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들의 정원 화양연화 남녀의 속삭임 들리는 듯

권재희 2015. 4. 2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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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앙코르와트의 중앙 성소는 높이가 65m, 경사는 70도에 달한다.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아찔하다.

홍콩영화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이웃 남녀 간의 비밀스런 사랑을 다룬다. 주인공 량차오웨이(梁朝偉)는 그 비밀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캄보디아 씨엠립에 있는 앙코르 유적지를 찾는다. 돌기둥에 난 구멍에 자신의 비밀을 쏟아내고는 진흙으로 꽁꽁 막아둔다. 주인공이 떠난 쓸쓸한 유적지를 오래도록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난다.

앙코르 유적을 건설한 크메르 왕조(802~1431)는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화양연화)'을 누렸다. 캄보디아 역사상 가장 크게 영토를 확장하며 1,200여 개의 사원을 지었다. 그러나 아유타야 왕국(지금의 태국)의 침략을 받고 종말을 맞이한다. 앙코르 유적도 화려한 영광을 뒤로 한 채 정글 속에 버려졌다. 그곳에 숨겨진 비밀이 어디 하나 둘이겠는가.

앙코르 유적은 유네스코가 지정해 관리하는 세계유산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앙코르와트는 넓은 지역에 퍼져있는 앙코르 유적 중 하나의 사원에 불과하다. 앙코르(Angkor)는 크메르어로 도시를, 와트(Wat)는 절을 뜻한다. 앙코르 유적의 전체 면적은 약 400㎢로 서울(605㎢)의 3분의 2에 달하지만 한국 관광객 대부분이 하루나 이틀 만에 앙코르 유적을 섭렵하려 든다. '사원 하나 보고 사진 찍고 버스 타고 이동해 또 다음 사원을 들르는' 식이다. 앙코르 유적 1일 입장권은 20달러, 3일은 40달러, 일주일은 60달러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일주일짜리 티켓을 구입해 찬찬히 둘러보길 권한다.

사원에서 만난 청년 수도승들. 삼삼오오 이동하는 탁발승 무리를 사원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앙코르 건축물의 백미는 역시 앙코르와트다. 수리야바르만 2세(1112~1152)가 축조한 힌두사원으로 남북으로 1.3㎞, 동서로는 1.5㎞의 직사각형 규모다. 설계나 조각, 부조들이 정교하고 조화롭다. 관광객들은 모두 연꽃봉오리 모양의 중앙탑(65m)내 성소를 향한다. 경사 70도의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 보면 고소공포증이 없는 사람도 아찔함에 다리가 후들거린다. 신의 세계에 닿기 위해 인간은 절로 고개를 숙이고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신성한 곳이기에 노출이 심한 옷은 금지다. 핫팬츠를 입고 온 여성들이 입구에서 부랴부랴 긴 바지를 덧입는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

3층의 중앙성소에 오르면 멀리 입구부터 앙코르 유적지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사원 가까이까지 밀림이 울창하다. 이런 보물이 수백 년 간 숨겨져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워지는 광경이다. 앙코르와트 내부 회랑은 힌두신화와 인도의 대서사시를 형상화한 부조로 채워졌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공간이지만 찬찬히 부조를 감상하다 보면 앙코르의 진면목에 한결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회랑을 걷다보면 가끔 아무것도 조각되지 않은 빈 벽이 나오는데, 새로운 부조를 채우려다 왕조가 멸망하면서 미처 완성하지 못한 부분이다. '만약에…'라며 부질없는 가정을 나도 모르게 해보게 되는 신비한 공간이다. 건물 곳곳에서 손가락 굵기 만한 구멍이 자주 눈에 띈다. 건축 당시 돌을 운반하기 위해 뚫은 것으로 앙코르 유적 전체에서 발견할 수 있다. 화양연화의 주인공이 비밀을 속삭인 곳이기도 하다.

앙코르와트 동문 풍경

정글에서 잠자고 있던 앙코르 유적은 1860년 프랑스 동식물학자 앙리 무오(Henri Mouhot)에 의해 재발견됐다. 그가 작성한 도면과 일기가 유럽인들의 관심을 끌면서 탐사와 보존 작업이 진행됐다. "이 사원은 그리스나 로마 문명이 인류에게 남겨준 그 어떤 건축물보다 장엄하다. 그러나 그토록 아름다운 문명을 꽃피웠던 나라가 지금 야만의 상태에 빠져 있는 걸 보면 어떤 비애감마저 느껴진다." 앙코르와트에 대한 무오의 인상이다. 넘치는 관광객들의 발길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그의 평가는 일정부분 유효하다.

씨엠립=권재희기자 ludens@hk.co.kr

씨엠립의 펍스트리트

앙코르 맥주와 악어 안주…

더위 지친 여행객에겐 천국

전세계 관광객이 모이는 만큼 앙코르와트의 도시 씨엠립에는 '밤문화'를 즐길 공간이 충분하다. 시내 중심가의 야시장과 이어진 펍스트리트(Pub Street)다. 끝에서 끝까지 도보로 10분 정도 걸리는 소박한 거리에 2층짜리 펍(pub) 건물이 빼곡하다. 앙코르 유적지와는 다르게 행인들의 옷차림이 한결 가볍고 자유롭다.

여행객들은 주로 1층 노천 테이블에서 술과 음식을 앞에 두고 씨엠립의 자유로운 밤 공기를 만끽한다. 바비큐 치킨, 피자, 파스타 등 서양식 안주가 많지만 악어고기를 우리나라의 전골처럼 요리해 파는 곳도 있다. 이 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술은 앙코르맥주. 앙코르 유적에 대한 캄보디아인의 자부심도 느껴진다. 가격은 한 잔에 2달러를 넘지 않는다.

흥겨운 라이브 공연도 볼 수 있다. 거리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원더걸스의 노바디 등 한국인에게 익숙한 노래도 흘러나온다. 춤을 출 수 있게 무대를 만들어 놓은 곳도 있고 텔레비전으로 유럽축구경기를 상영하는 곳도 있다.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열대의 무더위를 달래고 있을 무렵 미국 팝 가수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경쾌한 리듬이 귀에 꽂힌다. 'You make me feel like I'm locked out of heaven(당신은 내가 천국에 갇힌 것처럼 느끼게 해요)' 자유분방한 씨엠립의 열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펍스트리트, 더위에 지친 여행객에게 이곳이 바로 천국이다.

씨엠립=권재희기자 ludens@hk.co.kr

[여행 수첩]

국내에서는 푸꿕까지 직항이 없다. 베트남항공(www.vietnamairlines.com)을 이용하면 베트남 주요 도시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푸꿕으로 이동할 수 있다. 하노이에서 매일 3~4회 운항하며 약 1시간 40분 소요된다. 1시간 정도 걸리는 호치민(Ho Chi Minh)에서는 매일 6~7회, 캄보디아 씨엠립(Siem Reap)에서는 주3회 운항하며 비행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다. 주변 경유지를 효과적으로 연계할 수록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행소식]

어린이날과 가정의 달을 맞아 놀이공원과 테마파크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선보인다.

에버랜드 캐릭터 체험관 '캐릭토리엄'

에버랜드(카니발 광장)에서는 5월3일과 5일 카니발 광장에서 인근 55사단 국군장병이 군악대 및 북 공연, 특공 무술 공연을 펼친다. 25인조 여성으로 구성된 '로즈 마칭밴드'는 2ㆍ8ㆍ9일 하루 2회씩 퍼레이드를 펼친다. 장미원에서는 전통공예 장인과 함께 천연 염색과 단청ㆍ한지 등 전통 장신구를 직접 만드는 '플라워 전통공예체험'을 2일부터 9일까지 무료로 진행한다.

이달25일 새로 문을 연 '캐릭토리엄'에선10종의 국내외 인기 캐릭터들과 함께 '타요 안전운전 체험', '곤 3D 영화관', '또봇 디지털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5월 1일부터는 야간개장을 시작해 평일, 주말 모두 밤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에버랜드 공식 SNS에서는 총 6가족을 선정해 이스타항공 코타키나발루 왕복항공권, 에버랜드 4인 가족 이용권 등 푸짐한 경품 이벤트도 진행한다. 5월 5일 에버랜드 SNS에 게시되는 이벤트 안내 글을 '좋아요'하고 가족 응원 댓글을 남기면 응모된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5월 한 달간 '판타지 매직 타임' 스페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마술'을 보고 듣고 체험하는 프로그램과 카드 마술, 동전 마술, 심리 마술 등 '스트리트 매직 퍼포먼스'가 매일 펼쳐진다.

5일 어린이 날 당일에는 믿음이 아빠 이정용이 '어린이 만만세'를 진행하고, 2일부터 5일까지 4일 간은 멀티미디어 프로그램 '변신 마법사'가 어린이들의 꿈을 실현해준다.

2ㆍ16ㆍ23일 오후에는 코미디 댄스 팝을 마술과 결합한 '팝 매직 콘서트'가 열리고, 9일 오후엔 이은결의 초대형 마술 공연 '저스트 매직 콘서트'가 가든 스테이지에서 선보인다. 음악이 함께 하는 마술 '판타지 매직 인 롯데월드'는 매주 일요일 오후에 공연된다.

1일부터 5일까지 파크 입장객은 실내 생태체험관 '환상의 숲'을 무료로 이용 할 수 있다. 10일까지 어린이에게는 자유이용권을 40% 할인해주고 '로티 & 로리'가 그려진 스티커를 선물로 증정한다. 5월 한 달간 신한ㆍ우리카드 회원은 본인 자유이용권을 1만 5천원에, 동반 3인은 40% 할인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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