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미국 이지스함은 1980년 초반에 설계돼 플랫폼 설계가 이미 한 세대 이전 기술이었다. 우리 해군은 한국의 특성에 맞는 무기 탑재와 승조원들의 최신 거주환경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30년 가까이 해군 함정을 독자 개발한 국내 기술진을 믿고 자체 개발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당시 국내 함정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였나.

"현대와 해군이 최초 국내 독자 개발 호위함인 울산함을 개발한 이래 초계함, 군수지원함, 기뢰부설함 등 각종 함정을 국산화했고, 2000년대 초 5000톤급 KDX-2 구축함에 스텔스 기술을 부분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1983년 KDX-3에 대한 소요 제기 후 20여년 만에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예산 배정이 미흡했던 함정 분야에 균형적인 예산 배분이 이뤄진 덕분이다. 세계 10위권 무역국으로 성장한 수출입 물량을 대부분 해상으로 운송하는 만큼 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연안 해군'에서 '대양해군'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뒷받침됐다."

-최첨단 이지스 기술의 핵심은 무엇인가.

"주요 기술로 생존성 향상 구조설계인 폭발강화 격벽, 함정 스텔스 설계, COGAG 복합추진체계 설계기술 등이 있다. 폭발강화 격벽은 피격으로 인한 함정 내부 폭발 시 손상 구역을 제한해 연속적 손상과 침수를 억제한다. 주요 격실은 구조를 이중화해 보호 또는 분산 배치하는 한편 관통 방지용 후판재를 설치하고 방탄 소재를 채택했다. 스텔스 기술로는 레이더 신호 감소, 적외선 신호 감소, 수중방사소음 감소, 자기신호 감소 등이 적용됐다.함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도 채택됐다. COGAG 추진체계는 4개의 가스터빈과 2개의 감속기, 추진축·추진기로 구성된 복합 추진체계다. 2개의 가스터빈과 1개의 감속기가 각각 분리된 기관실에 배치돼 한 개의 기관실이 침수 또는 피격돼도 다른 기관실이 작동해 기동이 가능하고 운용 속력에 따라 가스터빈을 1·2·4개 등으로 다양하게 운용할 수 있다."

-이지스 기술이 국내 산업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자면.

"세종대왕함에 들어가는 120여 종의 주요 장비 가운데 90여 종을 국내에서 생산해 약 2조원의 국내 경제효과를 얻었다. 첨단 함정 건조 기술 확보로 방위산업 발전에도 큰 보탬이 됐다. 1만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 등 부차적인 산업유발 효과도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허우영기자 y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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