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가 와이드] 만만치 않은 라스 팔마스, 그 저력은?

박대성 2015. 8. 2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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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지난 2일(한국시간) 말라가와 세비야의 킥오프를 시작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이하 라리가)가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라리가 1라운드에서 최고의 관심 매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UD라스 팔마스(이하 라스 팔마스) 그리고 스페인 슈퍼컵(수페르코파)에서 대패를 당한 바르셀로나와 빌바오였을것이다. 그 중에서도 2001-02시즌 이후 자취를 감춘 '섬 팀' 라스 팔마스의 등장은 올드 축구팬들에겐 추억을 근래 축구팬들에겐 궁금증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했다.

라리가 무대에서 다시 선보인 라스 팔마스는 기대 이상이었다. 학손 마르티네즈, 야넥 페레이라 카라스코, 필리페 루이스등 전략 보강을 감행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선전 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경기 내용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지배한 경기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 경기였다는 점과 1-0이라는 점수차를 상기해 본다면 라스 팔마스는 3백을 필두로 다져진 단단한 수비력과 세트피스 시 위협적인 몇 차례로 라리가 귀환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였다. 사실 얀 오블락 골키퍼의 동물적인 세이브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를 경기였다.

리그 1라운드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라스 팔마스를 두고 왈가왈부하기엔 큰 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끈끈함을 보였는가에는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 날 출전한 라스 팔마스 선수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흥미로운 것이 있기 때문이다. 팀 중심에 라스 팔마스의 '아이들'이 버티고 있었다는 점이다.

라스 팔마스 선수들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골키퍼 라울 리소아인을 포함해 총 18명이 출전했다. 그런데 이 중 라울 리소아인을 포함한 10명은 라스 팔마스 데 그란 카나리아(Las Palmas de Gran Canaria) '출생' 선수라는 특징이 있었다. 게다가 10명 중 9명은 라스 팔마스 유소년팀에서 성장한 선수들이다.

출생지를 라스 팔마스 데 그란 카나리아가 아닌 카나리아 제도로 범위를 넓히면 2명이 더 추가된다. 수비수 아이타미와 후보 다비드 가르시아다. 아이타미가 태어난 카나리아 제도 내 남쪽 아르기네긴(Arguineguin)은 맨시티에서 활약하는 다비드 실바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날 선발 출전한 베스트11의 면모를 살펴보면 '라스 팔마스(카나리아 제도 포함) 출신'들의 윤곽은 더욱 뚜렷해진다. 250유로에 야심차게 영입한 아르헨티나 출신 세르히오 아라우호와 또 다른 섬 마요르카에서 건너온 페트로 비가스, 파라과이 출신 안톨린 알카라스를 제외하면 8명이 라스 팔마스에서 태어난 선수들이다. 출생지에서 라스 팔마스 유소년 팀으로 범위를 좁혀도 비율은 큰 차이가 없다. 11명 중 라스 팔마스 출생으로 유소년 팀을 거친 선수는 로케 메사(레반테), 아이타미(SD 우에스카)를 제외한 6명이다.

요약하면 라스 팔마스는 라스 팔마스 지역 내에서 태어난 아이들과 유소년 팀에서 성장한 선수들로 구성했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라스 팔마스가 아슬레틱 빌바오처럼 바스크 지방 출신 제한 정책이 아님에도 이런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라스 팔마스는 본래 1949년 6월 6일 카나리아 제도 내 CD 그란 카나리아, 아틀레티코 CF, 레알 클럽 빅토리아, 아레나스 클럽, 마리노 FC라는 총 5개 팀이 연합이 된 만들어진 클럽이다. 하지만 카나리아 제도 팀들을 연합했다해서 끈끈한 '한 팀'으로 만들어 진다는 것은 게임이나 이론 서적에서나 볼 법한 일이다. 현실적으로 묶는 힘의 원천은 탄탄한 유소년 시스템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라스 팔마스는 탄탄한 지역 기반 유소년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일례로 '라스 팔마스 유소년 여름 축구 학교'가 대표적이다. 여름 축구 학교는 팀 산하 축구 센터와 카나리아 제도 내 축구 클럽들과 협약해서 대략 10일 간 커리큘럼을 진행하는데, 여기엔 축구뿐만 아니라 라스 팔마스의 역사, 문화등을 가르치고 체험하는 시간까지 포함된다. 결과적으로 여기서 유소년들은 라스 팔마스가 하고자 하는 축구와 그 이상을 자연스럽게 알아가며 공유하는 것이다. 1군 팀의 축구 정서를 어릴때 부터 배워간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바르셀로나가 '축구는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대변하는 것이다'라는 교육법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물론 세계 최고의 유소년 시스템을 자랑하는 스페인에서 라스 팔마스의 현 시스템을 언급하는 것은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닐 수 있다. 따지고 보면 라스 팔마스 유소년 팀 선수들도 2014년 스페인 축구 협회가 발표한 711,596명 선수들 중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역에서 나고 자란 선수가 선발 라인업에 60%가까이를 차지한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는 상당히 크다. 누구보다도 클럽의 가치와 이상을 잘 아는 선수들로 구성돼있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스페인 아닌 스페인 같은 섬 나라 라스 팔마스의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돌아온 라스 팔마스의 행보가 주목된다.

글, 그래픽=<내 인생의 킥오프> 박대성

사진=프리메라리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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