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테러·폭력 아닌 평화의 종교"

이건재 2015. 5. 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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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RP, 한국종교와 이슬람교간 대화 세미나 개최

이슬람이 호전적 종교라는 오해는 테러를 자행하는 극단적 사례의 일부분만 보고 전체를 재단하는 지나친 단순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캐나다 리자이나대학교 오강남 비교종교학 명예교수는 7일 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한국종교와 이슬람교간 대화세미나를 통해 "이슬람은 평화와 질서의 종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슬람, 함께 가다'를 주제로 열린 한국종교와 이슬람교간 대화세미나 전경.

'이슬람, 한국인에게 무엇인가'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오 교수는 "현재 이슬람교는 그리스도교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종교지만,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비 이슬람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많은 오해를 받는 현실에 처해 있다"고 전제했다.

그는 "일반 사람들의 경우 이슬람에 대한 전반적이고 균형 잡힌 이해에 앞서 주로 무슬림 극단주의자들 일부가 이슬람의 이름 아래 저지르는 여러 가지 폭력 사태에 대한 뉴스를 접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며 언론매체의 편향적 보도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이는 이런 뉴스를 반복해 접하면서 어쩔 수 없이 이슬람과 자살 폭탄 같은 잔혹한 테러 행위를 연계시켜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른바 '이슬람 공포증'으로 나타난다는 것.

'이슬람은 호전적 종교다'라는 오해에 대해서 오 교수는 "테러 분자들이 이슬람의 이름으로 테러를 자행하는 극단적 사례들 때문에 이슬람교 전체를 호전적 종교라 보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극단주의 이슬람 근본주의가 이슬람을 대표하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이런 오해는 주로 그리그도교 근본주의자들이 가지고 있는 오해라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일부를 보고 전체를 재단하는 일은 지나친 단순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지하드(jihãd)'의 정확한 뜻은 하느님의 길에서 힘쓴다는 의미로, 현재 이슬람 국가(IS)를 비롯한 테러 분자들이 취하는 잔인한 행위는 지하드가 아닌 불법행위를 지칭하는 '히라바(hirabah)'에 속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오 교수는 "모든 종교와 마찬가지로 이슬람에도 부정적인 요소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러나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우리가 부정적이라고 쉽게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오해에서 기인하는 것이 많다고 하는 점이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슬람을 포함해 세계 여러 종교에서 발견되는 부정적이거나 시대착오적인 요소들은 인간 정신의 성숙과 함께 점점 줄어들어야 한다"며 "이는 무엇보다 이웃 종교 간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줄어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슬람의 평화'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명지대학교 김종도 교수는 "이슬람은 평화를 중시하는 종교다"며 "영토를 확장하던 정복 초기에도 비 무슬림들을 강제적으로 개종시키지 않았고, 오히려 그들과 평화롭게 함께 살려는 노력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들의 이러한 노력은 꾸란과 하디스에도 잘 나타나 있다"며 "비 무슬림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것은 이슬람의 평화 정신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부 무슬림들이 저질렀던 비인도적인 행위들과 극단적 행위들은 이슬람 사회에서도 더 이상 용납되지 않을뿐더러, 비 이슬람적인 것으로 규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만약 이슬람이 평화를 사랑하고 주장하지 않았다면 세계적 종교가 되기는커녕 이미 지구상에서 살아졌을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이날 세미나는 서강대학교 사학과 박단 교수가 '샤를리 엡도 사건과 프랑스 내 소수자들'을 주제로 발표했고, 구세군대학원대학교 안상준 교수와 원광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 송영은 연구원이 토론에 나서 이슬람 이해와 상생의 길에 대해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미나에서 발표되는 내용에 집중하고 있는 히잡을 착용한 무슬림 신자의 모습.

또, '한국에서 모슬렘으로 살아가기'를 주제로 성공회대학교 박태식 교수와 한국무슬림 윤은나 씨, 터키무슬림 우사메 준불 씨 등이 패널로 참여해 토크콘서트를 펼쳤고, 종교문화 교류의 일환으로 이슬람 의복 전시 및 음식문화 체험 등이 함께 진행됐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와 한국이슬람중앙회가 공동 주최하고, (사)종교평화국제사업단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와 이슬람 교리의 차이점을 알아보고, 한국 사회가 무슬림과 공존하기 위해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김현태 기자 jknewsk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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