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파식적] 플루토(Pluto)

명왕성은 1930년 미국 천문학자인 클라이드 톰보가 발견했으며 2006년 8월까지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이었다. 국제천문연맹은 명왕성 부근에서 행성급 천체들이 잇따라 발견되자 행성을 다시 정의하기로 하고 새 기준 중의 하나로 '중력으로 자기 궤도 주변을 깨끗이 쓸어버리는 천체'를 정했다. 궤도 주변에 크고 작은 천체들이 무더기로 몰려 있어 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명왕성은 '플루토(Pluto)'라는 이름 대신 '134340'이라는 왜소행성 번호를 부여 받고 행성 지위를 박탈당했다. 그해 미국 방언협회는 '올해의 단어'로 'plutoed(명왕성되다)'를 꼽았다. 사람이나 사물의 처지가 갑자기 추락하는 것을 가리키는 단어로 우리 말로 치면 속어인 '새 되다' 정도의 뜻이다.
원래 이름인 플루토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죽음의 신 '하데스'의 영어 이름이다. 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그만큼 태양 빛을 덜 받아 어둠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명명됐다. 플루토는 스틱스·카론·케르베로스·닉스·히드라 등 5개 위성을 거느리고 있다. 스틱스는 이승과 저승 사이를 흐르는 강으로 망자가 스틱스 강가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뱃사공인 카론이 배를 저어 저승으로 데려간다. 저승 입구는 머리가 셋 달린 개인 케르베로스가 지키며 산 사람의 출입을 막고 죽은 영혼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감시한다. 닉스는 밤의 여신이며 히드라는 목이 9개 있는 물뱀으로 독이 지독해 닿기만 해도 죽는다.
명왕성이 아직 행성이던 2006년 1월 미 항공우주국(NASA)은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를 발사했다. 9년간 47억㎞를 날아간 뉴호라이즌스호는 4일 명왕성 궤도 진입을 눈앞에 두고 81분간의 통신 두절 사태를 빚었다. 다행히 NASA가 이상 원인을 파악해 7일 정보수집 활동을 재개했다고 한다. 인류가 만든 우주탐사선이 명왕성에 근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호라이즌스호가 예정대로 14일 명왕성 궤도에 진입해 어떤 우주쇼를 펼쳐낼지 기대가 크다.
한기석 논설위원
[ⓒ 한국미디어네트워크(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SK·삼성, 내년 2월 HBM4 세계 최초 양산
- K바이오 마일스톤 2년새 2.2배…'제2 렉라자' 청신호
- 쿠팡, 자체 조사 일방적 발표…정부 '확인 안돼'
- 비었던 야드에 일감 빼곡…한화 '美 핵잠 수주 준비'
- [단독]R&D 오프쇼어링 확산…KT도 베트남 간다
- '화웨이 최신폰 부품 10개 중 6개가 중국산'
- [단독]내년 5월부터 M15X도 가동…AI 칩 '글로벌 생산 1위' 굳힌다
- 인건비 3분의1에 고용유연성 뛰어나…'코딩 실력도 상위급'
- 트럼프 측근 '美기업 표적 제재 말라'…쿠팡 두고 서울·워싱턴 '난기류'
- [단독]美中 분쟁에 OCI 베트남 웨이퍼 공장 ‘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