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도급법 위반' 대기업 해명만 듣는 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가 원청업체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를 직권조사하는 과정에서 하청업체는 단 한 번도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공정위 하도급법 위반 현장조사 실시 현황'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지난 5월까지 하도급법 위반 관련 직권조사 242건을 진행하면서 하청업체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지금까지 공정위 직권조사에서 하청업체를 조사한 적이 있느냐'는 신학용 의원의 질의에 '지난해부터 최근(5월)까지 직권조사 총 706건 중 서면조사로 종결된 417건과 중소기업청으로 이첩한 47건을 제외한 순수 직권조사 건수는 총 242건으로 수급사업자(하청업체)에 대한 현장 조사를 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방사무소에서 전담하는 신고 조사의 경우 하청업체의 신고 이후 해당 원청업체를 조사하고, 본부에서 조사하는 직권조사의 경우에는 제보나 첩보 등을 통해 원청업체를 조사하고 있다. 신고조사는 신고 시 하청업체의 이야기를 청취하지만 직권조사는 공정위의 개별적 조사 없이는 하청업체의 입장을 확인하는 창구가 마련돼 있지 않다. 직권조사 건수가 점점 늘고 있는 상황에서 해명 일변도인 원청업체의 조사만으로는 공정성을 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올 들어 공정위 직권조사 건수는 5월 말 기준으로 총 342건으로 상반기가 지나기도 전에 지난해 직권조사 건수(364건)에 육박했다.
앞서 세계일보가 지난 4월 보도한 태광그룹의 하청업체 경영자료 요구 정황과 관련해서도 공정위는 같은 달 29일 태광그룹을 현장점검한 후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당시 태광그룹으로부터 경영자료를 요구받은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 2일 공정위에 하도급법 위반으로 태광산업을 제소한 상태다.
신학용 의원은 "하도급법 위반 사례를 조사하면서 피해자인 하청업체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것은 대기업 봐주기식 조사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향후 공정위의 직권조사 과정에서 하청업체 조사를 강제할 수 있는 내용으로 법을 개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하청업체는 원청업체로부터 받을 불이익을 우려해 (조사에) 비협조적이어서 하청업체의 이야기를 듣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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