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프로야구 올스타전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좋아하는 선수를 스타로 초대하기 위해 매일 광클하진 않았는지요.제일 첫 번째로 각자 응원하는 팀의 선수들을 추천했을 것이지만,지명타자를 선정할 땐 팀에 상관없이 손이 간 선수가 있었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짐작합니다.
사실 이번 올스타전 투표에서도 양 팀 지명타자 부문은 특정 선수들이 압도적으로 지지를 받았습니다.드림 올스타팀의 이승엽은120명의 후보 중 가장 많은 표(64.86점)를 얻었습니다.나눔 올스타팀의 이호준은 총점55.95점으로 전체2위를 기록했습니다.실력과 성적은 물론 노장의 투혼이 팬들의 마음을 훔친 것입니다.
두 선수 모두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대스타입니다.하지만20여년의 프로생활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정상에 오르기까지 남모를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호준은2015올스타전 인기투표 전체2위를 차지했습니다.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비법이 무엇일까요.그는"저에게 기회를 준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가족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사진=표권향 기자>
'인생은 이호준처럼'.복권에 당첨된 것 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야구선수가 있습니다. NC의 맏형 이호준인데요. '로또준'이 생각하는 그의 인생은 어떤 것일까요.
첫 번째 로또,타자로의 전향
사실'로또준'에는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이호준이 부진을 앓다가도 뜬금포를 날려서 생긴 별명입니다.하지만 이 말은 이호준에게 있어 흑역사의 한 조각일 뿐,야구선수로서 행운이 뒤따른다는 의미로 바뀌었습니다.
이호준이2번의FA로 모은 금액은54억.승리수당과 월별MVP등을 고려하면 부르주아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또한'내조의 여왕'으로 불리는 미모의 아내 홍연실 씨가 화제를 모으며'세상을 다 가진 남자'가 됐습니다.
이호준은"처음엔 저를 흉보는 말이었어요. SK시절 못한 부분들이 있었기에 그런 소리를 들을 만 했어요"라며 잠시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내 밝은 표정을 되찾은 이호준은"지금은 좋은 말로 바뀌어 기분이 좋아요.이미지를 바꾼 것이 중요해요.안 좋은 모습이 좋게 바뀌었잖아요"라며"은퇴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팬들 덕분에 말년이 행복해요.팬들의 사랑에 복 받는 느낌이에요.항상 감사드려요"라고 인사했습니다.
<팀 내 최고참인 이호준의 손바닥에는 언제나 굳은살이 박혀있습니다.시즌 내내 그의 꾸준함을 대변해주고 있습니다.사진=표권향 기자>
'진짜'야구선수로 만들어 준'사랑의 매'
올해로 프로22년차.이호준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쉽게 살지 않았어요"라고 강하게 말했습니다.
1994년 투수로 해태에 입단한 이호준에게 당시1군은 꿈의 무대였습니다.데뷔 첫 해8경기에 등판해 무승무패 평균자책점10.22로 부진했습니다.
앞으로 살 길이 막막했다고 합니다.이호준은"뭐라 내세울 것이 없었어요.야구선수로서의 생명을 끝낼 상황까지 왔었죠"라고 털어놨습니다.
2군에서 전전하며 방황하던 이호준을 붙잡아준 건 그를 포기하지 않은 코칭스태프였습니다.이호준은"야구 안 한다고 도망갔다가 김ㅇㅇ코치님께 개같이 두드려 맞았어요"라며 머리를 긁적였습니다.
벼랑 끝에 희망의 빛이 뻗쳤습니다.이호준은 주위의 권유로 타자로 전향한 것입니다. 1998년121경기에 나가 타율0.303 19홈런77타점을 기록하며 타자로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호준은"좋은 스승님을 만난 것이 가장 큰 복 이었어요"라며"김성근 감독님은 보통 무서운 사람이 아닙니다.엄하고 강한 스승님이 방황하는 날 잡아주고 많은 훈련을 통해 컨트롤해 주셨습니다.감독님과 코치님들이 계셨기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호준은 올 시즌79경기에 출전해 타율0.311 79타점(3위)을 기록 중입니다.지난6월18일KT전 첫 타석에서2점 홈런을 터뜨리며 프로야구 통산8번째300홈런을 달성했습니다.사진=OSEN제공>
'로또준'을 만든'가족의 힘'
이호준의 아내 홍연실 씨는 야구팬 사이에서 이미 유명인사입니다.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요리 솜씨를 뽐냅니다.특히 결혼 후 단 한 번도 식탁에 같은 반찬을 내놓지 않을 정도로 지극정성의 내조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내조의 여왕'으로 불리는 아내 자랑에 입에 침이 마를 날이 없는 이호준입니다.아내 홍연실 씨는 시즌 내내 묵묵히 남편의 뒷바라지를 합니다.시즌이 종료되면 그때부터 아내는 여왕님이 된다고 합니다.이호준은 비시즌 기간 동안 아내와'삼동이'들에게 충성을 다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호준은 아내에 대해"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며"포기하고 싶거나 부상을 당해 재활을 할 때 콕콕 한 마디씩 해줘요.이 말들에 뜻이 있기 때문에 깊이 받아드리지요"라고 소개했습니다.
'삼동이'라고 불리는 동훈,동영,동욱이도'아빠'이호준에게 큰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만능 재주꾼인 첫 째 동훈이는 아버지를 이어 야구선수가 됐습니다.사실 이호준은 동훈이가 골프선수가 됐으면 했는데 말입니다.
이호준은"가족은 힘들 때 나를 지탱해주는 버팀목이에요.가끔 손 놓고 싶을 때가 있지만 가족의 응원을 받으면 부끄럽지 않은 가장이 되기 위해 포기하지 않게 되요"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불혹인 이호준은 '은퇴 후 계획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그는 "은퇴를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야구할 힘이 아직 남아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사진=표권향 기자>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이호준이 고비를 맞았던 건 언제였을까요.그는"첫 번째FA가 독이 되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의외의 대답에 놀란 기자에게 이호준은"욕심을 냈고 방심했었어요.당시 무언가 다 이룬 것 같았어요"라면서"처음 야구를 시작했을 때와 첫FA가 최대 위기였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호준은 방황하는 후배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합니다.이호준은"어린 친구들을 보면 눈에 보입니다.선수들의 성향에 따라 때론 무섭게,어떨 땐 부드럽게 조언을 하기도 합니다.하지만 받아들이지 않는 후배에게는 아예 말을 하지 않고 지켜 봅니다"라고 말했습니다.팀 내 최고참이지만,그가 지켜야 할 선과 분위기 조성을 위한 인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39세.앞으로 야구선수로서 보장된 시간을 가늠할 수 없습니다.이호준은"제가 힘들다고 생각하거나 감독님과 코칭스태프,프런트에서 은퇴를 제안하기 전까지 야구를 계속 할 겁니다.아직까진(야구를)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에요"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이호준의 꿈은'박수칠 때 떠난다'입니다.이호준은"때가 되면 미련 없이 내려놓을 거예요.할 수도 없으면서 구질구질하게 우기는 건 아닌 것 같아요"라며"성적이 말해주겠죠.그땐 기다려주는 것이란 없어요.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건 사실이에요.절실한 마음으로 매 타석에 임하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변화는 있어도 변함은 없어야 합니다.한때 반짝 스타로 떠올랐던 이호준은 주변의 관심에 잠시 자만하기도 했습니다.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재기할 수 없었겠죠.이호준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면서'세상은 혼자서는 절대 살 수 없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