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의류 시장 유통구조

박미영 2015. 6. 15.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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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매입 95% 차지.. '옷값' 올리는 수수료

의류는 백화점, 마트, 온라인쇼핑몰 할 것 없이 유통업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 카테고리입니다. 하지만 같은 브랜드의 동일 모델이라도 구매처에 따라 가격은 달라집니다. 백화점에서 30만 원대에 구매한 제품을 아웃렛에서는 20만 원대, 온라인몰 브랜드관에서는 10만 원대에, 등산로 입구 로드숍에서는 10만 원 균일가에 살 수도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의류의 경우 재고 비중이 높은 독특한 유통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의류시장은 유통업체의 위탁매입방식, 공급자 중심의 생산시스템, 다품종 생산, 유행의 민감성 등을 특징으로 합니다. 따라서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시장 수요 예측과 마케팅 대응이 뛰어난 대기업에 유리하지만 중소기업에는 불리한 시장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재고비중이 높은 유통구조=과거 의류 유통구조는 흔히 맞춤 전문 양장점으로 알려진 주문복점 일변도였습니다. 산업화와 함께 기성복 시대로 들어서면서 주요 유통채널이 재래시장, 백화점, 대리점 등으로 바뀌었습니다. 현재는 백화점, 가두점, 대형마트, 아웃렛, 인터넷 쇼핑몰, 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는 의류사업에서 20% 안팎의 수익을 보장하면서 집객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의류 판매 비중이 매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브랜드 의류의 유통구조는 크게 1차 시장과 2차 시장으로 나뉘어 집니다. 1차 시장은 제조업체에서 당해 시즌용 으로 생산한 신상품이 바로 진열·판매되는 시장으로 대리점, 백화점, 대형마트가 포진해 있습니다. 정상가로 약 30%의 물량을 소화하며 할인판매(30∼40%)를 포함해 내수 출하량의 약 60∼70%가 판매됩니다. 2차 시장은 이른바 재고 시장을 말합니다. 1차 시장에서 판매되고 남은 물량은 다음 시즌 이후에 아웃렛, 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합니다. 출시 1년 미만의 상품을 보통 30∼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해 내수 출하량의 약 15%를 소진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2차 시장에서도 팔리지 않은 재고는 제3국 수출, 덤핑 판매, 사회복지단체 기부, 소각 등의 방법으로 처리됩니다.

◇가격은 어떻게 매기나=백화점에서 파는 유명 브랜드의 정장 한 벌 원가를 분석해보면, 원단과 부자재 등 제품에 들어가는 제조 이윤을 포함해 약 30∼35% 수준입니다. 여기에 제조업체가 고용한 백화점 매장 직원 인건비와 판매관리비로 12∼17% 정도가 더해집니다. 또한 자체 광고·마케팅 비용이 약 10%, 백화점 홍보 프로모션 비용이 4∼5% 추가됩니다. 그리고 30∼35%가 백화점 판매수수료로 들어갑니다.

국내 백화점이 의류에 높은 판매수수료를 매기는 것은 일본 백화점 운영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나 유럽 백화점들은 바이어들이 제조업체에서 물건을 사서 직접 판매하는 직매입 방식이어서 의류업체들은 바이어가 주문한 양만 팔면 되기 때문에 재고 부담이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국내 백화점은 판매 수수료만을 챙기는 위탁매입 방식이어서 재고는 오롯이 제조업체의 부담으로 남습니다. 뿐만 아니라 백화점들은 국내 업체들에게는 40%에 가까운 판매 수수료를 받아 가지만 수입 브랜드에는 10% 남짓만 받아가는 불평등 관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백화점의 유통방식은 옷값의 30∼40%를 차지하는 유통비용을 더욱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직매입과 위탁매입의 비율이 90:10인데 비해, 한국은 5:95로 위탁매입 비율이 절대적입니다.

◇신 유통구조의 탄생 '동대문패션'=동대문은 반경 1㎞ 내에서 패션 기획과 생산에서 도매와 소매 등 유통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의류산업의 집적지입니다. 동대문의 원스톱 시스템은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유통구조입니다. 파격적인 가격과 가격대비 뛰어난 품질, 그리고 무엇보다 기획과 디자인에서 납품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됩니다.

이러한 시장 특성을 반영하듯 동대문에는 기획, 생산, 유통 등 다양한 배후시장이 형성돼 있습니다. 4∼10명 규모의 소규모 업체가 밀집한 동대문 패션상권에는 '초단납기'생산 시스템이 보편화 돼 있습니다. 기획과 디자인, 유통은 동대문 내 유통업체에서 주로 이뤄지고 봉제는 종로구 창신동과 숭인동 일대 의류 제조업체에서 맡고 있습니다. 창신동과 숭인동 일대는 동대문에서 유통되는 의류의 대다수를 생산해 내는 의류 생산 클러스터로 2600여개의 봉제업체가 밀집해 있습니다. 국내 인터넷 의류 쇼핑몰들의 제품 70%가량이 이곳 동대문시장에서 조달됩니다.

최근에는 동대문 패션상권의 저력을 눈여겨보던 롯데가 동대문패션TV 건물을 인수해 롯데피트인으로 개점했고, 또 이곳을 신규 서울 시내 면세점 입지로 정하기도 했습니다. 이곳 쇼핑몰은 입점업체로부터 받는 평균 수수료율을 매출의 22% 수준으로 내렸습니다. 이는 30%가 넘는 백화점 수수료율과 크게 비교되는 수준입니다. 최근 이곳에는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본 신진 디자이너들도 몰려 한때 '서민의류 1번지'였던 동대문 패션상권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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